정태인 "노 대통령, FTA 청문회 설 수도"

동북아시대위원회 기조실장과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전 비서관이 또다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졸속 추진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정 전 비서관은 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한미FTA를 직거래하고 있다"며 "나중에 두 사람이 한미FTA 청문회에 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 전 비서관은 "노 대통령이 한미FTA에 집착하는 것은 대연정 실패 후 외부쇼크로 내부를 개혁하려는 발상"이라며 이를 "IMF식 신자유주의 구상"이라고 꼬집었다.

정 전 비서관은 "한미FTA는 미국 자본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인데 아무 준비없이 이것을 강행할 경우 한국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먹히고 양극화는 훨씬 심화된다"며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도 집권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 전 비서관은 지난 2월 25일 영화배우 문성근,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장관과 함께 노 대통령을 만나 2시간여 동안 한미FTA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사실을 다시 언급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 때 나는 한미FTA불가론을 얘기하면서 정 개방을 하고 싶으면 한미FTA 대신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집중하라고 했다"며 "그러면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좋은 기업이 다 들어올 수 있다고 했더니 노 대통령이 '그런 생각은 못해봤다'고 하면서도 한미FTA 강행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외부쇼크를 통해 내부를 개혁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나는 쇼크가 필요하더라도 미리 경고하고 내부에서 스스로 고쳐 나가도록 해야 충격이 덜하다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비서관은 "내 논점은 노 대통령이나 386를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한미FTA에 대한 정책논쟁을 하자는 것"이라며 "한미FTA가 한건주의로 졸속 추진되면 한국경제가 붕괴된다"고 강조했다.

"전문성 없는 청와대 386, 국회 아니면 갈 데 없다"

또한 정 전 비서관은 "이정우 전 정책실장과 내가 청와대를 나온 이후 청와대가 관료들에게 포위되기 시작했고 대통령은 조급증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청와대 386들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386 인사들은 열의와 순수성은 있지만 업무 능력면에서 전문성이 떨어지고 국회 아니면 갈 데 없는 친구들"이라며 "386세대들이 운동을 했고 정의감이 있지만 아는 것은 많지 않고 전문성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비서관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처럼 삼성에 쉽게 포섭된 사람들이 많다"며 "삼성과 재경부의 로비 압력은 대부분 386들을 통해 올라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 친구들이 자기 논리가 없기 때문에 쉽게 재경부나 삼성의 논리에 설득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전 비서관은 7일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글을 통해 자신의 인터뷰 내용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 관련 "이런 보도는 곧 '저런 정신나간 사람을 비서관으로 쓴 대통령'을 향한 비난으로 방향을 바뀔 것"이라며 "이렇게 된 점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관계 부처에 사과한다"고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정 전 비서관은 "어떻게든 시작된 한미FTA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정신나간 전 비서관'이 아니라 진지하고 사려깊게 말하는 사람들에 의해 계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왕 시작된 한미FTA 협상이 충분히 공개되고 국회에서 시민사회에서 진지하게 토론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오마이뉴스 / 구영식 기자 2006-4-7)

"한미 FTA 위험성 말하고 싶었는데…"

몸담았던 참여정부에 연일 독설을 날려 거꾸로 비판대에 오른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미 FTA의 위험성이었다”며 사과와 해명이 담긴 글을 썼다.

정 전 비서관은 7일 자신의 인터뷰를 보도한 인터넷 언론에 “비보도하기로 한 말들이 실려 한미 FTA가 아닌 주변적 문제들이 중심이 돼버렸다”며 ‘견지망월(見指望月ㆍ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본다)을 자초한 나를 자책한다’는 반박문 성격의 글을 실었다.

“한미 FTA는 노무현 대통령의 조급증 때문, 한미 FTA 성사되면 정동영 의장은 대통령 못돼” 등의 그의 발언이 최근 보도되면서 “대통령의 전 비서관이 대통령의 시책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편을 가르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 전 비서관은 이에 대해 “문제의 말들은 ‘술집에서나 할 얘기’를 주변정황으로 한 것으로 비보도를 지켜줄 것으로 생각했다” 면서 “다만 이로 인한 문제는 분명 내 잘못”이라고 먼저 사과했다.

그러면서 인터뷰에 나선 진의는 “한미FTA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시작된 한미 FTA를 어떻게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고 갈 것인가에 사회와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랐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당분간 쏟아질 비난은 감내하겠지만 한미 FTA 협상이 충분히 공개되고 국회에서, 또 시민사회에서 진지하게 토론돼 국익과 동북아 공동체 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 손철 기자 200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