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리아나> 조지 클루니-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싶다

<시리아나>의 조지 클루니의 모습은 영화만큼이나 충격적이다. 은퇴를 앞둔 CIA요원 밥 반즈 역으로 분한 그는 몸무게를 14kg나 불리고 잘 생긴 외모를 덥수룩한 수염으로 가렸다. 그렇지만 그가 <시리아나>에 출연한 이유는 단순한 연기변신이나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번 인터뷰에서 “부패가 이슈가 되는 때에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심오한 이유를 밝히는 조지 클루니는 ‘섹시한 남자’라는 이미지를 초월한다. 그리고 그의 선택을 지지하듯 올해 아카데미는 조지 클루니에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여했다. 아랍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하는 조지 클루니의 인터뷰 영상을 맥스무비에서 단독으로 공개한다.

영화의 주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주장하고 설명 듣고 얘기할 수 있다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 아니다. 수많은 문제들이 쌓여있다고 한다. 도덕적인 문제들도 있고 가정의 문제도 있다.

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구조의 문제다. 바로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이다. 편협한 관점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다. 공화당의 거물인 스튜 스티븐슨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우리의 문제의식이 올바른 것이라는 확신을 얻기 위함이었다. 누가 관련되어 있든 오랫동안 손대지 못한 문제일지라도 논의가 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영화에 대하여

이 영화엔 선한 아랍인들이 나온다. 옳을 일을 하는 착한 아랍인들... 매우 부패한 인물도 그려졌다. 진정한 미국의 영웅들도 나오고 부패한 미국인들도 있다. 부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속의 부패한 인물들을 통해 그들이 부패한 이유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패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티븐 개건 감독

감독은 정말 머리가 좋은 친구다. 논리정연하고 명료하다. <트래픽>을 보고 아카데미도 인정했다. 혼란스럽고 복잡한 스토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러니 우리의 역할이란 그가 필요로 하는 걸 찾아주는 것이다. 제작자로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영화의 숨은 의도

관객을 가르치려는 의도는 없다. 생각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설교를 한다고 누가 듣기나 하겠는가. 이것 좀 봐 하고 말하긴 어렵다. 알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다. 설교가 될 수도 있으니까 우리는 토론을 하고 싶을 뿐이다.

캐스팅

우린 정말 운이 좋았다. 감독이 훌륭한 작가임을 모두 아니까. 시나리오가 완성되었을 때 같이 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기분 좋았다. 그건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다. 재능과 경력이 많은 배우에게 당신이 맡을 역은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하니 "상관없다. 이 영화에 참여하는 것으로도 족하다"고 대답했다.

스토리

퍼즐 같은 이야기다. 퍼즐 형식의 이야기는 늘 성공했다. 그런 형식을 좋아하는 편이고 맷 데이먼과 처음 만났을 때 우리가 한 대화는 역사의 한 순간을 기억하고 그때 자신이 한 일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시기가 자신과 결코 무관하지 않길 원했다.

그 시기란 부패가 이슈가 되는 때다.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있고 싶다. 적어도 역사적인 순간에 토론이라도 하면서...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 대단한 역할을 맡아서가 아니라 이 영화에서 무엇인가를 맡고 싶었기 때문이다.

극중 캐릭터

밥은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는 충실한 사람이었다. 냉소적이지 않고...자신이 하는 일이 조국에 도움이 된다고 믿어왔다. 아주 굳게 믿었다. 그는 CIA가 하는 일을 의심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게 잘 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믿음은 허황된 것이었다. 결국 회사가 그를 배신하게 되니까. 그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는 CIA라는 소우주에서 전체국가를 경험하게 된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

'파시어'를 배워야 했다. '아랍어'도 몇 마디 배워야 했고 정말 재미있었다. 당신이 이태리어를 할 수 있고 나는 못하지만 배우는 중이라 하자. 당신이 유럽의 어떤 언어를 말하려면 비슷하게 응용할 수 있는 게 있다. ph로 발음되는 단어가 있는데 당신이 알지 못하는 문자로 되어 있다.

언어라는 게 원래 그렇지 않나. 당신은 더듬더듬 말하다가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우선 발음 나는 대로 배우고 말이 그렇게 따로 인식되어서는 안되지만 의미는 나중에 알아내야 한다. 편법이지만 통한다. 재미있었다.(웃음)

(맥스무비 200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