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뜨거운 바다

석유수송로 놓고 美·中 패권 경쟁
中國 몰디브 해군기지 추진 파키스탄엔 항만 건설
美國 대규모 해상훈련 등 인도와 함께 견제나서

인도양을 놓고 미국과 인도 대(對) 중국 간의 군사적 각축이 한창이다. 중국이 최근 수년간 석유 수송로인 인도양에 해군 진출을 크게 강화하자, 미·인도는 인도양 제해권이 위협 받지 않도록 중국 견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양은 2004년 기준 2600억 달러(약260조원)의 ‘검은 황금’이 지나가는 통로이다.

◆ 몰디브를 향한 중·인의 구애

인도의 프라납 무케르지 국방장관은 이달 중 몰디브를 방문, 260t규모의 고속정을 인도하고, 6000만루피(약15억원) 상당의 군사 물자와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도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30일 “인도양 주변 국가에 군사원조를 제공하고, 중국의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제발전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자 제해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실은 중국의 몰디브 공략에 따른 뒤늦은 대응. 지난 2001년 중국 주룽지(朱鎔基) 당시 총리는 몰디브를 방문, 최대 섬인 마라오를 25년간 임대해 중국 해군 기지를 건설한다는 데 합의했다. 중국의 첫 해외군사기지 건설이다. 중국 해군은 이곳에 잠수함 기지 건설, 둥펑(東風)44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무장한 핵 잠수함 배치를 추진했다고 정보소식통들은 분석했다.

미국은 주룽지 방문 한 달 뒤 데니스 블레어 해군 참모총장을 보내, 몰디브에 압력을 넣어 양국 간 합의를 무산시켰다. 하지만 중국 육군과 해군팀은 2004년 3월 다시 몰디브를 비밀리에 방문, 관측소 설치와 재난 통제센터 설치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 중국의 인도양 진출

중국에 있어 석유는 사활적 전략물자이다. 중국 해군은 지난 수년간 인도양 진출을 적극 추진, 파키스탄과 미얀마에 이미 교두보를 확보했다.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 항 옆 과다르에 항만을 건설했고, 미얀마령인 코코 제도에는 감청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감청기지는 서쪽으로는 벵갈만 인도 해군을, 동쪽으로는 말래카 해협에서 인도양으로 빠져나가는 수로를 감시한다.

◆ 美, 중국 봉쇄에 고민

미국은 지난 2월 말래카 해협의 해적 대책 논의를 위한 관계국 회의를 7월에 말레이시아에서 열자고 발표했다. 여기에 한국, 러시아, 인도, 영국, 독일, 호주, 일본을 초청했지만, 중국은 제외했다. 다분히 의도적이다.

중국의 인도양 진출은 디에고 가르시아 제도에 해군 기지를 갖고 있는 미 제5함대에 고민거리.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인도와의 전략적 관계 수립을 서둘렀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은 오는 8월 태평양에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해군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 훈련에는 인도 해군도 참가한다.

(조선일보 / 최준석 특파원 2006-4-1)

중국 압박공동전선, 중국은 맞불전략

미국을 중심으로 대 중국 압박 공동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미국이 유럽연합(EU)과 공동으로 중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미국은 또 캐나다, 멕시코 등과 함께 중국 견제를 위한 연합전선 구축을 암암리에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이런 압박에 대해 31일 발표한 무역백서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파트너들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문제삼는 등 역공에 나서고 있다.

▶ 북미 3국, 대(對)중 연합전선 모색 =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국 정상회담이 30일 오전 멕시코 남부 카리브해변 칸쿤 휴양지에서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보수적 색채의 3국 지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등과 함께 칸쿤 인근의 마야 피라미드 유적지를 돌아보는 자리에서 “우리 국민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핵심의제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중국이 아프리카 및 중남미 국가들과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행보를 견제하기 위해 이번 회담에서 공동 전선 구축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폭스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보도된 캐나다 전국지 ‘글로브 앤드 메일’과 회견에서 중국 등으로 인해 북미에서는 노동력 이탈이 심각하다며 고용손실에 맞서기 위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확대 및 강화 등 북미 3개국의 단합을 촉구했다.

멕시코 역시 2000년 12월 폭스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의 접경지 일대의 수출 거점 지역에서 공장이전과 노동력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다. 폭스 대통령은 멕시코 경제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민정책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야 하는 폭스 대통령이 대중 공동전선 필요성을 먼저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 맞불공세 나선 중국 = 미국과 EU의 압박에 대해 중국도 백서를 통해 주요 무역파트너들의 수입규제와 각종 불공정 무역관행을 문제삼는 등 적극적인 맞불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31일 ‘국별 무역투자 환경보고서’라는 경제백서를 발표, 지난해 중국의 대외 수출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강화됐다며 이런 무역장벽으로 인해 제약을 받는 산업과 기업 수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해의 경우 특히 미국 등을 중심으로 기술적 장벽에 따른 중국의 대외 수출 규제 움직임이 고조됐고 지식재산권 침해를 빌미로 한 대중 무역 제재와 압력이 전례없이 거세졌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대외무역이 급증하면서 중국이 국제 무역 및 투자활동에서 갈수록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 파트너들이 중국에 대해 여러 유형의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럴드경제 / 최헌규ㆍ박영서 기자 2006-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