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사관학교' 골드만삭스맨의 하루는?

최근 월가 투자은행 역사상 최고 실적을 내놓은 골드만삭스 금융맨들의 하루 일과는 어떠할까?

보통 월가 금융맨 하면 세련된 수트 차림에 빌딩숲 사이를 한속에는 두툼한 서류 가방, 다른 한손에는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들의 일상은 베일에 가려있어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다.

30일 블룸버그 통신의 칼럼니스트인 마크 질버트는 궁금함을 풀어주기 위해 골드만삭스 웹사이트의 'Day in the Life' 섹션을 통해 골드만삭스인의 일과를 소개했다.

우선 골드만삭스 채권 담당 부사장인 아몰의 하루 생활을 엿보도록 하자. 아몰은 그의 뉴욕 사무실에 아침 7시 30분이면 출근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15분만에 이메일과 그날 뉴스를 체크한다.

점심 시간은 없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그에게 점심은 사치에 가깝다. 보통 저녁 7시에 퇴근한다. 하루 11시간반을 꼬박 일하는 셈이다.

신용 리스크 관리부에서 일하고 있는 후안은 8시 15분에 출근한다. 그는 30분간 이메일과 뉴스를 보면서 오트밀 한 그릇을 마신다. 그리고 8시 45분부터 하루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후안은 점심 식사도 한다. 친구들과 이태리 레스토랑에 가 점심 식사를 즐기며 스포츠에 대해 담소를 나눈다.

대신 후안은 밤 10시까지 일하지만 남들과 달리 '오찬'의 호사(?)를 누리는 후안에게 이사 승진은 먼 미래의 일이다. 골드만삭스에서 점심은 게으른자들에게나 허락된 사치에 속한다.

주식 담당 어소시에이트인 에이미는 오전 7시반까지 출근하면 된다. 그러나 그는 출근 시간이 7시 1분을 넘어본 적이 없다.

에이미는 "아침 일찍 미팅이 있지 않다면 일부 시간은 현재 소속된 그룹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검토하고 하루 일찍 준비한다"고 말했다.

점심 시간도 업무의 연장 시간으로 활용한다. 에이미는 런던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료를 잠시 만나 업무상 이야기를 나눈다. 그녀는 30분만에 일찍 식사를 끝내고 돌아온다.

샌프라시스코 지사에서 일하고 있는 밍은 '근면'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성실맨이다. 밍은 퇴근 시간인 8시 30분까지 하루 13시간 근무한다.

골드만삭스는 연간 보고서를 통해 "우리 문화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문화는 하루 밤 사이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역사의 산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우수성, 팀워크, 통합능력을 주 특기로 내세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사상 최고의 1분기 실적을 내놓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번 1분기 실적 결과로 보면 2만3600명의 임직원이 1명당 40만 달러(4억원)를 벌어들였다.

(머니투데이 / 박희진 기자 2006-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