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성형 광풍(狂風) 잠재운다” 개원가 마지막 생존전략 몰락할까?

정부가 성형 광풍(狂風) 잠재우기에 나섰다. 복지부가 성형공화국이라고까지 불릴 만큼 성형돌풍이 거세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긴급 처방(?)을 하고 나선 것. 복지부가 10대 소녀의 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단체 지원사업자를 공모하고, 내달부터 금년 말까지 시행한다. 최근 외모중심의 사회적 추세가 심각함에 따라 무분별한 다이어트, 성형 바람을 잠재우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출인 셈.

복지부 관계자는 “10대 소녀들이 건강을 해치는 다이어트, 성형 등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외모주의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보급, 건강증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이다”라고 했다.

외모주의 인식 개선사업 유형으로 ◆10대 소녀의 외모주의 인식개선 프로그램 보급 및 교육, 홍보사업 ◆ 10대 청소녀 건강수준 감시체계 구축 및 활동 ◆대중 매체를 통한 외모주의 인식개선 홍보활동 분야 ◆다른 공익단체등과의 연계활동을 통한 인식 개선 추진 등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성형 돌풍을 과연 잠재울 수 있을까?

얼짱 몸짱 등 외형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은 성형돌풍으로 떠올랐다. ‘몸짱’열풍은 20∼30대는 물론이고 40∼50대 중년여성들까지 성형수술 대열에 합류하게 만들었다. 특히 유방확대수술, 지방흡입술, 엉덩이 성형수술 등 다양한 시술법이 등장했다.

이제는 오히려 성형 美人이라고 당당히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레 PR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코성형 미인,속눈썹 미인,쌍꺼풀 미인,엉덩이 미인 등 성형미인의 다양한 수식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성형 안 한 사람은 찾기 힘들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이제는 성형이 여성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정도로 ‘성형돌풍’이라고 불릴 만 하다. 최근 미국미용성형수술협회(ASAPS)에 따르면 지난 1997년보다 지난해에는 얼굴 주름을 없애기 위해 보톡스 시술을 받은 남성 수가 56배, 여성은 48배가 늘었다. 성형수술은 남녀를 가릴 상황이 아닌 것. 남성 성형수술자가 오히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게 특이 사항이다.

좀 더 복잡한 `엉덩이 치켜올리기'나 `허벅지 치켜올리기'수술의 경우도 여성은 지난 1997년에 비해 작년에 130%, 307% 증가한 반면, 남성의 증가율은 각각 737%, 1천854%로 여성을 크게 앞질렀다.

이러한 성형 돌풍으로 최근 의료계 양극화로 골머리를 썩던 개원가에 있어서는 새로운 탈출구로 성형수술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의료계 현실.

“의료계 양극화로 ‘부익부 빈익빈’ 양상의 심화와 저수가 정책, 의사수의 과잉배출로 인한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산부인과, 흉부인과, 가정의학과 등 비인기학과 의사들이 전공을 버리고 소위 ‘돈’이 된다는 성형외과로 몰리고 있다”(강남 L 성형외과 원장)

성형돌풍으로 개원가는 성형외과 포화상태라는 게 의료계의 대체적 시각.

그런데 정부가 이러한 ‘성형돌풍’ 잠재우기 나선것은 이러한 '개원가의 성형클리닉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는 일각의 제기도 있다.

특히 10대 소녀로 지목하고 외모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사실에 개원가의 반응은 어떨까?

한 미용클리닉 원장은 “10대부터 성형바람을 잠재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나마 개원가의 마지막 탈출구인 성형클리닉의 고삐를 잡아 쥐겠다는 것”이라면서 “취지는 사회적인 불균형적인 요소인 외모주의를 탈피시키겠다는 의도는 이해하겠지만, 솔직히 저수가 정책에 개원가 몰락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외모주의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취지는 동의 한다”면서도 “몸짱이라는 국민적 트랜드가 쉽사리 수그러들지는 미지수이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성형 돌풍 잠재우기가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 추이를 관망해야 될 사안이다. 그만큼 요즘은 성형돌풍이 광풍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정부까지 나선 외모주의 개선사업이 어떠한 결과로 도출될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메디컬투데이 / 우정헌 기자 2006-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