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다시 군사대국으로”

전략미사일軍 위상 강화 3개戰 가능체제로 개편

러시아가 군사대국으로서 옛 소련 시절 가졌던 국제적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국방력을 일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소련 붕괴 이후 최대의 군 체제 개편이 될 이번 개편안은 핵무기를 통제하고 있는 전략미사일군 위상 강화와 군 현대화, 대규모 군병력 감축을 통한 구조개혁이 초점이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28일 전략미사일군을 중심으로 한 군 개혁 추진안을 밝혔다. 특히 그동안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신무기라고 자랑해온 ‘토폴-M’ 미사일을 연내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언급, 서방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토폴-M 미사일은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며 발사 후 궤도 변경은 물론 고도와 방향까지 바꿀 수 있어 상대의 요격이 불가능한 최첨단 미사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운용 중인 ‘불라바’ 미사일과 함께 전략미사일군의 핵심 전력이 될 전망이다. 또 이바노프 장관은 내년까지 현재 20% 수준인 직업군인을 전체 군병력의 70%까지 확대하고, 2011년까지 현재 113만4000명 규모의 군병력을 111만명 수준으로 감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합참은 3군, 6개 군관구, 4개 함대로 구성된 현 구조를 해체하는 대신 독립작전이 가능한 3개 방면군 체제로 통합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극동과 시베리아 군관구를 ‘울란우데 방면군’으로, 우랄과 북카프카스 군관구를 ‘사마라 방면군’,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군관구를 ‘모스크바 방면군’으로 재조직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군사전문가들은 합참이 추진 중인 통합군 구조가 현재 러시아의 가장 큰 안보위협으로 인식되는 대테러 작전수행과 지역분쟁에 대처하는 데 적절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2003년 푸틴 대통령이 신군사독트린을 통해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국방전략으로 추구하는 것과 같은 개념의 핵전략을 채택, 핵무기를 전쟁 억지수단이 아니라 공격용 무기로 사용하겠다고 선언,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었다.

(조선일보 / 정병선 특파원 2006-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