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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는 자신이 없는게 아니라 어이가 없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 대표 이승현)이 노무현 대통령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지지한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난하는 성명을 27일 발표했다.
감독조합은 노무현 정부의 김 장관 발탁이 “문화를 키우고 발전시킬 의도일 것이라는 국민들의 순진한 예상과는 반대로 ‘문화인을 이용한 문화계
제압’이라는 이이제이(以夷制夷)적 속셈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감독조합은 “김 내정자는 평소 스크린쿼터는 물론이고 전통문화나 창작기초예술에 스테이지 쿼터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었다”며 “그런 그가 정부
각료가 되는 순간 스크린쿼터 축소 재검토의 여지는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감독조합은 또 “한때 ‘서편제’라는 국민 영화의 주연 영화배우였던 신임 장관은 이제 취임도 전에 자신의 소신을 한 순간에 뒤집고 정부의
주장에 어깨장단을 맞추면서 스스로 슬픈 연희극의 광대가 되려하고 있다”며 “소신은 방석처럼 앉은 자리에 따라 그때그때 바꿔 깔고 앉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감독조합은 김 내정자가 판소리에 능한 것을 빗대 “소리꾼이 어느 날 갑자기 랩퍼가 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감독조합은 시나리오 작가 등 문필가로도 활동한 김 내정자에게 “문화인으로서 자신이 누구이고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잊지 말기 바란다”며
“우리는 일제 시대 소신을 저버린 수치스런 문화인들의 말로를 여럿 기억한다. 김장관은 제2의 춘원 이광수가 되지 않도록 순간의 영욕에 부디
눈멀지 말라”고 경고를 보냈다.
감독조합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며칠 전 인터넷 포탈 사이트와의 대담에서 배우 이준기군에게 한국 영화계가 그렇게 개방에
자신이 없냐고 일갈했다”며 “우리 영화계는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어이가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감독조합은 노 대통령이 한미FTA에 대해 ‘감(感)’을 거론 한 것에 빗대 “국가의 존망이 달린 중대사를 오로지 감(感)에 의지해 추진하는
정부의 무책임함에 기가 차다 못해 공분을 느낀다”며 “대통령은 그렇게 국가 운영에 자신이 없는가? 그렇게 나라의 모든 것을 다 퍼주지 않고선
국민을 먹여 살릴 자신이 없는가? 미국과의 동맹을 넘어 속국으로까지 가지 않고선 국가를 지켜낼 자신이 없는가?”라고 잇따라 비난을 퍼부었다.
(경향신문 / 손봉석 기자 200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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