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달부터 소비세 ‘폭탄’

중대형 승용차·골프채·1회용 나무젓가락 등 대상

중국이 환경보호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세금인상의 칼을 빼들었다.

요즘 중국에서는 ‘세금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승용차와 골프채, 요트, 고급시계, 1회용 나무 젓가락에 이르기까지 오를 수 있는 건 다 오른다. 중국 정부가 현행 소비세를 대폭 조정해 오는 4월1일부터 자원낭비형 제품과 고급 소비제품에 대해 무거운 세금을 물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 세금 인상의 목적은 크게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 그리고 빈부격차 해소 등으로 요약된다. 중국 재정부는 22일 홈페이지(www.mof.gov.cn)에서 “환경 보호를 촉진하고 자원절약형 경제구조를 만들어가며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994 년 소비세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으로 세제를 조정한다 ”고 밝혔다. 세제 강화는 다른 한편으론 올해부터 5년간 진행 되는 국민경제사회발전 11차5개년규획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투입될 재정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도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자원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한 ‘1회용 젓가락세’ 등장이 눈길을 끈다. 사실 얼마 전까지 중국 정부는 식기 공동 사용으로 인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1회용 나무 젓가락 사용을 권장해 왔지만 이번에 방침이 바뀌었다. 그동안 1회용 나무젓가락이 환경운동가그룹의 공격을 받아왔고 급기야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게 사용을 금지시켜 달라는 요청을 해 원 총리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중국은 연간 150억개, 부피로는 나무 200만㎥에 해당하는 1회용 젓가락을 사용해 왔다.

자동차 소비세가 크게 늘어난 것은 에너지 절약 차원이다. 배기량 2000cc 이상 자동차는 세금이 종전 8%에서 20%로 인상된다. 1500cc미만 자동차에 대한 세금은 3%로 낮아진다. 1000cc 미만의 소형차에 대한 세금은 종전대로 3%가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대형 자동차에 대한 세금 인상으로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고, 따라서 업체들이 소형차 생산에 더욱 주력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 소비 억제 차원에서 나프타와 솔벤트, 윤활유, 항공유 등에도 세금을 매길 계획이다.

그동안 계속해서 인상 불가피론이 흘러나왔던 고급 소비제품의 경우 이번 세금 회오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단 골프채와 골프공 등 골프용품과 명품시계, 호화가구, 고급의류, 요트 등을 구입할 때 세금이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고급가구 소재에 5%, 요트와 골프용품에 10%, 명품시계에 20%의 소비세가 각각 매겨진다. 하지만 고급 소비제품들에 대한 이 같은 세금 인상이 중국 내 심각한 빈부격차를 해소시켜 줄지는 미지수다.

반면, 세금이 없어지는 품목도 있다. 12년 전 소비세 제정 당시 부터 세금을 부과해온 로션과 샴푸 등 스킨 케어와 모발보호 제품은 다음달부터 소비세가 폐지된다. 중국의 산업화와 도시화 등에 힘입어 이런 제품들이 ‘사치품’에서 ‘일용품’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문화일보 / 허민 특파원 2006-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