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낙하산 인사’ 2년새 2배이상 증가

참여정부 들어 정부 산하단체·공기업에 대한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2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청맥회(淸脈會)’라는 친목단체를 결성, 참여정부 국정철학 전파 등을 5대 실천강령으로 내세우는 등 정부의 ‘전위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경향신문이 10일 입수한 ‘청맥회’의 2006년 1월 회원 명단에 따르면 134명의 정치권 인사들이 112개 정부 산하기관, 공기업 등의 회장·감사 등으로 취업했다. 청맥회는 노무현 정권 탄생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기업 및 유관기관에 진출한 인사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회원수는 2004년 60명, 2005년 91명, 2006년 134명 등 해마다 50% 이상 늘었다.

회원들을 분석한 결과 대통령 개인인맥(5명), 대통령후보 선대위 출신(22명),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13명), 청와대 출신(11명) 등 노대통령측 인사 51명이 공기업 등에 대거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7대 총선 등 선거낙선자(17명)와 열린우리당 출신(19명) 등 여권 주변 인사들에 대한 배려도 여전했다. 구여권 등 정치권인사(27명)와 시민사회단체 및 기업출신(20명)들도 다수를 이뤘다.

이들은 대다수가 전직(前職)과 무관하거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공기업에 진출함으로써 부실경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들이 진출한 분야는 공기업 감사가 51명으로 가장 많았다. 감사는 해당기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발탁될 수 있는 손쉬운 자리라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사·이사장직도 26명이나 됐다. 하지만 회장이나 부회장, 사무총장 등 높은 업무수행도가 필요한 자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청맥회는 ▲참여정부 국정철학 전파와 국민참여 유도 ▲부정부패 거부 및 투명·윤리적인 경영으로 새로운 공기업 문화 정립 ▲공기업 개혁과 경영효율 제고 등을 통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개막 등을 5대 실천강령으로 삼고 있다.

참여연대 이재명 협동처장은 “특별히 전문성이나 능력이 검증되지 않는 사람들이 보은의 성격으로 산하단체 장이나 감사로 임명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그런 인사를 안하겠다고 했던 참여정부가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 이용욱· 김정선 기자 2006-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