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기획부동산의 ‘이상한’ 땅 장사

좋은 땅이 있으니 투자해보라는 난데없는 전화, 한두 번쯤 받아보셨을 겁니다.

10여년 동안 이런 식으로 땅을 팔아온 어느 기획 부동산 그룹의 땅 장사 실태를 고발합니다.

박영관 기잡니다.

<리포트>

가정 주부 김 모씨는 지난 2001년 한 부동산 업체 직원의 안내로 강원도 양양군의 이 야산을 둘러봤습니다.

<녹 취>김 모씨: "여기가 큰 도로도 나고, 위락시설이나 호텔이나 모텔 부지다. 이거는 6개월만, 1년만 있어도 다섯 배에서 일곱 배가 된다..."

김 씨는 한 평에 17만원을 주고 이 땅 350평을 샀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발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하소연합니다.

그런데 취재과정에서 오가는 얘기를 들은 마을 주민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다가섭니다.

<녹취>마을 주민 김 씨: "이게 마을 임야거든요." "마을 임야요?" "네, 이게 마을 건데 210번지... 들어가보면 등기가 다 있으니까, 여기에"

결국 부동산 업체가 김씨에게 보여준 땅과 실제로 판 땅이 달랐던 것입니다.

또 다른 가정 주부 이 모씨도 지난 2001년 이 부동산 업체 직원의 안내로 양양공항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이 곳을 찾았습니다.

<녹 취>이 모씨: "그때 와서 보신 지역이?" "네, 이쪽이요. 이쪽...도로쪽에서 가까운 이곳에 신도시가 계획돼 있다고 그랬어요. 예정지로 돼 있다고..."

이렇게 양양지역에 신도시가 들어선다며 땅을 판 업체는 서울 강남에 있는 4개 부동산 업체로 모두 S그룹 계열삽니다.

이들은 미리 사둔 현북면과 손양면 일대의 땅 55만 평을 양양지역 개발계획도면까지 보여주며 평당 10만원에서 18만원씩 받고 2,500여 명에게 팔았습니다.

<녹 취>양양지역 공인중개사: "여기는 지금 2~3천 원 해도 안 팔려요. 아예 안 팔리니까 누가 삽니까? 길도 없고, 산도 악산인데, 전부 다. 그런 상황이에요."

지난 92년부터 13년 동안 이렇게 전국 방방곡곡의 땅을 팔아온 S그룹은 모든 책임을 투자자들에게 돌리며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추적 박영관입니다.

(KBS 2006-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