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행실도’ 목판 발견…일제에 상처

조선시대 충·효 등 유교 덕목을 가르치기 위해 간행됐던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의 목판 원판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목판은 일제가 일본식 소형 4각화로인 ‘이로리’의 외곽장식 용구로 만들어 사용된 형태로 발견돼 식민지시기 우리 문화재의 수난을 보여주는 생생한 자료여서 주목된다.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서울 왕십리의 한 적산가옥에서 발견된 ‘오륜행실도’ 목판 화로상자(24×30×2㎝)를 지난해 9월 입수했다”면서 이를 24일 언론에 공개했다.

박물관이 입수한 목판 화로상자는 앞뒤 글씨가 새겨진 목판 4장을 잘라 화로의 외곽장식용으로 짜맞췄으며, 오륜행실도’의 한글 부분에는 부채 모양의 손잡이 구멍이 파여 있었다. 목함 내부에는 숯을 담은 동으로 만든 용기 등 화로로 쓴 흔적이 남아 있었다. 목판 4장에는 백제의 열녀인 도미 아내의 이야기인 ‘미처해도(彌妻偕逃)’를 비롯해 오륜을 주제로 한 고사를 담은 한문과 언해, 그림이 실려 있다.

조사 결과 이번에 발견된 목판은 1797년(정조 21년) 왕명으로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를 합친 뒤 김홍도가 밑그림을 그리고 금속활자 정리자로 찍어낸 것을 1859년(철종 10년) 복각한 목판 150점 가운데 4점으로 밝혀졌다.

경북대 남권희 교수(문헌정보학)는 “특히 김홍도의 그림으로 추정되는 판화 부분이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 조운찬 기자 2006-2-25) 

조선 ‘오륜행실도’ 목판 공개

조선 정조 때 오륜(五倫)에 모범이 된 150명의 행적을 설명해 편찬한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의 목판이 공개됐다.

강원 원주시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한선학(韓禪學) 관장은 24일 오륜행실도의 목판 4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금까지 오륜행실도의 활자본은 존재했지만 목판 소재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목판들은 나무상자처럼 조립돼 있었으며, 일부엔 손잡이용 구멍까지 나 있었다.

한 관장은 “서울 왕십리의 일본인 소유였던 가옥에서 발견돼 고미술상에 나온 것을 지난해 9월 입수했다”면서 “이들 목판이 일본식 사각화로(이로리)를 장식하는 목재로 사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 김지영 기자 2006-2-25) 

조선 ‘오륜행실도’ 목판 발견

“일본사람들 정말 징하네요. 어떻게 이런 문화재를…”

23일 저녁 서울 통인동의 한 한정식집에서는 문화재 전문가들과 취재진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그들 앞에 정교한 목판 4짝으로 사면 외곽을 둘러 만든 일제시대의 화로(사진)가 놓여 있었다. ‘이로리’로 불리우는 일본 화로다. 사면 바깥판을 장식한 목판들은 알고보니 조선 후기 간행된 교화용 책인 〈오륜행실도〉를 직접 찍은 희귀본이었다. 화원풍의 정밀한 그림과 정갈한 한글서체를 함께 새긴 이 목판은 조선의 고판화문화를 대변하는 명품이었으나 그동안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었다.

치악산 명주사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처음 공개한 이 목판 화로는 서울 왕십리의 일제시대 가옥에서 발견된 뒤 고미술상의 손에 들어갔던 것을 입수한 것이다. 경북대 남권희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판목의 양쪽 여백을 잘라낸 뒤 화로의 장식용으로 썼다는 점에서 우리 문화재 수난사의 쓰라린 단면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오륜행실도〉는 부자(父子)·군신(君臣)·부부(夫婦) 등 유교적 오륜에 모범을 보인 위인 150인의 행적을 담은 책으로, 정조 21년(1797년)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를 종합해 간행된 뒤 철종 10년인 1859년 다시 나왔다. 단원 김홍도의 화법으로 추정되는 삽화가 곁들여진 뛰어난 판화 작품으로도 손꼽힌다.

(한겨레신문 / 노형석 기자 2006-2-25) 

조선 '오륜행실도' 목판 발견됐다 

조선말 충, 효 등 유교의 덕목으로 백성을 교화하기 위해 간행된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의 목판 원판(사진)이 발견됐다.

강원 원주시 신림면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한상길 관장(법명 선학)은 일본인들이 살았던 서울 왕십리의 한 적산가옥(敵産家屋ㆍ광복 후 일본인이 물러가면서 남겨놓고 간 집)에서 발견된 오륜행실도 목판 네 장을 지난해 9월 입수했다며 24일 공개했다. 한 관장은 “활자본 대조 결과 오륜행실도 목판으로 밝혀졌다”며 “오륜행실도 목판의 존재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목판은 각각 높이 21㎝, 너비 30㎝, 두께 0.5㎝ 크기로, 네 장을 붙여 일본식 사각 화로(이로리)의 바깥 장식 용구로 사용됐다. 오륜행실도의 한글 부분에는 일본 특유의 부채 모양 손잡이 구멍이 만들어져 있다. 한 관장은 “해인사 팔만대장경 목판도 일본식 화로의 장식 용도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다”며 “우리 문화재의 수난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오륜행실도는 1797년(정조 21년) 왕명에 따라 기존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와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를 종합해 간행됐으며, 1859년(철종 10년) 목판으로 중간됐다. 이번에 공개된 목판은 철종 때 중간된 것이다. 목판에는 부자(父子) 군신(君臣) 부부(夫婦) 장유(長幼) 붕우(朋友) 등 오륜의 모범이 된 150인의 행적이 기록돼 있으며, 단원 김홍도(金弘道)가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도 함께 새겨져 있다.

(한국일보 / 박광희 기자 2006-2-25) 

일본의 문화재 훼손 `증거 2호'

조선중기 제작 `십팔사략' 목판 공개 … 일제시대 화로 외곽장식에 사용

일본인에 의해 훼손된 `오륜행실도' 목판 원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한선학주지가 27일 같은 방식으로 훼손된 조선중기 목판을 또 공개했다.

한주지는 이날 고판화박물관에서 역사책인 `십팔사략(十八史略)' 목판을 공개했다.

중국 삼황오제(三皇五帝)로부터 송(宋)말에 이르기까지 약 4,000년의 중국 역사를 간추려 놓은 `십팔사략' 책자의 일부분을 담은 이 목판은 조선 중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주지는 밝혔다.

이날 공개된 목판 역시 오륜행실도 목판과 같이 일본식 소형 4각 화로인 `이로리'의 외곽 장식 용구로 사용된 것으로 보여 일제 강점기 우리 문화재가 당한 수난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앞뒤에 글씨가 새겨진 목판을 4장으로 잘라 화로 외곽 측면 장식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윗부분은 대패질까지 했고 곳곳에 못이 박혀 원형이 크게 훼손됐다.

한주지는 지난해 9월 오륜행실도 목판을 고미술상을 통해 수집한 직후 십팔사략 목판을 입수했다.

한주지는 또 “일본인들이 차(茶) 주전자를 데우기 위해 사용했을 화로의 장식으로 우리의 정신과 혼이 담긴 문화재를 사용한 것은 민족정신을 희롱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문화재를 지키지 못하는 것은 정신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법당 주지로 전역한 후 1998년 치악산 기슭에 태고종 사찰인 명주사를 세웠으며 지난 96년부터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등의 고판화 3,500여점을 수집해 2004년 6월 사찰 옆에 박물관을 개관했다.

(강원일보 / 김미영 2006-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