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4월 방미' 공들이는 중국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4월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잇따른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 홍콩 빈과일보 등은 중국 당국이 1989년 천안문 사태로 수감됐던 위둥웨를 17년 만에 석방하고, 미국 보잉사의 여객기 80대를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23일 보도했다.

◆ 반체제 인사 석방 = 천안문 시위 당시 후난(湖南)성 류양신문의 기자였던 위는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에 페인트가 든 달걀을 던졌다가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교도소에서 심한 고문을 받아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그의 어머니가 말했다.

위 기자와 함께 기소된 버스기사 루더청은 16년 형을 받은 뒤 수감생활을 하다 98년에 풀려났고, 고교 교사 위즈젠은 무기형을 받았으나 2000년에 석방됐다. 홍콩 언론들은 이번 위 기자의 석방은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의 인권문제를 비판하는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동시에 최근 일련의 언론 통제 조치로 훼손된 이미지를 되살리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단체인 두이화(對話)기금의 존 캄 사무총장은 "천안문 사태와 관련, 아직도 70여 명이 감옥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 미국산 항공기 대량 구매 = 후 주석은 미국 방문의 첫 일정으로 보잉사의 시애틀 본사와 공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보잉 관계자는 "중국항공 측과 46억 달러(약 4조5000억원) 상당의 보잉 737 여객기 80대를 판매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협상 결과는 후 주석의 방미 기간 중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항공은 지난해 11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 때 앞으로 20년간 70대의 보잉 여객기(40억 달러어치)를 도입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후 주석의 방미에 맞춰 80대를 더 구입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보잉사 항공기를 처음 구입했다.

지난해 11월 전까지 구입한 보잉 비행기는 총 400억 달러어치에 이른다.

(중앙일보 / 강병철 기자 2006-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