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만, "문화지키자는데 영화인 일반인이 어딨나"

22일 오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시위를 벌이는 사진작가 김중만씨가 1인시위를 벌이는 첫번째 비영화인으로 눈길을 모은다.

김씨는 영화스틸 사진과 톱스타 등 연예인 전문 사진작가로 잘 알려졌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영화와는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비영화인인 것. 영화인대책위는 21일 17번째 1인시위자인 김중만씨를 발표하며 "김중만씨가 '예술인으로 영화인들의 스크린 쿼터 사수 의사에 동의한다'며 동참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대책위 공동위원장인 배우 안성기가 22일 오후 김씨를 직접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1인시위를 결심한 직후 측근을 통해 "미국 이스라엘만 빼고 156개국 나라에서 자기나라 고유문화를 사수하는데 영화인이 어디 있으며 일반인이 어디 있겠느냐"고 강력한 스크린쿼터 사수 동참의사를 보내왔다. 그는 또 "스크린쿼터가 무너지면 영화 뿐 아니라, 문화 전반이 침투당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김중만 사진작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동안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17번째로 1인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마이데일리 / 이경호 기자 2006-2-22) 

스크린쿼터는 밥그릇이 아닌 문화주권

정부는 지난 1월 2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한국 영화 의무상영 일수를 현행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영화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향후 5년 간 모두 4000억 원 규모의 지원책도 내놓았다. 하지만 영화계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스크린쿼터 축소’가 △문화산업이라는 특수성 망각 △한·미 FTA가 가져올 불확실한 경제적 효과에 치중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협약’ 파기 △한국영화 산업의 불안정성 △논의 과정의 비민주성을 지적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일부 언론은 한·미 FTA 체결이 당장이라도 장밋빛 경제 효과를 가져올 듯이 부각하면서 일부 영화의 반짝 성공을 내세워 스크린 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을 ‘이기주의’로 몰아갔다.

‘조중동’, 국익론 앞세워 ‘밥그릇’으로 몰아

중앙일보는 ‘스크린 쿼터 축소‘ 방침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중앙은 1월 21일자 사설 <스크린쿼터, 한미 FTA발목 잡아선 안돼>를 통해 한·미 FTA 체결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이 아니라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국익에 도움” “스크린쿼터에 발목이 잡혀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스크린 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영화계의 목소리를 ‘밥그릇 지키기’로 몰아갔다.중앙은 1월 27일 <영화계 큰 타격 없을 듯…국익 위해 불가피>, 2월 3일자 <뉴스분석-경제 외교 안보 아우른 한미동맹 업그레이드>에서도 국익론을 내세우며 영화계의 희생과 한·미 FTA의 국제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한·미 FTA 체결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위해 스크린 쿼터 축소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동아는 1월 2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꼭 체결해야 한다>라는 사설에서 한·미 FTA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한편 스크린 쿼터 축소에 대해서는 “국내 영화산업은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고 정부가 영화산업 지원 대책도 내놓았으니 영화업계도 전체 국익을 위한 FTA 추진에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는 2월 3일자 3면 <[막 오른 韓美 FTA협상] ‘글로벌 코리아’ 경제 선진화 기회>라는 기사에서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국이 △경제규모 성장 △한·미 외교관계 강화 △동북아 경제권 중추로 부상할 것이라며 한·미 FTA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조선일보는 한·미 FTA가 성사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목소리를 높였으나, 스크린쿼터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영화계의 주장을 보도하는 데 그쳤으며 구체적인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른 신문들에 비해 보도량도 적었다.

경향·한겨레 ‘문화주권 지키기’에 방점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월 27일자 사설을 통해 스크린쿼터 축소 합의를 ‘굴욕적 협상’이라고 비판하고, 이로 인해 영화산업 전체가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또한 보수 신문이 외면했던 영화배우들의 광화문 1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보도하며 영화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특히 한겨레는 8일 광화문에서 있었던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사수대회와 관련해 2월 9일 1면에 시위 사진을 싣고, 2면에 <“영화인 밥그릇 아닌 문화주권 지키기 싸움”>이라는 제목으로 이날 행사를 보도해 다른 신문들과 관심의 차이를 드러냈다. 스크린쿼터 현행 유지 주장은 우리나라의 영화산업, 더 나아가 문화산업 전반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국익론을 앞세워 영화계의 주장을 ‘밥그릇 지키기’로 매도해 여론을 호도 했으며, 영화계만의 문제로 국한시키려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언론은 지금이라도 피상적인 국익론과 한국영화 경쟁력 확보 주장에서 벗어나 스크린쿼터 축소가 향후 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조영수 /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활동가>

(미디어오늘 2006-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