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내린 수입차 몰려온다

2000만 ~ 3000만원대 모델 속속 등장

가격 부담 빼고 ‘소비자 잡기’ 나서


수입차의 가격 문턱이 점차 낮아지면서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업체들의 시장공략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승용차 선호도가 중대형 고급차로 바뀌고 있고, 국산차 가격이 1억원이 넘는 것도 나오는 등 매해 상승 일로를 달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수입차는 2000만~3000만원대의 국산차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가격대가 낮아지고 있다.

국산 중대형 승용차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마케팅과 가격정책을 펼쳐 수입차 저변을 넓히겠다는 것이 수입차 업계의 판단이다.

수입차 업체들 가운데 높은 가격과 럭셔리 거품을 제거, 수입차 대중화를 리드하고 있는 업체는 일본의 혼다, 유럽의 폭스바겐, 미국의 포드 등 3사가 대표적이다.

혼다코리아(대표 정우영)는 그동안 3000만원 후반대 세단인 `어코드'와 SUV인 `CR-V' 단 2종만을 국내 판매해왔지만, 올해 혼다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세단 `시빅'의 국내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시빅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 도요타 캠리 등과 엇비슷한 가격대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형세단으로 1.8리터와 2.0리터 모델이 있다. 국내 판매시 쏘나타보다 조금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겠지만, 쏘나타와 직접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시빅 도입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본사와 계속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약 2700여대 판매에서 올해 최대 3500대까지 판매 목표를 늘려 잡았다.

올해 수입차 대중화 바람을 최대 목표로 잡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대표 박동훈)는 골프 파사트 뉴비틀 뉴제타 등 3000만원대 세단의 새로운 라인업을 올해 줄줄이 들여와 젊은 소비자층과 개성을 강조하는 30~40대 수요층을 적극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신형 파사트2.0 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빅히트를 치자 올해 4월 파사트 바리안트(왜건형)와 5월 디젤버전을 출시하는 등 대대적인 파사트 마케팅을 통해 수입차 저변 확대를 대표하는 폭스바겐의 얼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또 이달초 골프GTI 2.0을 출시한 데 이어 내달초 새로운 디자인의 뉴비틀과 4월에 소형차인 뉴제타 등 3000만원대 제품을 연달아 출시한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파사트2.0의 경우 그랜저를 살 소비자들이 조금만 눈을 돌리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더 이상 수입차끼리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수입차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산차와 직접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수입차 시장은 고급 럭셔리 세단과 엔트리급 중소형 세단의 수요는 적고, 중대형급 세단의 수요가 많은 항아리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점차 엔트리급 중소형 세단의 수요층이 넓어지는 피라미드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포드코리아(대표 정재희)도 최근 2600만원대 세단인 `몬데오'를 출시하는 등 국산차와 직접 경쟁을 통해 수입차 저변을 확대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고 있다.

(디지털타임스 / 김승룡 기자 2006-2-20) 

[자동차] 수입차 바가지 투성이

수입차업체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비해 30~40% 가량 비싸다. 심지어 1억원이상 비싼 경우도 있다. 이는 외국 유명 자동차업체들이 AS비, 마케팅비용 등 각종 명목의 비용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제차는 비싸면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이들 유명 수입차업체들이 한국시장을 보는 시각이다.

◇ 미국보다 터무니없이 비싸

일본 도요타의 렉서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5840대를 팔았다. 단연 국내수입차 브랜드중 판매 1위다. 이중 도요타 렉서스 ES330은 2400여대가 팔려나가 수입차중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이 차의 미국 소비자권장가격은 3만2995달러로 17일 현재(오전10시·환율 973.70원) 우리나라 돈으로 약 3212만원이다. 실제 이 차의 국내 판매가격은 5880만원. 국내 소비자가 무려 2668만원을 더 주어야한다. 렉서스 LS430은 차이가 더 난다. 미국 소비자권장가격이 5만7220만달러로 약 5571만원. 국내가격은 1억1470만원으로 미국보다 5899만원이나 더 비싸다. 물론 미국서 풀옵션을 장착했을 경우 ES330이 3만7500달러(약 3651만원), LS430이 7만5000달러(약 7302만원)로 역시 국내가격이 미국보다 터무니없이 비싸다.

이같은 현상은 고급차종으로 갈수록 심하다. 벤츠 S500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풀옵션으로 11만달러 선에 살 수 있으나 국내가격은 2억660만원으로 약 1억원 가량 국내소비자가 더 내야 한다. 인기 수입차 브랜드인 BMW, 아우디 등도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훨씬 비싸기는 마찬가지다.

◇ 국내소비자에게 가격전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모 수입차업체의 경우 연예인이 차를 구입하면 홍보·마케팅 차원에서 30% 가량 할인해준다. 수입차의 경우 보통 1억원대. 웬만한 국산차 고급차 한 대값을 깎아주는 셈이다. 지난해 최우수 영업사원으로 뽑힌 모 유명 수입차업체 직원은 “거의 매일 강남의 룸살롱에서 고객들에게 접대를 한다”며 “마진이 많이 남기 때문에 그래도 한달 수입이 천만원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마케팅 비용들이 고스란히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그러나 수입차업체는 미국과 국내가격의 비교자체가 무의미한다는 반응이다. 도요타측 한 관계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화가 난다”며 “국내에 알려진 미국가격은 세금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흥분했다. 세금과 물류비용때문에 국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 국내 수입차 구매자는 봉?

수입차 업체측의 이런 변명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지에서 차를 구입한 뒤 국내에 들여와 파는 병행수입업자들에게 수입차를 사면 수천만원에서 일억원까지도 싸게 살 수 있다. 이들 병행수입업자들은 관세,특소세,교육세,부가세 등 각종 세금과 물류비용까지 낸 후 마진을 붙여 팔고 있다. 국내 수입차 업체들이 큰 폭리를 취함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외제 중고차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높여놨다. 중고차 가격이 워낙 높기 때문에 외국에 장기 파견을 나갔다 오는 상사원들 사이에는 현지에서 고급차 한대씩을 사서 국내에 들여와 팔면 세금과 운송비를 빼고도 수천만원씩 남겨 이익을 취하는 것이 공공연한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포츠서울 / 백상현 기자 2006-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