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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한미 FTA 체결되면 방송사 총파업을 준비해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경우 국내 방송영상산업이 초토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양문석 EBS 정책위원은 17일 오후 서울 태평로 헤럴드미디어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FTA가
한국 영상산업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 참석, “정부의 말 한 마디에 스크린쿼터가 날아가 버렸는데 한국 방송의 미래도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양문석 위원은 “(한미 FTA체결로) 일단 둑이 터지면 가장 먼저
KBS2와 MBC는 민영화의 물결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다”면서 “왜냐하면 외국자본과 한국의 거대자본이 결합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우선 양 위원은 미국 방송에 대한 규제완화의 내용을 △코바코체제 해체 △지상파·케이블TV·위성방송의
국내방송프로그램 보호를 위한 외국산 프로그램의 쿼터제 해소 △케이블TV 및 위성방송의 외국인 소유지분율 확대 △외국인 지상파의 지분소유 금지
해제 등으로 요약해 제시했다.
그리고나서 “편성에 대한 미국의 규제완화 요구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소유지분율 확대와 더불어
지상파에 대한 미국의 집착”이라며 “지상파가 무너지면 거의 한국 방송계는 아주 불행한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FTA가 체결돼 방송시장이 개방될 경우 국내에서는 신문-방송 겸업금지 조치가 풀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 결과 수구세력의
‘방송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며, “국내외 거대자본에 의해 (지상파 방송이) 분할점령당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서
양 위원은 국내 방송시장을 노린 국내외 자본의 결합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이로써 한국의 여론·문화다양성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직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의 속성을 봤을 때 미국자본과 결합한
한국자본은 결국 미국사대주의 노선을 충실히 걸을 공산이 크다”며 “이 경우 명실상부하게 미국의 속국으로 편입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양 위원은 자신의 발제를 정리하면서 방송현업인들을 향해 “툭이 터지기 전에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며
“총파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의 방송민주화 투쟁을 상정해야 할 정도로 지금 노무현 정부의 한미 FTA협정의
과정은 ‘광기’ 그 자체”라면서 “이런 광기는 한국의 방송을 통째로 미국과 재벌들에게 싸다 바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스크린쿼터축소 저지투쟁뿐만 아니라 농민·영상산업종사자 등을 희생양으로 삼아 전자업체와 자동차업체의 잇속을
챙겨주려는 그 어떤 책동에도 단호히 맞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무역협정, 자본의 선전망 구축운동”
이날 양 위원의 발제 뒤 이어진 토론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 문화전반이 무너질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FTA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나 또 다른 일부 토론자들은 이같은 입장에 동의하면서도,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가 지나치게 부각돼 한미 FTA의 본질, 다시 말해 이 협정으로 인해 사회 각 분야가 입게 될 피해가 묻히는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한미 FTA를 가리켜 “캘리포이나에서 뉴욕주로 가는 것처럼
(미국의 수출을) 편안하게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그러나 강자와 약자 사이에 자유무역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대표는
“미국은 쌍둥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우루과이 라운드를 체결했지만 프랑스의 반대로 영상분야가 빠졌다”면서, 만일 FTA가 체결된다면 “민영방송에
가한 소유지분 제한 이상으로 방송시장을 여는 것과 동시에, 미국산 영상물 방영 퍼센트를 정하는 단계로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삼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작년부터 통신자본이 계속해 방송을 장악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전하면서 “만일 한미 FTA가 타결되면
내외적인 압력이 함께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양문석
위원과 마찬가지로 “필요하다면 파업도 불사하는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 차제에 한 번 다 같이 투쟁의 대열을 꾸려서 FTA를 막아내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언론노동자들에게 역량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갑작스러운 투쟁론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을 나타냈다. 총파업 등 대대적인 투쟁을 위해서는 국민적인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지금은 방송사 내부의 공감대조차 형성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한미 FTA 체결을 저지하기 위해 “분야별 대응을 넘어 의료·교육·방송·영화계와 전 시민사회가 함께
싸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어떻게 힘을 모을 것인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최 사무총장은
“총파업으로 가기 위해 국민적 합의와 방송사 내부 종사자들 간의 공감대를 이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 아직 대대적인 투쟁을 말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뜻을 전했다.
이 외에도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운동과
관련, “영화는 배우·감독·시나리오·유통망·영화관 등이 필요한 종합예술”이라고 언급하면서 “어느 한족이라도 유실되면 더 이상 복원될 희망은 없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영화인들의 잇단 일인시위로 인해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인 한미 FTA 체결이 주는 전 사회적 피해가
묻히고 있다며, “당면 과제는 (스크린쿼터가 아니라) 자유무역협정을 어떻게 무력화 시키느냐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 최한성 기자 2006-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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