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빵즈' 이젠 자랑스러운 내 별명

꼬리빵즈 / 신지은 지음, 유기훈 그림 / 대교출판 발행ㆍ7,500원

1966년 중국 문화대혁명이 일어났을 때 중국에 살던 우리 동포들이 겪은 고난을 소년의 눈으로 그려낸 장편 동화다. 제목 ‘꼬리빵즈’는 ‘고구려 막대기’라는 뜻으로, 중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놀릴 때 쓰던 말이다.

초등학교 교사이던 동혁의 아버지는 교실에서 한국사를 가르친 것이 빌미가 되어 분열주의자로 비판을 받고 똥 푸는 일을 하게 된다.

그 뒤로 ‘꼬리빵즈’라는 놀림을 받던 아이가 동포 사회에서 전설처럼 떠도는 고구려 유물을 찾아 나서면서 한민족으로서 자부심을 되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허구와 사실을 탄탄하게 엮어서 문학성 높은 작품으로 써 냈다.

그건 그렇고 ‘꼬리빵즈’가 왜 놀림말이 됐을까. 본디 옛날 중국인들이 용감한 고구려 인들을 두려워하며 지칭했던 말이라고 한다.

싸움터에서 고구려인들이 창이나 막대기를 휘두르며 나타나면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고 한다. 똥 푸는 아버지의 똥 막대기를 부끄러워하던 동혁이가 ‘꼬리빵즈’를 자랑스러워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한국일보 / 오미환 기자 2006-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