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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들불처럼 번지는"스크린쿼터 사수! 한미 FTA 저지!"의 함성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 FTA 저지!'의 함성이 각 계층,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민주노총, 전농, 민중연대, 전교조, 공무원노조,
언론노조, 민변, 민언련, 환경운동연합 등 113개 시민사회단체는 2월 15일,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 준비위>의 출범을 알렸다.
범대위는 한미 FTA를 제2의 한일합방, 제2의 내선일체로
규정하고 스크린쿼터를 지키고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한 전면적인 국민항쟁을 결의하였다. 부산에서는 부산독협, 부산영화제, 부산민예총,
부산민중연대 등의 시민사회문화단체들이 2월 16일 남포동 피프광장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한미 FTA 반대 부산지역 시민사회문화단체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스크린쿼터 지키기는 영화인들만의 문제를 넘어 다국적 미국 자본으로부터 우리의 문화주권을 지켜내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 23개 대학 영화·영상 전공 학생회는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영상전공 학생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월 14일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스크린쿼터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설명하는 선전전과 지지서명을 받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학생대책위는 향후 전국의 예술관련학과 학생들과 전체 대학생 차원의 연대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학생위원회도 2월 15일 명동, 충무로, 종로, 신촌, 강남역 등 서울의 주요지역 극장 앞에서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벌였다. 17일에는 민주노동당 서울대 학생위원회가 구로의 극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17일
오후 6시, 광화문 시민열린광장에서 열리는 '쌀과 영화,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 FTA 저지! 촛불문화제'에 결집하고, 향후에는 범국민대책위에
결합하여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스크린쿼터와 문화주권을 지키고, 사회공공성과 국민의 생존권을 팔아먹는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한 외침은 큰
울림이 되어 계속해서 퍼져나갈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자료 2006-2-17)
“영화인 잇속 차리려 국익 희생시키나”
‘스크린쿼터 대책위’ 반미운동 확산조짐에 자유주의연대 ‘일침’ "스크린쿼터 하나만 지키자는 것이 영화인 전체의
바램인가"공개추궁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는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대책위’가 ‘한미FTA 반대’에
나서겠다고 하자, “집단이익을 위해 대한민국 전체의 국익을 희생시키겠다는 망동”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자유주의연대는 16일 논평을
통해 스크린쿼터 축소방안에 반발하고 있는 영화인 대책위원회가 ‘반미(反美)차원’의 운동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에 대해 “여가의 차원에서 생존의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이 같이 비판했다.
논평은 영화인 대책위가 17일 농민들과 함께 촛불 문화제인 ‘쌀과 영화’를
개최하는 것을 적시, “느닷없이 농민들을 끌어들여 FTA반대 국민운동에 나서겠다는 것은 농민을 이용해 영화권력의 잇속을 차리려는 것”이라며
“그동안 영화를 아껴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특히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영화인 1인
시위’에 대해 “유명배우를 동원해 비문화적인 방법에 매달리고 있어 입맛이 씁쓸하다”며 “관객이 만들어 준 유명세를 관객의 권익에 반하는 목적에
이용하고 있으니 관객들의 배신감은 더욱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한미FTA’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한미FTA’를 통해 미국시장과 연동함으로써 외교안보의 안정성을 높이고 국내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대외신인도 제고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것은 지구적 경쟁환경에서 우리의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주의연대는 이어 “영화권력의 ‘한미FTA
반대’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추악한 집단이기주의에 다름 아니기에 영화인대책위에게 공개질의를 한다”며 “저예산 예술영화 육성과 음악, 미술 등의
문화 산업과는 달리 정책적 특혜를 주어야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자유주의연대 공개질의 내용전문]
▲독립 저예산 예술영화 육성 및 현장인력처우개선 등과 같이 정부와 문화계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문제들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스크린쿼터 하나만 지키자는 것이, 영화인들 전체의 바램인가?
▲문학, 음악, 미술, 연극 등 여타의 문화산업과는 달리 영화에만
정책적 특혜를 주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영화 국수주의(國粹主義)로 인해 우리 영화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한류
수출이 희생되어도 좋다는 것인가?
▲최민식씨의 공개토론 제의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응하겠다는 의견개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침묵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2006-2-17)
이현세 황미나, 스크린쿼터 투쟁 동참
유명 만화가인 한국만화가협회의 이현세 회장과 황미나 부회장이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 동참 의지를 밝혔다.
영화인대책위는 17일 "이현세 회장과 황미나 부회장이 15일 영화인대책위를 찾아 스크린쿼터 문제가 만화작가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언급하면서 일본만화 개방으로 겪고 있는 한국만화의 위기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은 적극적인 문화진흥정책을 확대하고 지켜나가는 일은 분야와 상관없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만화가협회 차원에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 김태은 기자 2006-2-17)
美 영화학과 교수, 한국 스크린쿼터 지지 서신
미국의 유명대학 영화학과 교수가 한국의 스크린쿼터 사수투쟁을 지지하는 서신을 보내왔다.
영화인대책위는 17일 미국 일리노이주 어바나 샴페인 대학 영화학과 로버트 L. 케글 교수기 지난 10일 서신을 보내와 한국영화의 존속
자체를 보장해주는 보호정책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우스울 정도로 부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케글 교수는 이 서신에서 할리우드의 이익을 위해 한국영화의 상영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한국인으로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서신전문.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스크린쿼터 제도가 명시하고 있는 국내영화 의무 상영일수를 축소하겠다는 한국정부 방침에 대해 일고 있는 논란을 보며 당황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째서 단순히 오락의 한 형태일 뿐인 영화와 관련된 정책을 두고 나라 전체가 이토록 분노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
질문에 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로써 영화가 우리의 일상에서 차지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역할, 그리고 세계화의 과정에서 국가가 갖는
자치권에 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비평가와 학자들은 영화가 사회 및 정치적 측면에서 혁명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돈을 벌어들이는 산업이 아니라 문화 산업 그 자체입니다.
실제로 한 나라의 영화는 국가 정체성의 상징으로 기능한다는 측면에서 기념비와 같은 문화적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경제적 압력에 굴복하는 대신 이처럼 중요한 문화적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방안을 갖추는 게 좋겠다는 생각은 왜 할 수 없는 걸까요?
미국이라면 자유무역의 이름으로 러시모어 산(미 대통령의 얼굴이 조각된 산)을 국제개발의 대상으로 내놓을까요?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도록 한국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한 국가의 문화 자치권에 있어 예술이 차지하는 역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고려했을 때 어쩌면 이처럼 답이 정해진 예를 든 것이 부적절하게 생각될 수 있겠습니다. 이들은 시장점유율과 박스오피스
성적만으로 사회와 문화 문제를 다루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하찮게, 다시 말해 보기 좋은 것, 저녁시간을 즐겁게 해주는 것,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의미 없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말도 안 되는 생각입니다. 일상적인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세상살이의 방법을 미디어의 연출을 통해
배워나갑니다.
우리는 영화와 텔레비전을 통해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말을 하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배웁니다. 미디어는 유행하는 패션을 알려주고 사회
인식을 고양시킵니다. 또 우리가 우상화하고 갈망하는 이상형의 이미지를 눈으로 보여줍니다. 따라서 타국의 이미지와 이권 때문에(이는 두말할 것
없이 할리우드의 이미지와 이권입니다) 자국 영화의 상영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한국인으로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이 하지 못한 일을 성취해냈습니다. 즉,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 내에 국제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우뚝 선 것입니다.
한국문화가 한류를 타고 아시아를 휩쓸고 나아가 중동과 심지어 북아메리카 지역까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해외 시장의 시청자 및 소비자를
사로잡은 한국의 가요와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인기를 통해 한국 문화는 보다 다양하고 혁신적인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성장과 개발이야말로 한국이 세계 엔터테인먼트 무대에서 주연으로 남을 수 있도록, 나아가 한국 영화계가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속도의 성장세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한국 영화가 얼마나 성장하든 할리우드라는 기계장치의 거대 시장 앞에서는 한없이 위축될 것이 분명하므로 한국 영화계를 단순히 보호할 뿐 아니라
삭막한 현실 속에서 그 존속 자체를 보장해주는 보호 정책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우스울 정도로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 일리노이 어바나 샴페인 대학 영화학과 로버트 L. 케글(Robert L. Cagle) 교수
(머니투데이 / 김태은 기자 2006-2-17)
영화인 대책위 "대통령 강경론 무책임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16일 FTA 협상과 관련한 강경한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영화인 대책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영화인 대책위는 17일 낸
성명을 통해 “FTA 협상을 추진하는 근거로 내놓은 얘기가 일방적이고 편협하다”며 사회 양극화 문제를 “개방의 수혜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하면
해결된다고 제시하는 것은 친미관료들의 철의 장막에 갇힌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대책위는 또 노 대통령이 스크린쿼터 문제와 관련해 “어린아이는 보호하되 어른이 되면 다 독립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발언한 데 대해
“한국영화인들 스스로는 아직 어른이 아니라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라는 말인가?"라며 반문하고, "한국영화의 진정한 경쟁력이 유통 배급에 좌우되는
것임을 아직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우려를 표했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열린 제6차 대외경제위원회회의에서 “국내 이해 단체의 저항 때문에 FTA가 결렬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자”며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FTA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거란 우려는 이해가 안된다”며 FTA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이해관계에 얽혀 “떼쓰는 어린아이로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필름 2.0 / 박혜영 기자 2006-2-17)
보아·비의 성공이 한국영화의 대안인가
며칠 전 <중앙일보>에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신중현씨의 인터뷰가 실렸다. 신중현씨 발언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하나는 좋은 작품이면 제도나 장치에 관계없이 대중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영화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에 비해 대중음악은 지원은커녕 오히려 규제만 당했다는 것이다.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딱히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지만,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의 국면에 나온 탓에 결과적으로는 영화계의 논리를 비판한 꼴이 되었다.
신중현과 가수 김창완, 뮤지컬 제작자 설도윤의
인터뷰를 실은 <중앙일보>의 기사는 대중음악계와 공연시장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각시키면서 스크린쿼터 장치를 영화계만의 이기적이고 각별한
특혜로 대비시키고 있다. 더욱이 이 발언이 한미 FTA 교섭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현종씨의 소위 '대중음악 자력갱생론'의 연장선장에서 나온
것이어서 평소 글로벌 스탠다드를 외치던 <중앙일보>의 기사 작성 의도가 궁금하기도 하다.
어쨌든 신중현씨의 인터뷰는
진위 여부를 떠나 <중앙일보>의 기획성 기사 방향에 맞게 활용당한 측면이 많다. "대중음악은 보호막없이도 버텨왔다"는 헤드라인은
대중음악에 대한 애정어린 기사라기보다는 스크린쿼터가 배타적 특권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도구적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중현씨가
대중음악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중앙일보>의 인터뷰 기사는 스크린쿼터에 대한 대중음악계의 공신력있는 의견으로 오해될 소지가
많았고, 실제로 그로 인한 여파가 적지 않았다.
사실 영화산업의 체계적인 정부 지원정책과 비약적인 성장과 비교한다면,
대중음악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웃어넘길 일은 아니다. 신중현씨 지적대로 '국민의 정부' 시절이나 현 '참여정부'나 대중음악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은 극히 미진했기 때문이다. 정부 기구만 봐도 문화관광부 본부 조직에 영화 관련 부서는 영상산업진흥과가 있고, 산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있지만, 대중음악은 본부에는 콘텐츠진흥과가 하위 업무로 관할하고 있고, 지원기구로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음악산업팀이 전부이다.
연간 지원예산 규모만 봐도 영화산업과 대중음악산업의 지원 규모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공적 지원도 변변치않고 사적인 비즈니스도
고전을 면치못하니 대중음악인들이 한국 영화산업의 성장이 있기까지 큰 역할을 한 스크린쿼터에 대해 심기가 불편한 것도 이해할만하다.
영화의 국제경쟁력 대안, 대중음악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과연 대중음악의 고군분투가 문화적
보호장치가 있고 없음의 문제일까? 아니 지금 한국 대중음악은 음악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다른 영역에서 교훈을 얻을 만큼 고군분투나 하고 있는
걸까? 영화의 국제경쟁력의 대안을 대중음악에서 찾을 수 있을까? 스크린쿼터, 혹은 영화계에 대한 대중음악인들의 오해를 풀기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
질문에 하나씩 답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먼저 대중음악의 자생적인 국제경쟁력에 대한 발언은 대중음악계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나온 말이다. 당초 김현종 교섭본부장이 말한 대중음악의 국제경쟁력은 보아와 비와 같은 특정한 몇몇 한류스타에 한정된 말로 한국
대중음악의 일반적인 현실에 적용불가능하다. 먼저 보아와 비의 사례는 전적으로 스타 중심의 엔터테인먼트적 투자의 의미가 강하다. 가령 보아의
경우는 모든 메니지먼트와 음악적 스타일 전략 등을 일본의 제휴 메니지먼트사와의 동업을 통해서 결정한다. 보아는 한국적 뮤지션이라고 보기에는
처음부터 혼종화되어 있는 아이돌 스타이다.
비 역시 스타성을 매개로 해서 아시아 각국의 메니지먼트사와 연계되어 있다. 일본이라는
글로벌한 매니지먼트 시장의 의존이나 이른바 중화권 메니지먼트계의 협조 없이는 한국의 취약한 배급 시스템으로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것이
바로 한국 음악산업의 현실이다. 보아와 비는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글로벌 팝의 경쟁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들의 글로벌화는 한국 대중음악의 국내
배급구조와 제작구조의 위기 혹은 전근대성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보아와 비의
성공을 한국 대중음악 전체의 글로벌화의 상징으로 설명하는 것은 과장된 주장이다. 현재 한국 대중음악 시장은 빈사상태에 빠져있다. 음반시장은
2004년 1300억, 2005년 1000억원 대로 급락했고, 공연시장 역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음반발매도 해마다 급감해서
2000년 1200여장이 되었던 연간 발매량은 2005년에는 500여장까지 감소했다. 2002년부터 이른바 상업적 대박의 기준으로 통용되는
100만장 앨범은 한 장도 없고 2004년을 기준으로 2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도 2000년 45장에 비교하면 9장에 불과하다. 음반시장은
음원시장의 정상화와는 무관하게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구조적인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음반 유통시장 역시 음반산업의 붕괴로 몇몇
대형 음반매장을 제외하고는 도매, 소매 시장이 제자리를 잃고 있고, 20여개가 넘은 전통적인 도매상은 거의 도산했으며, 한 때 9000여개나
되었던 음반 소매상은 현재 500여개로 정리되었는데, 더 이상 중소형 음반유통사의 회생은 불가능해 보인다.
보아·비의 성공을
대중음악 글로벌화의 상징으로 보는 건 과장
음악 매니지먼트 경우에도 신인가수들의 데뷔가 현저하게 감소하였고, 애초부터
상업적으로 기획된 '연예 가수' 이외에 음악성을 겸비한 뮤지션이 발붙일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가수는 연예활동을 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며, 음악활동을 매개로 연예오락프로그램 출연과 드라마와 영화출연이라는 복합활동은 대부분의 상업적 가수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
주류 대중음악신에서 음악적 활동에만 전념하는 전통적 의미에서 '뮤지션'은 사실상 종말을 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대중음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었고, 규제장치의 해소만이 한국 문화산업의 살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대중음악 시장의 붕괴는
오히려 제작과 배급 유통 구조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모든 음악적 비즈니스와 콘텐츠가 한 방향으로 독점화된 데 기인한 것이다. 음악콘텐츠는 특정한
장르로 독점되고, 몇몇 엔터테인먼트형 뮤지션들만 방송을 독점하고, 중소형 음반매장이 붕괴되면서 음악산업은 순식간에 추락하고 말았다. 배급과
유통의 획일화와 독점화가 음악산업 위기의 주원인인데, 바로 영화제작과 배급의 배타적 경쟁과 독점을 야기할 스크린쿼터 축소 혹은 폐지가 영화산업의
살길이라고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대중음악계가 오히려 영화계에 배울 것은 스크린쿼터제로 인해 탄탄하게 구축된 배급과
유통 시스템의 틀을 정착화하는 길이다. 물론 대중음악의 제작과 유통구조를 체계화하는 방법으로 스크린쿼터제를 원용하라는 말은 아니다. 음악산업은
수용방식에 있어 영화산업과 같은 스크린쿼터제를 도입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극장을 스크린을 기준으로 국내 영화상영을 의무화하는
스크린쿼터처럼, 음반 자체를 매장에서 제한하거나 판매를 규제하거나, 혹은 음악을 듣는 것 자체를 물리적으로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굳이
적용하자면 방송에서 한국음악의 제한적 방영일 텐데, 이는 이미 방송법에 의해 60% 가 보호받게 되어 있다.
음반시장이 해결해야
할 급선무는 국내음반의 점유율 상승이 아니라 외국음반이건 국내음반이건 구매 자체를 활성화하는 것일 텐데, 이를 위해서는 시장 자체가 붕괴된
유통과 배급 체계를 안정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음반의 80% 점유율은 현재처럼 음악산업의 위기 국면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영화산업이 정착시킨 대로 배급구조를 다원화 체계화하는 것이다.
붕괴된 음반시장, 급선무는 유통·배급 체계의
안정화
한국 대중음악의 생존과 도약을 위해서는 어쩌면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영화계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 할
처지다.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은 FTA 경제론자들의 비난처럼 배타적이고 국수적이고 영화인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싸움이라기보다는 영화의
생존을 위한, 그래서 문화주권을 지키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싸움이다.
만일 스크린쿼터가 축소되고 폐지되어 결국 한국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는 메이저 기업만 살고 지난 20여년간의 노력으로 다원화된 영화계의 경쟁력이 붕괴되어 영화계의 미들필더 진영이라 할 수 있는 중간
제작사들이 해산되고 난다면, 아마도 영화산업도 대중음악산업처럼 비극적인 상태로 수직계열화 될 것이다. 나아가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를 붕괴시킬
경우 영화음악을 만들어야하는 음악인들 역시 붕괴될 것이고, 향후 방송시장의 개방이 가시화되면 방송을 통해 생존했던 주류 음악업계 역시 그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지난 1993년 스크린쿼터 감시단으로 시작한 스크린터 지키기운동은 고비 때마다 영화인들이 연대하여 현행 제도를
유지해왔다. 한국영화산업의 힘은 스크린쿼터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웠던 영화인들의 끈끈한 연대에 있다. 스크린쿼터
자체를 비판하기에 앞서 대중음악인들이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영화인들의 연대정신이다.
대중음악이 위기를 빠져있을 때, 정부를 상대로
지원을 호소할 때 얼마나 많은 대중음악인들이 함께 연대했는지를 스스로 성찰하는 것이 필요할 듯 싶다. 스크린쿼터와 한국영화에 대한 냉소적 시선
대신에 문화권리와 문화주권을 함께 지켜나갈 수 있도록 대중음악인들이 영화인들과 함께 연대하는 행동이 오히려 신중현 선생 발언에서 일부 느껴지는
대중음악에 대한 애정과 대중음악산업의 미래를 위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기자소개 : 이동연 기자는 <오마이뉴스> 칼럼니스트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에서 문화이론과 문화예술정책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 소장으로 있고,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문화연구의 새로운
토픽>, <서태지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대중문화연구와 문화비평> 등이 있고 역서로는 <하위문화-스타일의
의미>, <즐거운 살인> 등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 이동연 기자 2006-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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