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고구려史 재조명한다"

SBS가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고구려 역사를 중심으로 그린 대하드라마를 방영한다.

SBS는 지난 14일 경북 문경시에 대하사극 ‘연개소문’(극본 이환경 연출 이종환)의 오픈세트 상량식을 갖고 본격적인 제작에 나섰다. 그간 신라, 백제 등의 이야기에 고구려 역사가 얹어진 적은 있어도, 고구려의 역사만으로 드라마가 제작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드라마는 오는 5월 중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연개소문’은 100부작으로 제목 그대로 고구려의 영웅이었던 장수 연개소문의 생애를 토대로 고구려와 수, 당과의 역학관계를 재조명한다. 연개소문의 일대기와 함께 을지문덕, 김유신, 양만춘, 당태종, 계백 등 삼국시대 한반도 삼국과 중국의 역사적 인물들의 주요 활약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그간 SBS의 퓨전 사극과는 달리 이번 ‘연개소문’은 정통 역사물임을 표방하고 정사를 그려나갈 예정이다. ‘태조 왕건’ ‘용의 눈물’ 등 선 굵은 역사드라마를 주로 집필해 온 이환경 작가와 SBS ‘토지’를 연출한 이종한 PD가 함께 한다. 타이틀롤인 연개소문 역은 탤런트 유동근이 맡았고 당 태종 역엔 서인석이, 그 외에 나한일 황인영 등이 주요 출연진으로 캐스팅됐다.

제작진은 “잃어버린 고구려 역사를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작품을 집필한 이환경 작가는 “고구려 땅이 베이징 너머까지인데 그 방대한 영토와 대륙을 삼국통일로 잃어버렸다”며 “묻혀있던 우리 선조의 기상을 끄집어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재미만이 아닌 일종의 역사 복원작업”이라고 드라마를 설명했다.

이 작가는 이어 “정사를 바탕으로 한 정통사극으로 역사적 책임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드라마가 방영되면 중국이 껄끄러워할 수도 있지만, 허구인 드라마를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쓸 생각이기 때문에 문제되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 이상훈 기자 2006-2-15)

이환경 작가 "'연개소문' 정사로 차별화"

SBS 100부작 대하사극 '연개소문' 극본을 집필한 이환경 작가가 정사(正史)로 다른 사극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환경 작가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연개소문'은 정통 역사 드라마이고 다른 사극은 퓨전이라 옷만 입혀놓고 정통성 책임은 지지 않는다"라며 "자부심도 있고 (다른 사극과) 차별화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환경 작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해 역사가 훼손되는 것을 지키고 복원하고자 하는 것이 '연개소문'의 취지"라며 "그냥 지나치면 (훼손된 것이) 역사가 돼버리므로 이번 일은 일종의 역사복원 운동"이라고 드라마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드라마가 나가면 중국이 불편해하고 껄끄러워할 것이지만 정부 차원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며 "드라마에 허구성이 있지만 최대한 역사에 가깝게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환경 작가는 "자료 수집에만 만 1년이 걸렸다. 중국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 취재를 거의 막아놓았는데 그 전에 연구들이 많이 이뤄져 덜 힘들었다"며 "웅대한 역사를 복원하면서 기상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종한 PD도 드라마 '연개소문'을 "숨겨지고 묻혀 있는 고구려 되찾기"라 칭하며 "역사라는 것이 승자의 기록이고 글로 씌어진 역사만이 사실은 아니다. 행간의 진실을 찾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연합뉴스 / 백나리 기자 2006-2-15)

`연개소문` 역사왜곡 바로잡는다

5월방영 SBS 대하사극…"잘못 알려진 고구려史되찾자" 제작진 결의 주목

고구려 명장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그린 SBS 100부작 대하사극 `연개소문`(극본 이환경ㆍ연출 이종한)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연개소문`의 이환경 작가는 지난 14일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왕릉리 `연개소문` 오픈세트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가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잊혀진 고구려사를 되찾자는 의미에서 제작되는 `정사(正史)`인만큼 작가와 연출자는 물론이고 배우들까지 사명감을 갖고 드라마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또 "중국인들이 최고의 황제로 여기는 당 태종 이세민이 안시성 전투에서 연개소문에게 크게 패하고 한쪽 눈까지 잃어버리는 대목은 중국인 입장에서 볼 때 `왜 이렇게 중국을 비하하나` 하는 말까지 나올 수 있는 장면"이라면서 "그러나 중국에서 편찬된 고구려사 관련 자료에도 이같은 내용이 명백히 기재돼 있어 중국인들이 고구려의 연개소문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연개소문`이 중국 등 해외 수출 계획을 갖고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편집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개소문` 제작사인 DSP엔터테인먼트의 김양 제작이사는 "100부작 드라마를 전편 해외에 수출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이 드라마를 중국에 수출할 경우 편수를 줄일 가능성이 큰데, 그 과정에서 양국이 갈등을 빚을 만한 사안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은 편집될 수 있다"고 언급해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오는 5월 첫 방영을 목표로 최근 촬영에 들어간 `연개소문` 제작진은 현재 고구려와 당 사이에 벌어진 안시성 전투(645년)를 재현해내고 있다. 총 5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다양한 앵글의 장면을 잡아낸 안시성전투 신은 제1~2회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고구려사 왜곡 논란을 낳은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한중간 첨예한 외교적 갈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의 `연개소문`이 방영될 경우 그 파장이 안방극장 테두리를 벗어나 양국의 역사학계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헤럴드경제 / 유지영 기자 2006-2-15)

드라마 '연개소문', "중국이 각색한 고구려역사 복원한다"

"드라마 '연개소문'의 목적은 잃어버린 우리의 고구려 역사를 복원하는 데 있습니다."

SBS 100부작 대하드라마 '연개소문'(극본 이환경, 연출 이종한) 제작진이 14일 오후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왕릉리 일대에 지어진 1만 2천평 규모의 세트장에서 상량식 및 고사를 열고 드라마의 성공을 기원했다.

'연개소문'은 '태조 왕건', '야인시대' 등 선 굵은 드라마를 집필해온 이환경 작가와 '토지'의 이종한 PD가 손잡고 만드는 정통 역사 드라마. 멸망 이후 기록이 거의 소멸돼버린 고구려 역사를 바로잡아보겠다는 포부에서 출발했다.

'연개소문'의 목적, 훼손된 고구려 역사 복원

오픈세트 상량식을 마친 이환경 작가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역사가 훼손되는 것을 지키고 복원하고자 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개인적인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고구려 땅이 북경 너머까지인데 그 방대한 영토와 대륙을 잃어버렸다. 그 안에 우리 국가와 선조의 기상이 상당 부분 잠재했다"며 "그것을 끄집어내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역사 복원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개소문은 사실 역사적으로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는 인물. 때문에 이 작가는 만 1년 동안 자료수집에 열중했다. 김영만의 '연개소문', 이덕일의 '오국사기' 등 50여권의 서적과 여러 교수들이 집필한 200여편의 고구려사 관련 논문들을 두루 훑었다.

연출자 이종한 PD 또한 "말로만 정통 사극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묻혀지고 왜곡돼 있는 고구려 역사를 아주 정확하게 끄집어 내서 복원시키는, 외로운 작업을 하고 계신 그 분들 덕분에 자료 조사 과정이 한결 수월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역사라는 것은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고구려가 나당 연합군에 패하면서 엄청난 분량의 고구려의 역사는 없어졌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당나라의 시선에서 본 역사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역사의 행간에 묻혀있는 진실은 따로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작진, "중국 측 반발 예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가 속속 아시아권으로 수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개소문이 '중국이 두려워하는 인물'로 묘사되는 이 드라마를 중국 측에서 불편해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역사 왜곡'이란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연개소문은' 상당 부분 중국 영토를 배경으로 하는만큼 본격적인 현지 촬영을 시도했으나 관계 기관의 허가를 받지 못해 타이틀 영상을 찍어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 작가는 이에 대해 "중국 쪽에서 껄끄러워할 것이란 예상은 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구려에게 도대체 연개소문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꼭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개소문에 대한 기록은 모두 중국에서 넘어온 기록"이라며 "우리가 모태로 삼고 있는 '삼국사기' 또한 그 자체가 중국 역사에서 발췌, 옮겨 실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고구려사를 배경으로 제작 중인 '태왕사신기'나 MBC '주몽'과의 대결에서도 제작진은 차별화를 자신하고 있다.

이 작가는 "다른 작품들은 사극의 옷만 입은 채 역사의 정통성을 책임지지 않는 퓨전 사극 드라마"라면서 "따라서 정통 역사드라마인 우리는 자부심도 있고 차별화도 될 것이다. 재미를 위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웅대한 역사를 되살리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안시성 전투 장면, 사실적으로 되살린다

한편 타이틀롤을 맡은 유동근은 "많은 이들이 그 실체를 잘 모르고 있는 연개소문이란 신화적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사명감이 느껴진다"며 "문과 무를 겸비했다는 지장 연개소문을 시청자들께 알리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드라마의 책임프로듀서인 SBS 공영화 국장도 "4-5년 전부터 유동근씨를 '연개소문'으로 내정해놓고 준비했던 작품"이라면서 "세계 속에 빛나는 한국인의 혼을 드라마에 담아 한국의 역량을 온 세계에 과시할만한 좋은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달 초부터 촬영에 돌입한 '연개소문'은 오는 5월 방영을 목표로 본격적인 촬영 중이다. 대규모의 안시성 전투 장면이 드라마 1회와 2회를 통해 재현될 예정. 유동근은 "제작진 모두가 남다른 사명감으로 매일 3-4시간씩 잠을 자며 강행군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이뉴스24 / 배영은 기자 2006-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