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일상에 대해 꾸준히 대화 하세요

여의사 3인이 말하는 올바른 자녀교육
예비 초등생, 기본적인 학습능력 점검해야

곧 초등학교 입학식이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예비 학부모들는 요즘 걱정반 기대반 의 심정이다. ‘혹시 내 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못하는 것은 아닌가’ ‘왕따당하지는 않을까’… 초등학교 신입생 자녀를 두었거나 자녀가 입학을 앞둔 소아정신과 여의사 세 명이 모였다.

명지병원 천근아 교수(8·7세 아들), 한림대 성심병원 홍현주 교수(9세 아들), 아주대병원 신윤미 교수(7·4세 딸) 등이다. 이들은 “부모들은 자녀와 항상 대화하고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 입학 앞둔 부모들의 걱정

- 아이가 두려운 마음보다는 설레는 마음을 갖도록 해주세요. 글쓰기와 간단한 셈하기 등 초등학교에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되어있는지 점검하세요. 일기 쓰기에 대한 훈련도 조금씩 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 학교생활의 규칙을 알려줘야 합니다. 다른 학생이 발표할 때는 기다리고 수업시간에 조용히 해야 한다는 등 규칙을 알려주세요.

-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분리불안증’을 느끼는 아이가 일부 있어요. 예를 들어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에 엄마가 동생과 더 오래 있을 텐데’라고 불안해 하는 아이가 있는거죠. 이런 증세가 심할 경우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받도록 하세요.

- 아이를 칭찬해 주세요. ‘학교에 가는 것은 네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아이, 왕따 당하지는 않을까

- 왕따가 일어나는 조건은 매우 다양합니다. ‘예쁘고 공부를 잘해서’ ‘집이 부자라고 자랑을 해서’ 등 주위에서 말하는 이유는 참 많아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평소에 자녀와 대화 루트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 자녀가 왕따를 당했다고 해서 바로 가해자를 찾아가 혼을 내면 안됩니다.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자녀의 일이지만 일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는 거죠.

- 아이가 평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왕따를 예방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 일시적인 왕따의 경우 심각한 문제로 지속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러나 왕따가 지속적으로 연결되면 아이는 일상생활에서 의기소침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신체 이상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모든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왕따의 피해자가 되면 어떡하나?’라고 걱정하지만 ‘왕따의 가해자가 되면 어떡하나’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사실 가해자가 있으므로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 필요가 있죠.

입학을 일년 늦출까요?

- 자녀가 1·2월생인 경우 학습 부진 등을 우려해 초등학교 입학을 일년 유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래 아이들보다 어리게 행동하고 학습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 소위 나이와 왕따·학습 부진은 상관성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자녀가 언어나 사회성 발달이 뒤떨어질 경우 입학시기를 일년 늦추는 것도 좋지만, 단지 1·2월 생이라는 이유로 학교에 늦게 입학하는 것은 지나친 걱정입니다.

- 입학을 유예하는 엄마들이 착각하는 것은 ‘일년이 지나면 내 아이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보통의 아이들은 또래 집단의 환경에 더 빨리 노출시키는 것이 교육적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주의력이 떨어지는데

-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는 어린이중 주의력 결핍으로 인한 행동 장애 아동이 가장 많아요.

-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끊임없이 움직이고 가만히 있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외래환자의 절반, 전체 초등학생의 3~5%가 주의력 부족으로 인한 과잉행동을 보입니다.

- 이런 때는 인터넷에서 간단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이 증세가 의심되면 집에서 가까운 소아정신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막연히 ‘나이가 들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다가 합병증만 키울 수 있습니다.

- 엄마가 할 일은 아이를 혼내지 말고 이해하라는 것입니다. 칭찬하고 자신감을 주도록 해주세요.

맞벌이 엄마들의 자녀교육은

- 엄마가 일을 한다고 죄책감으로 자녀에게 물질적, 심리적으로 과도하게 베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매일매일 적은 시간이라도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 워킹맘의 경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 부족해요. 양보다 질이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시간 역시 중요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동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아이의 생활이나 고민 친구관계, 학교생활 등에 대해 부지런히 대화를 하세요. 저 같은 경우엔 퇴근 이후에는 식사, 세탁소·슈퍼가는 일 등을 딸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조선일보 / 안석배, 이진한 기자 2006-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