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민은 정부를 믿지 않을까”…당·정·청,대대적 정권홍보 ‘올인’

청와대를 중심으로 당·정·청이 노무현 대통령 취임 3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정권및 정부 홍보에 나섰다. 20∼30%에 머물고 있는 대통령및 집권당 지지도로는 임기후반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의 정책성과를 적극 홍보함으로써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려는 주요정책에 대해 국민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면에는 5·31 지방선거 등을 겨냥한 측면도 엿보인다.

◇ 여론주도층과 인터넷 누리꾼 집중 공략 = 청와대가 노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이달중 사회 각계각층의 여론주도 인사들을 대상으로 ‘오픈 하우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학자,방송 시사프로그램 피디및 작가,칼럼니스트,정치인,전·현 청와대 출입기자,외신기자단 등을 초청해 청와대 내부를 관람시키고 홍보영상물을 보여줌으로써 현 정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현 정권 창출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전파력이 높은 인터넷 누리꾼들을 향한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와 정책홍보 인터넷 사이트인 국정브리핑,그리고 ‘대통령의 요즘생각’이란 이름을 붙여 ‘청와대 블로그’를 개설한 네이버 다음 파란 등 주요 포털사이트가 활용되고 있다. 청와대가 현 정부 들어 일부 언론이 ‘신조어’를 통해 여론을 오도했다며 그 사례들을 뽑아 매주 청와대 홈페지에 게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당·정·청 홍보시스템 강화 = 당·정·청 연구 TF(태스크포스)는 국정 전반의 홍보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열린우리당 대변인과 원내공보담당 부대표,국정홍보처장 등이 참석하는 회의체 신설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1월초 개각논란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 탈당문제 등은 모두 당·청간 홍보기능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또 담뱃값 인상이나 세제 개편,부동산청약제도 개선 문제 등에 있어 당·정간 불협화음도 심각한 수준에 이른만큼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말 차관급 인사에서 발탁된 15명의 차관급 가운데 각 부처 정책홍보관리실장 출신이 5명으로 3분의 1이나 차지한 것도 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정책홍보 강화를 고려했다는 해석이다.

◇ 배경 = 노 대통령이 최근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국 하버드대 조지프 S 나이 교수가 쓴 ‘국민은 왜 정부를 믿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책 내용이 논의됐다. 대통령이 그만큼 대국민 홍보강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 3년간 이룬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평가가 너무 인색하다는 판단도 홍보기능 강화 필요성을 절실하게 만든 요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제 성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양극화해소방안 등 주요 정부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믿고 따르지 않을 경우 국정운영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있다. 또한 5월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겨냥,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정책선거를 유도하고,선거국면 또한 여권에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국민일보 / 오종석 박재찬 기자 2006-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