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청나라는 신라의 후예다" 

산골에 은거 중인 한 아마추어 역사가가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소설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남 밀양시 단장면 표충사 인근에서 낮에는 친구 일을 돕고 밤에 역사 공부에 몰두하는 주경야독의 허경호(50)씨. 그는 최근 '금(金),청(淸)은 우리 역사'란 부제가 달린 '신라의 혼'이란 역사소설을 출간했다.

115쪽의 비교적 짧은 이 소설은 여진족의 나라인 금나라와 청나라가 한민족의 역사라는 주장 아래 전개된다.

금나라의 태조인 아골타가 신라계통인 김함보의 고손자이고, 청의 황성인 애신각라(愛新覺羅)가 '신라를 사랑하고 신라를 깨닫자'는 뜻으로 청의 황제가 신라의 후예라는 것.

허씨는 "소설은 허구라지만 역사소설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이 소설 역시 줄거리 전개를 위해 할 수 없이 20% 정도만 픽션으로 했지 나머지는 역사서를 통해 직접 확인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꾸 자기네 역사라 우긴다면 우리의 역사인 금,청을 내놔라는 뜻에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며 "공세적인 입장을 가지지 않으면 티베트나 시짱처럼 민족이 통째로 없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씨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2년 구상, 1년 집필로 총 3년의 세월을 들였다.

'한단고기','한민족의 뿌리사상','중국사' 등 관련 서적을 수도 없이 읽었고, 한자 해독을 위해 문자학도 따로 배웠다.

"자료를 찾으면서 금나라에 대한 중국 연구가 너무나 빈약한 데 놀랐습니다.

이는 중국이 금 역사를 자기네 것이라 주장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증거라 할 수 있지요. "허씨는 역사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전에 이미 두권의 역사서를 발간했다.

지난 2001년 개인사와 우리나라 역사를 연관지어 쓴 자전적 역사 에세이인 '흔들리는 나무'와 2003년 한민족의 역사 무대를 한반도를 넘어 만주, 시베리아까지 확장한 역사비평집 '역사와 시사 그리고 추억'이 그것들이다.

그는 2년 후 역사 비평집 '분노의 시대' 발간을 목표로 현재 집필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는 기업은행에서 20년간 은행원 생활을 하다 1998년 건강상 이유로 퇴직하고 부산에서 4년 동안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 지난해 집필을 위해 밀양에 들어갔다.

은행원 시절부터 역사서를 손에 놓지 않았던 그는 "제 돈으로 책을 내고 있지만 주위의 도움이 많아 큰 손해는 없다"고 웃으며 "힘닿는 데까지 우리 역사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 이준영 기자 2006-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