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공무원,토호세력같았다”…공직으로 지역유지 군림 ‘혈세 물쓰듯’

민선 단체장 시대가 열린지 벌써 11년째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는 아직 행정을 맡길만한 능력과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들이 쓴 예산은 92조4000억원으로, 나라 예산의 절반에 가깝다. 하지만 공금을 물쓰듯 써대고, 단체장의 선거공약이라는 이유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거액을 낭비하는 등 예산누수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 무분별한 사업 추진 = 이번 감사에서는 타당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165개 사업이 취소 또는 중단됐고, 이에 따라 이미 집행된 4209억원이 낭비되거나 사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광역시는 영상문화시설을 건립한다는 취지로 237억원을 들여 부지조성공사까지 마쳤지만 추가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서울 성동구도 61억원을 들여 복지관 건립 부지를 매입했지만 해당 부지가 건축허가 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것이어서 공사를 못하고 있다.

◇ 관광성 외유 = 경기 의정부시는 2004∼2005년 공무원 16명과 그 배우자 16명의 해외여행경비 1억원을 편법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산시도 최근 2년간 공무원 445명에게 업무와 관계없는 해외여행으로 2억6000만원을 썼다. 서울 동대문구와 전북 익산시는 공무원들의 여행경비를 외부업체에 떠넘기기도 했다. 부산시 의회와 경기 오산시 의회 등 지방의원들도 무분별하게 해외여행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34개 지자체 공무원들의 관광성 해외여행에 지출된 돈이 72억원이나 된다.

◇ 관용카드 사적 활용 = 인천 남동구 7급 직원은 사적으로 쓴 돈 593만원을 관용카드로 결제했고, 충남 아산시에서는 직원들이 관용카드로 식대를 쓴 것처럼 670만원을 결제한 뒤 이를 할인받아 570여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기도 했다. 경남 통영시 직원은 유흥주점에서 840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관용카드 부당사용은 단체장의 척결의지나 지방의회의 철저한 견제만 있으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데도 매번 반복되는 걸 보면 한심하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관용카드 66매 모두를 클린카드(12개 불건전 업소 사용금지)로 전환해 예산집행의 투명성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 무리한 축제 개최 = 2004년 한해 전국적으로 1178개의 축제가 열렸다. 이중 76%인 890개가 지방자치 실시 이후 신설됐다. 지자체들은 2004년 축제사업비로 3860억원을 변칙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원 춘천시 등 12개 지자체는 축제 업무만을 전담하는 15개 법인을 설립하는 등 축제를 마치 산하기관 스타일로 운영하고 있다. 축제 때문에 공무원들이 동원되면서 행정공백 현상도 심각했다.

◇ 지방유지로 군림하는 공무원 = 감사원 감사관들은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은 마치 토호세력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공직을 이권의 지렛대로 이용해 지방유지로 군림하려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지자체 감사기능을 독립기구화하고, 의회의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의 감사강화 방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국민일보 / 손병호 기자 2006-2-9) 

임기말 ''지방곳간'' 줄줄 샌다

“임기 만료를 불과 4개월 남겨놓고 선진문화를 배운다고 외유에 나서다니…” 6월말로 임기를 마치는 지방자치단체 집행부와 의회가 앞다퉈 ‘선진행정 견학’ 명목으로 집단외유에 나서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지방의원들의 집단외유는 연간 여행경비로 쓸 수 있는 예산을 소진시키는 행태여서 부적절할 뿐 아니라 도덕성 해이 논란까지 빚고 있다. 거기다 고급승용차를 구입하고 무더기로 감사패를 제작하는 등 민의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행태가 자행돼 임기말 ‘예산 낭비’ 구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성주군의회 의원 8명은 지난 5일 1인당 145만원을 들여 5박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다녀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의회제도 비교견학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주요 방문지는 하롱베이 앙코르와트 등 유명 관광지였다.

성주군 농민회는 “해외연수 명목으로 편성한 150만원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소진시킨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예산 반납운동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해외출장에 불참한 한 의원도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민심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부산 금정구의원 16명은 절반씩 나뉘어 지난 2일과 4일 각각 5박6일 일정으로 중국과 필리핀 여행을 했다. 명목은 관광사업 벤치마킹과 도시기반시설 견학으로 돼 있었으나 여행 일정은 대부분 관광으로 꾸려져 눈총을 샀다.

광주시의회 의원 4명은 지난달 3일 8박9일간의 일정으로 인도를 다녀왔다. ‘선진 문화유적지 보전 및 관리비교 견학’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간디 화장터 ▲갠지즈강 일출 ▲무굴제국 타즈마할 묘당 ▲이슬람사원 방문 등 관광으로 채워졌다. 1인당 여행경비는 239만원으로, 139만6000원을 해외출장 여비로 충당했다.

제주도 북제주군의회 의원 7명과 수행원 3명 등 10명은 외국 유명관광지 실태점검을 내세워 지난달 초 5일간 일정으로 중국과 홍콩을 다녀왔다. 1인당 180만원을 들여 다녀온 출장은 골프장 2곳과 원숭이 섬·삼아 야경시설 견학, 빅토리아 산정 야경견학 등 외유성 일정으로 짜여졌다. 더욱이 의회 간부는 논란이 일자 언론에 “도의원 선거전략에 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경기도 가평에 갔다”고 둘러대 비난을 증폭시켰다.

이밖에 충북 청원군의회는 최근 의장 전용차로 5000만원의 목돈을 써가며 체어맨 승용차를 구입해 주민 불만을 키웠다.

청원 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와 관련, 성명을 내고 “재정자립도가 28%에 불과한데다 경제사정도 어려운데 군의회가 의장 임기가 몇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고급승용차를 구입해 군민들에게 큰 상실감을 주고 있다”면서 해명과 교체를 요구했다.

음성군의회도 최근 4500만원의 예산으로 체어맨을 구입했으며 단양군, 제천시의회는 관용차 내구연한 경과를 이유로 올해 중으로 4000만∼5000만원대의 체어맨을 새로 구입할 계획이다.

울산시의 경우 전국체전 행사를 치른 이후 무려 559개의 감사패와 공로패를 돌려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샀다. 각종 패를 무더기 제작하는 비용으론 4000만원을 웃도는 예산이 쓰였다.

이같은 예산낭비 행태와 관련, 오수열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임기말에 관광성 외유를 떠나거나 슬그머니 관용차를 바꾸는 것은 민의를 제대로 읽지 않은 ‘제 배 불리기’나 다름없는 한심한 행태”라며 “주민들의 자체적인 감시기능 강화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2006-2-10) 

지방의원들 졸업여행?… 임기만료 앞두고 줄줄이 해외로

지방의회의원들이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관광성 외유에 나서고 있다.

시민단체는 “의원들이 무슨 졸업여행이라도 하느냐”며 개선을 촉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예산 낭비를 막으려고 규칙을 개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임기 끝나기 전에 챙겨 먹자? = 부산 금정구의원 16명은 최근 5박 6일간 중국과 필리핀을 다녀왔다. 명목은 관광사업 벤치마킹과 도시기반시설 견학, 자매도시 방문이지만 일정의 대부분은 관광으로 알려졌다.

강원 평창군의원 6명은 8일부터 열흘간 이탈리아 로마와 토리노, 스위스 제네바, 러시아 모스크바를 돌아다니는 중이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홍보한다는 게 이유. 하지만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토리노에는 이틀간 머물고 나머지는 관광성 일정이다.

경북 성주군의원 8명은 5일 의회제도를 비교한다며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떠났다. 경북의 한 지방의회는 ‘임기 말 의원 간 화합 도모’를 연수 목적으로 내걸었다. 대구 달성군의원 11명 전원도 최근 5일간 홍콩과 대만을 갔다 왔다. 여기에는 군수와 직원 6명이 동행했다.

부산 강서구의원들은 14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 쿤밍(昆明)과 난징(南京), 상하이(上海)로 떠날 계획이다. 시 관계자를 만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다. 이에 대해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김해몽(金海夢) 사무처장은 “해외연수의 목적은 외국 사례를 구정에 접목하는 것인데 임기 말 해외연수는 예산 낭비”라고 꼬집었다.

▽ 반발 부닥치자 계획 바꿔 = 경남도의회는 지난달 외유 계획을 세웠다가 비판 여론이 나오자 일정을 조정했다. 교육사회위원회 의원 7명은 당초 호주 오페라하우스와 블루마운틴을 둘러보려 했다. 하지만 관광에 치우쳤다는 지적 때문에 호주 시드니 시청과 뉴질랜드 교육청 방문을 포함시켰다.

경남도의회 3개 위원회는 이번 주에 중국, 필리핀, 미얀마를 방문하려 했다가 외유 논란을 의식해 포기했다. 경남도의회의 한 전문위원은 “임기 마지막 연도에 외유 계획을 세운 것은 도의회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의원 10명도 최근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가면서 베트남 하노이 시청을 방문하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해상문화 탐방을 이유로 하롱베이와 앙코르와트를 들르려고 했지만 시민단체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정을 수정했다. 시민단체들은 “의정 활동을 몇 개월 남겨 놓은 의원들이 외유로 구정에 무슨 기여를 할 수 있느냐”고 시정을 촉구했다.

▽ 제동 거는 지역 생겨 = 경남 진주시의회는 ‘의원 공무 국외연수 및 출장 규칙’을 개정해 지난달 1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관광성 외유에 제동을 거는 내용이 뼈대이다. 새 규칙은 해외연수와 출장을 가려면 출국 45일 전에 계획서를 심의위원회에 제출하고 귀국 후 30일 이내에 보고서 및 결산서를 시의회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했다.

외부 인사를 포함해 7명이던 심의위원을 9명으로 늘리고 세부 기준까지 마련했다. 심의 결과 역시 홈페이지에서 공개한다.

또 ‘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심의된 보고서와 달리 부당하게 (여비가) 지출된 경우 환수 조치한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지난해 2월 진주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의 해외연수를 계기로 시민단체들이 규칙 개정 연구 모임을 만들자 의회가 함께 참여해 참신했다는 의견을 들었다. 개정안은 상임위를 거쳐 지난해 12월 열린 본회의에서 표결 없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동아일보 2006-2-10) 

살림 다 하고도 3조 원 남았다

지난해 정부에서 세수가 부족하다고 국채까지 발행했었는데요. 그런데 막상 한 해 살림을 마감하고 나니 3조원이나 남았답니다.

유석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정부가 지난 해 일반적인 나라 살림에만 쓴 돈 즉, 일반 회계 세출은 134조 2천억 원.

그런데 들어온 돈, 즉, 세입은 더 많아서, 이 부문에서만 1조 원 넘게 남았습니다.

여기에 농어촌 지원과 같은 특별한 목적으로 쓰는 특별 회계에서도 1조 7천억 원이나 남았습니다.

지난 해 전체 나라 살림을 다 하고도 3조원이나 남았다는 얘깁니다.

3조원은 지난 해 세수가 부족할 거라며 편성한 추가 경정 예산 가운데 나라 빚인 국채로 조달한 규모와 거의 비슷합니다.

<인터뷰>김동건(서울대 교수): "민간 기업이라면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바로 잡으려고 했을텐데, 국가 기관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거죠"

더욱 문제는 정부가 당초 쓰기로 잡아 뒀던 돈 가운데 5조 천억 원이나 채 쓰지 않았다는 겁니다.

순수의미의 예산 절감액 6천억 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4조 5천억 원이나 차이가 납니다.

<인터뷰>고영선(KDI 연구위원): "계획을 충실히 세우고 또 집행도 충실히 함으로써 복지와 같은 국가적 우선 순위가 높은 분야에 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세수가운데 국세수입의 경우, 모자랄 거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4천억 원이상 더 걷혔습니다.

KBS뉴스 유석조입니다.

(KBS 2006-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