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헌신, 기사 읽고 울었다"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씨의 사랑과 헌신이 하인스 워드를 미국 프로풋볼 수퍼스타로 만들었다는 감동적인 사연이 알려지면서 '우리 어머니'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일고 있다. 김씨가 자식을 위해 모든 희생을 감내하는 한국 여성 모성애의 전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국땅에서 식당 접시닦이, 호텔 청소원, 잡화점 점원 등 하루에 세 가지 일을 할 정도로 힘든 생활을 하면서 아들을 뒷바라지했다. 워드는 오른팔에 '하인스 워드' 이름을 한글로 새겨넣을 정도로 어머니 나라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김영희씨의 기사를 읽은 네티즌들은 '대한민국 어머님들은 역시 세계 최고' '어머니는 강하다' 등 어머니를 예찬하는 수많은 글을 올리고 있다. 40대라고 밝힌 남성 네티즌은 "워드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고 울었다.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이 모자(母子)의 그 어려운 환경을 이기게 했다는 사실에 눈물겨웠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김영희씨의 가녀린 몸에서 어떻게 억척스러운 힘이 솟아났을까. 워드를 생각하는 정신의 힘이 워드의 오늘을 낳게 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학계 일부에선 어머니의 역할을 재평가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과정평가원 강창동 연구원은 "워드의 어머니는 자신보다 아이한테 투자한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라며 "한국 어머니는 자식을 통해 사회적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에 조건 없는 희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사회적 변화 때문에 전통적인 어머니의 상(像)이 약화됐다. 변화는 인정하되 어머니의 미덕은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이소희 교수는 "워드의 성공은 어머니 사랑의 힘이며 기적이다.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있고, 누군가 나를 믿어주면 사람들은 힘을 낸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육학과 신종호 교수는 "어머니의 희생이 '피그말리온 효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한 사람의 기대가 다른 사람에게 간접적으로 전달되면 성취로 이어진다는 교육학 용어다. 어머니가 희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자식이 더 노력해 결국 성공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비정부기구(NGO) '세이브 더 칠드런'이 전 세계 어머니 삶의 질을 측정한 결과 '어머니 지수'에서 한국은 110개국 가운데 16위를 차지했다. 이 지수는 어머니의 교육.건강과 어린이 삶의 질 사이의 연관관계로 순위를 매긴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교육을 받은 한국의 어머니가 자녀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이는 경제개발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 이철재.권호 기자 2006-2-8) 

MVP 아들은 수백억원 벌지만 "난 학교식당 일 계속 할래요"

6일(한국시간) 끝난 제40회 수퍼보울(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지난해 9월 팀과 4년간 2750만 달러(약 267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연봉으로 따지면 67억원이다. 팀 역대 최고액 선수다. 더구나 이번 수퍼보울 우승으로 우승 보너스 250만 달러에 포스트시즌 배당금(정규시즌이 끝난 뒤 치른 4게임 수입을 성적에 따라 나눈 것)까지 합치면 약 1000만 달러(97억원)를 더 받게 된다. MVP 부상으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차도 받았고, 앞으로 CF 섭외도 줄을 이을 예정이다.

아들이 거액을 받는 프로풋볼 스타가 됐지만 어머니 김영희(56)씨는 아직도 워드가 졸업한 애틀랜타 포레스트파크 고교의 구내 카페테리아(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랜 미국 생활을 통해 일하는 게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신이 카페테리아에서 일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일을 하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있다.

워드는 7일 자신의 에이전트인 미셸 슈미트를 통해 "애초에 2주일 동안 한국을 방문하려고 했지만 방문기간이 1주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카페테리아에서 일하는 어머니가 학교의 봄방학 기간인 1주일만 휴가를 사용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워드와 어머니는 4월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계획이다.

한편 김씨는 수퍼보울이 열린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오지 않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집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확인됐다. 워드의 에이전트는 "한때 어머니가 수퍼보울이 열린 디트로이트 포드필드의 관중석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어머니가 '너무 떨린다'며 현장에 오지 못하고 집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고 전했다. 워드는 8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수퍼보울 우승 축하 퍼레이드에 참석한 뒤 14일께 애틀랜타로 이동해 어머니와 재회할 예정이다.

워드는 미국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팅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풋볼을 포기하고 싶을 때는 어머니의 처지를 생각했다. 어머니는 나의 모든 것이다. 어머니는 내게 모든 것을 쏟았으며 그것이 오늘의 나"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 이태일 기자 2006-2-8) 

새로운 영웅 출현에 열광 … 한국에도 몰아친 '워드 열풍'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의 정상에 오른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성공 스토리에 우리 사회가 빠져들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보울(NFL 결승전)에서 한국계 선수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것 자체만으로도 큰 화젯거리다. 하지만 미군 병사와의 사이에서 난 혼혈아가 NFL의 스타로 변신하기까지 어머니 김영희(56)씨가 이역만리에서 흘렸던 눈물과 땀의 사연이 국민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워드의 MVP 수상 소식이 알려진 6일 오후부터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위대한 모성'에 경의를 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영화 시나리오보다 감동적이다"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극복하고 인생역전을 이룬 워드 모자(母子)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등의 내용이다.

NFL의 저변이 점차 넓어지면서 스포츠 영웅으로서 워드 개인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벌써 인터넷 팬카페도 4~5개 생겨났고, 수퍼보울에서 워드의 활약상을 담은 동영상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인터넷 다음 토론방에선 '워드를 명예 한국인으로 만들어 주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워드의 투혼에 민족적 자긍심을 느낀다"는 반응도 많다.

문화평론가 이동연씨는 "워드의 성공담은 국적을 떠나 누구나 공감할 극적 요소가 충분하다"며 "특히 한국 내 차별을 피해 미국으로 간 워드가 그곳에서 소수민족 차별을 이겨내고 가장 미국적 스포츠인 수퍼보울에서 승리, MVP가 됐다는 사실이 우리 국민의 감성코드를 건드렸다"고 분석했다. 영웅의 출현에 목말라하는 20~30대의 심리가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기회에 혼혈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워드는 한인 교포사회에서조차 혼혈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하는 설움을 겪었다고 한다. 한 네티즌은 "워드가 우리나라에서 계속 살았으면 '튀기'라고 놀림당하면서 학교나 제대로 다닐 수 있었겠느냐"며 "색안경을 끼고 혼혈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배타적 민족주의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드의 성공을 가능케 해준 미국 사회의 문화적 포용성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혼혈인 차별 철폐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 '하이패밀리'의 여한구 사무총장은 "워드의 성공을 계기로 혼혈인 인권에 관심이 생긴 건 환영하지만 '반짝 신드롬'에 그칠까봐 걱정된다"며 "워드 성공신화에 대한 관심이 혼혈인 인권 문제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드 열기'는 상업광고로 이어질 조짐이다. 4월 어머니와 함께 방한하는 워드를 광고에 섭외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워드 모시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 정강현.김호정 기자 2006-2-8) 

슈퍼볼 MVP 하인스 워드 어머니 김영희씨 인터뷰 

《갈비는 그렇다 치고…. 콩나물 무침과 어묵 볶음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뉴욕에 온 지 반년 조금 넘은 기자도 가슴 깊은 곳에서 뭔가 뜨거운 게 울컥 치밀어 올랐다. 세상 어디에 있든, 아들이 얼마나 잘났든 ‘코리안 맘(Korean Mom)’의 마음은 똑 같았다.

“아이가 오면 우리 한국 음식을 해줄 거예요. 갈비, 콩나물, 튀김, 어묵 같은 거…. 얘가 좋아하니까요.”

5일(현지시간)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어머니 김영희(55) 씨. 다음 날인 6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 부근 맥도너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심한 감기몸살을 앓고 있으면서도 기자의 전화를 뿌리치지 않았다.》

“가슴이 떨려서 경기장에는 못 갔어요. 아이가 어제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는데 무척 기분이 좋은 목소리였어요. ‘엄마, 우리 팀이 우승했어’라고 하더군요. MVP 받은 얘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죠.”

이날 아침 ABC TV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서도 그는 “MVP 수상은 팀 전체에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엄마 앞에서도 요란을 떨지 않았다.

“아이한테 겸손하면서도 자부심을 가지라고 늘 얘기했어요. 그 때문인지 일찍부터 철이 들고 자립심이 강했지요.”

딸만 둘인 편모 가정에서 자라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든 김 씨였다. 미군 상대 나이트클럽에서 회계를 맡다 스물다섯 살에 다섯 살 아래의 미군을 만나 결혼하고 미국 땅을 밟았다. 그 뒤 낯선 땅에서 이혼을 하고 힘들게 살아온 그의 이야기는 이제 미국 땅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한 신문은 “세 가지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워드의 열정은 아들을 위해 하루 세 가지 일도 마다않은 어머니에게서 온 것”이라고 썼다.

아들은 엄마한테 ‘눈물’도 물려받았다. 지난 시즌 AFC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한 뒤 팀 동료 제롬 베티스가 풋볼을 그만두려하자 눈물로 만류했다. 그 눈물은 이후 팬들의 입에 내내 오르내렸다. 그런 그의 눈이 시도 때도 없이 눈물로 젖는 순간은 바로 엄마 얘기를 할 때다.

검소함도 물려받았다. 지난해 9월, 4년간 2850만 달러(약 280억 원)라는 고액에 지금의 피츠버그 스틸러스 팀과 계약하면서 엄마한테 새 집과 벤츠를 선물했다. 하지만 그 자신은 시장에서 산 3달러짜리 티셔츠를 계속 입고 다니며 ‘블루칼라 스포츠스타’로 불렸다.

이제 미국 최고의 스타를 아들로 둔 엄마 역시 더는 가난하지 않다. 힘들게 아들을 키울 때도 마음만은 가난하지 않았다. 김 씨는 “열심히 일한 결과 남보다 넉넉하게 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래도 일주일에 다섯 차례는 근처 고등학교에 출근해 식당일을 한다. “일할 수 있는데 놀며 지낼 필요가 있나요.”

힘든 삶을 살아왔지만, 그녀는 미국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기 위해 저소득층 이민자에게 주는 미국 정부의 지원도 받지 않았다.

궁금한 게 있었다. 바로 아들 워드의 오른팔에 새겨진 한글 이름, 그 아래 빙그레 웃음을 머금고 있는 미키 마우스 그림이었다. 왜 미키 마우스일까?

“아무리 어려워도 미키 마우스는 웃고 있기 때문에 좋아한대요. 왜, 다른 선수와 심하게 부딪쳐도 우리 아이는 항상 웃잖아요.”

고된 생활 속에서도 아들을 향해서만은 환하게 웃던 엄마, 그리고 그 엄마의 모습을 닮은 웃음. 아들은 이제 그 웃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려 하고 있다.

(동아일보 / 공종식 특파원 2006-2-8) 

하인스 워드의 성공비결 ‘살인미소·긍정적 사고’

‘성공 비결은 미소와 긍정적인 사고.’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최우수 선수(MVP)의 영예를 안으며 꿈을 이룬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의 성공비결은 미소와 긍정적인 사고였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팅 뉴스〉는 10일자에서 워드는 공격과 수비를 겸한 만능 플레이어이며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살인적인 미소’라고 보도했다.

▲ 살인미소

〈CBS 스포츠라인〉은 “NFL 입성당시 워드는 너무 작아서 쿼터백으로 쓸 수 없었고, 너무 느려서 러닝백으로 활용할 수 없었으며, 너무 약해서 와이드 리시버로 쓰기가 힘들 것으로 여겨졌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워드는 부단한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강한 투지로 회의론자들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증명했다.”

실제로 워드는 와이드 리시버이면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태클로 상대 러닝백을 저지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워드는 이런한 성격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의 눈물로 탄생했다. 워드는 〈NFL필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초등학교때 전 한국 문화에 집착하는 어머니가 싫었어요. 어머니는 매번 한국 음식을 만들었고 집에 들어올땐 신발을 벗으라고 하셨어요. 처음엔 창피해 집에 오기도 싫었죠.”

특히 혼혈아라고 아이들한테 놀림받는 게 싫었다.

“한번은 어머니가 학교에 데려다 주시는데 아이들이 쳐다보고 손가락질하는게 느껴져 저도 모르게 얼굴을 숨겼어요. 어머니는 아무 말이 없으셨고 내리면서 인사하려고 돌아보는데 울고 계셨죠. 그때 전 크게 깨달았어요. 그리고 친구들이 아무리 놀려도 한국인이란 사실을 받아들이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웃고 다녔습니다.”

▲ 긍정론자

워드의 친구 벤은 “한번은 마우스피스가 떨어질 정도로 굉장히 세게 부딛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가서보니 분명히 아픈건 맞는데 워드는 웃고 있었다. 워드는 항상 웃고 웃고 또 웃었다”고 말했다.

멀티능력을 지닌 워드는 대학교 때까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만 했다. 그대도 워드는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모든걸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에어리언스 코치는 “블로킹을 아예 배우려 하지 않는 다른 NFL 리시버들과 달리 워드는 마치 라인맨과도 같이 적극적으로 블로킹 한다”고 말했다.

“저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늘 부정적인 사람도 있어요. 왜 슬퍼하죠. 전 뭘 하든 즐기면서 살아요. 그렇게 살아야하지 않나요.”  

(경향신문 / 문승진 기자 2006-2-8) 

[집중분석] 편견과 역경을 이겨낸 워드의 성공스토리

단일 이벤트로는 세계 최고의 무대로 꼽히는 ‘블록버스터’ 슈퍼볼에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와 MVP를 같이 거머쥔 하인스 워드(30)의 성공기는 각본이 없는 ‘인생극장’과 견줄 수 있다. 그가 살아온 서른 인생 자체가 한편의 잘 구성된 드라마였다. 분명한 것은 초반에 쉽게 극복하기 힘든 난관이 있었지만 이를 현명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해피엔딩’으로 연결하기 까지의 과정은 워드의 노력과 어머니의 헌신이 뒷받침됐다는 것이다.

◇ 한계와 편견을 넘었다.

그는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다. 미식축구 명문인 조지아대 재학 때 러닝백과 와이드 리시버,쿼터백을 두루 맡으며 미국대학 미식축구 사상 처음으로 러싱 패싱 리시빙 킥오프리턴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1000야드 돌파를 노려 될성부른 ‘떡잎’으로 인정받았다. 잠재력을 생각하면 98~99시즌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봉 15만 달러에 3라운드 92순위로 피츠버그에 지명된 것이 못마땅했을 정도. 183cm의 작은 키에 9살 때 자전거를 타다 왼쪽 무릎을 다친 경력 때문에 가능성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던 게 맞다.

6일 MVP 수상자 워드의 과거와 현재를 길게 소개한 ‘CBS스포츠라인’은 ‘그는 너무 작아서 쿼터백으로 쓸 수 없었고, 너무 느려서 러닝백으로 활용할 수 없었으며, 너무 약해서 NFL의 와이드 리시버로 쓰기가 힘든 것으로 여겨졌다’며 NFL 입성 당시의 평가를 전하면서 ‘워드는 회의론자들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동양인의 피가 섞여 체격적인 한계가 있었지만 경기를 읽을 줄 하는 영민한 머리, 그리고 부단한 노력과 쉽게 포기하지 않은 강인한 투지가 성공시대의 바탕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학 때 멀티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은 피츠버그에서 와이드 리시버이면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태클로 상대 러닝백을 저지하는 능력도 갖춘 선수로 평가받는 바탕이 됐다.

◇ 너무도 인간적인 워드씨

워드는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지나치게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찬사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스타이기 이전에 ‘너무 인간적’이라는 평가에서 비롯된다. 지난 시즌 AFC 챔피언결정전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41-27로 패퇴하며 눈물을 흘리며 은퇴를 선언하려던 러닝백 제롬 베티스를 만류한 사연은 슈퍼볼을 전후해 내내 회자됐다. 베티스는 13년간의 NFL 생활을 하며 올시즌 고향인 디트로이트에서 생애 첫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안으며 은퇴를 선언했고 워드는 “사랑한다. 이 트로피는 너의 것이다”는 헌사로 슈퍼볼 제패를 그의 공으로 돌렸다.

항상 웃는 얼굴의 워드는 소탈한 성격으로도 미국인들에게 화제다. 그는 지난 해 9월 4년간 2850만 달러의 조건으로 대박계약을 이뤘지만 벼룩시장에서 산 3달러짜리 티셔츠를 입고 다니며 ‘블루칼라 백만장자’로 불린다. “나가서 너가 가진 것을 자랑하고 다니지 말라”는 어머니의 말을 따른다는 그는 대박 계약금을 바탕으로 올 해 말 애틀랜타시에 문맹을 깨치기 위한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 오광춘 기자 2006-2-7) 

'슈퍼' 워드 어머니가 MVP... 한국인의 혼으로 뛰었다

“내 어머니가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 내 속에 있는 모든 가치들은 성실하고 근면했던 어머니가 전해주신 것이다.”(5일 슈퍼볼을 앞둔 LA타임스와의 인터뷰)

“어머니는 나를 포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를 버리지 않았다. 어머니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교훈을 나에게 불어넣어줬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속 도전하도록 하면서 내가 가야 할 길을 찾도록 해줬다.”(6일 슈퍼볼 MVP 수상 뒤 CBS스포츠라인과의 인터뷰)

한국계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북미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전인 제40회 슈퍼볼 무대에 생애 처음 나서 최고 영예인 MVP까지 거머쥐면서 그의 몸속에 흐르는 한국인의 ‘혼’과 그를 있게 한 어머니 김영희씨(55)의 사랑이 뜨겁게 조명되고 있다.

워드는 6일 오전(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포드필드에서 열린 아메리칸콘퍼런스(AFC)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내셔널콘퍼런스(NFC) 시애틀 시호크스간의 ‘왕중왕’ 대결을 통해 꿈의 슈퍼볼 무대에 섰다. 한국계를 포함해 동양인이 미국 대륙 최대의 축제인 슈퍼볼 무대를 밟은 것은 사상 첫 위업. 워드는 생애 첫 슈퍼볼 무대서 와이드 리시버로 양팀 통틀어 최다인 123야드 패스 전진과 18야드 러싱을 일궜고 4쿼터 중반에는 천금같은 터치다운까지 성공시키며 피츠버그의 21-10 승리를 이끌었다. 슈퍼볼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로까지 선정돼 한국계 스포츠스타의 새로운 신화를 썼다.

워드는 승부처에서 피츠버그가 엮어낸 결정적인 두 번의 터치다운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승리의 주역이 됐다. 워드는 3-0으로 뒤진 2쿼터 11분께 쿼터백 벤 뢰슬리스버거의 37야드 장거리 패스를 상대 수비의 저지를 뚫고 받아내며 3쿼터 종료 2분을 남기고 성공시킨 뢰슬리버거의 역전 터치다운의 발판을 만들었다. 또 14-10으로 쫓긴 4쿼터 6분께 뢰슬리스버거의 짧은 패스를 받은 러닝백 랜들 엘이 시도한 43야드 리버스 패스를 받아 터치다운으로 연결,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워드는 생애 첫 슈퍼볼 출전에서 승자에게 주어지는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슈퍼볼 반지까지 낀 데 이어 MVP마저 차지하며 환호했다. 또 슈퍼볼 무대의 최고 자리에 서기까지 미국땅에서 겪었던 편견과 역경이 겹쳐지며 그의 성공시대는 더 빛이 났다.

워드는 NFL에 쓰고 있는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곡절많은 성장기로 눈길을 모았다. 자연스레 어머니 김씨의 헌신과 희생이 같이 부각됐다. 한국에 주둔한 흑인 아버지와 어머니 김씨 사이에서 1976년 3월 태어난 워드는 한 돌이 지나기 전에 가족과 함께 미국에 정착했지만 얼마 후 부모의 이혼으로 시련을 겪었다.

그 뒤 어머니가 영어를 못하는데다 직업이 변변치 않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는 바람에 워드는 미국인 친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7세가 돼서야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있었다. 동양계 피가 흐른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지만 접시 닦기와 청소 등 하루에 3가지 일을 하면서도 점심과 저녁을 챙겨주면서 자신에게 헌신하는 어머니의 희생을 교훈으로 받아들이며 꿋꿋이 갈 길을 개척했다.

그가 슈퍼볼 무대에 앞서 “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고 당당히 외친 데에는 어머니에 대한 보은의 심정이 새겨져 있다. 슈퍼볼 반지도 고스란히 어머니께 바친 워드는 오는 4월 2주간 한국을 찾아 어머니와 함께 자신의 뿌리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인의 뜨거운 피와 웅혼한 기상을 가슴에 새기며 ‘꿈★’을 키워온 끝에 ‘슈퍼’ 워드로 우뚝 선 그의 금의환향이 기다려진다.

◇1쿼터

●10분40초(피츠버그·이하 피)=쿼터백 뢰슬리스버거, 와이드리시버 워드에 패스했으나 볼 놓쳐 터치다운 실패

●12분52초(시애틀·이하 시)=하셀벡, 잭슨에 패스해 16야드 전진후 터치다운했으나 파울로 무효

●14분33초(시)=브라운 47야드 필드골 성공 3-0 리드

◇2쿼터

●3분16초(피)=워드 왼쪽 18야드 러싱

●8분1초(피)=뢰슬리스버거, 워드에 12야드 패스 성공

●12분2초(피)=뢰슬리스버거, 워드에 37야드 패스 성공

●13분(피)=뢰슬리스버거 1야드 터치다운 성공, 피츠버그 6-3 역전. 제프 리드 보너스 킥 성공 7-3

◇3쿼터

●10초(피)=파커 75야드 터치다운. 스크램블에서 나온 볼을 잡아 성공시킨 슈퍼볼 역사상 가장 긴 터치다운. 리드 보너스킥 성공으로 14-3 리드

●3분15초(시)=브라운 50야드 필드골 실패

●7분14초(시)=하셀벡, 스티븐슨에게 패스 16야드 터치다운,14-9로 추격. 브라운 추가 보너스킥 성공으로 14-10

◇4쿼터

●4분6초(시)=하셀벡 패스미스, 피츠버그 잭슨 인터셉트해 24야드 전진

●5분56초(피)=엘이 워드에 패스, 43야드 터치다운 성공이어 리드 추가 보너스킥 성공시켜 21-10

(스포츠서울 / 오광춘 기자 2006-2-7) 

우리사회서 소외받는 혼혈인

국내 3만5천명…"`워드 신드롬' 계기로 차별 없애야"

"개인성공담 너무 부각하면 다른 혼혈인들은 상실감"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계 미국인 하인스 워드(30)가 역경을 딛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을 계기 삼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혼혈인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혼혈인은 6ㆍ25전쟁에 참가한 주한미군과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1세대'를 시작으로 최근 아시아인과 한국인 사이에 태어난 `코시안(Kosian)'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혼혈인에 대한 차별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혼혈문제 전문가들은 순수혈통을 중시하며 혼혈인을 괄시하는 풍토가 차차 변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약하다며 한국에서 일고 있는 `워드 신드롬'이 사회적 약자인 혼혈인에 대한 인식전환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내 혼혈인 현황 = 국내 혼혈인은 1940년대 중반 주한미군과 한국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 1세대'를 시작으로 현재 3만5천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8일 혼혈인지원단체 `펄벅재단'에 따르면 국내에 살고 있는 미국계 혼혈인이 5천명 정도, 코시안이 3만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혼혈인은 역사적 관점에서 1, 2, 3세대로 나눌 수 있다.

혼혈 1세대는 6ㆍ25전쟁 발발과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온 주한미군과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으로 1947년 이후 현재까지 계속 태어나고 있다.

혼혈 2세대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우리나라를 찾은 동남아 남성과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나 1990년대부터 늘고 있으며 혼혈 3세대는 한국 남성과 주로 농촌에 시집온 동남아 여성 사이에 태어나 2000년대부터 급증하고 있다.

◇ `혼혈은 낙인' 인식변화 없어 = 순수 혈통을 중시해온 우리 사회에서 혼혈은 하나의 `낙인'처럼 인식되며 혼혈인은 고난을 겪고 멸시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

국제화가 진행되는 등 시대가 변하고 혼혈인 스타가 배출되면서 국민 인식에 점진적으로 변화가 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회의 각 분야에서 혼혈인은 아직도 `이방인'으로 취급받고 있다.

특히 혼혈 1세대 중 흑인과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 아동은 인종 차별의 아픔까지 겪어야 하는 두배의 시련도 있었다.

취학아동의 경우 아직도 국내학교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 형편이 되는 경우 외국인 학교에 들어갈 기회를 얻지만 대부분 가난이 되물림되는 형편이어서 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다.

성장해 취업 시기가 되어도 장애인과 함께 혼혈인은 기피 대상 1순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혼혈인 사이에도 차이가 존재해 한국 남성과 동남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아동은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는 등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으나 주한미군과 동남아 근로자를 아버지로 둔 혼혈 아동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 쉬운 형편이다.

◇ 개인성공담 치중 경계해야 = 워드의 MVP 수상 소식과 함께 혼혈인의 아픔을 담은 애틋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는 `워드 신드롬'까지 일며 그의 이름이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쾌걸조로'라는 네티즌은 "`멋지게 성공해서 어머니와 한국에 가고싶다'고 말한 워드의 마음만은 분명 한국인"이라며 "정부는 워드에게 명예시민증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워드 신드롬'을 계기로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다소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관심이 한 개인의 성공담에 초점을 맞춰지다 보니까 열심히 살면서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혼혈인에게 또다른 상실감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펄벅재단의 이지영 간사는 "혼혈인 문제는 일부 혼혈인 연예인이 인기를 얻거나 하인스 워드 같은 사람이 주목받는다고 해서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며 "먼저 정부의 정책이 바로 서고 모든 사람이 시간을 갖고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성공회대 박경태 교수는 "혼혈인 스타에 대한 관심이야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만 `이제 혼혈인도 대접받는구나'라고 현실을 호도하고 자팃 소수 성공사례를 가지고 '저들은 저렇게 성공하는데 너희는 뭐했냐'는 식으로 사회 구조적 책임을 개인의 무능으로 전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계했다.

혼혈인 차별철폐를 촉구하는 `하이패밀리' 여한구 사무총장도 같은 지적과 함께 "워드 열기가 혼혈인과 그 부모들의 인권문제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 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6-2-8) 

스포츠위클리, "하인스 워드, 무릎 인대도 없이 진통제 투혼"

한국계 슈퍼볼 MVP 하인스 워드(30 피츠버그 스틸러스) 가 미국의 스포츠 전문 주간지 ‘위클리스포츠’의 표지를 장식했다. 워드가 슈퍼볼에 앞서 진통제를 맞았고, 무릎 인대도 없이 선수생활을 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스포츠위클리’는 9일(한국시간) 발간된 최신호에서 워드가 그의 아들 제이든 워드를 안고 빈스롬바르디 컵에 키스 하는 사진을 표지로 실었다. 또 이 잡지는 ‘워드는 스틸러스의 철인(Ward is Steelers’ man of ir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그의 투혼을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워드는 슈퍼볼을 이틀 앞둔 4일 왼쪽 어깨를 접질려 경기 직전에는 진통제를 맞고 그라운드에 나서 결국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MVP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볼 하루를 앞두고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레이 루이스에게 전화를 걸어 슈퍼볼을 앞두고는 원래 그렇게 긴장이 되는 건지를 물었다는 일화도 알려졌다.

NFL 최고의 라인베커로 꼽히는 레이 루이스는 지난 35회 슈퍼볼에서 볼티모어를 정상으로 이끌며 MVP에 오른 적이 있었으니 워드가 그에게 전화를 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었다.

결국 워드는 경기 시작 직전 극도의 긴장 상태를 이기지 못하고 구토를 한 뒤에야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기사를 쓴 짐 코베트 기자는 어려운 환경과 신체적인 결함 때문에 워드는 결코 이렇게 뛰어난 선수는 될 수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가난한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운동을 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새롭지 않다. 그러나 콜버트 기자는 워드가 어린 시절 자전거 사고로 왼쪽 무릎의 십자 인대가 없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또 피츠버그 구단 대표 아트 루니 2세는 “워두는 아주 특별한 선수”라며 “그가 이제 제롬 베티스에 이어 피츠버그 구단의 횃불을 인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티스는 오랫 동안 피츠버그의 주전 러닝백이자 팀 리더로 활약한 간판 선수로 이번 슈퍼볼 우승을 끝으로 은퇴를 한다. 결국 루니 2세의 발언은 이제 피츠버그가 워드에게 거는 기대를 말해준다.

동료 러닝백 듀스 스탤리도 “나와 워드가 횃불을 이어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거들었고, 공격 코치 켄 화이센헌트는 “그의 불 같은 투지를 결코 다른 선수에게서 본 적이 없다”고 워드의 불굴의 의지를 칭찬했다.

코베트 기자는 워드가 라커룸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하며 “나는 전형적인 와이드 리시버는 아니지만 이제야 나도 뛰어난 풋볼선수가 됐다고 생각한다”는 워드의 말도 소개했다.

(조이뉴스24 / 김홍식 기자 2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