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사들에 단속권 준다

교사들이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의 규율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영국에서 도입된다. 예컨대 버스나 전철 안에서 학생들이 담배나 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교사들에게 이런 물건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것이다. 이 방침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추진하는'사회적 존경 회복 운동(Respect Action Plan)'의 일환이다. 이를 집권 3기의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블레어 정부는 이웃에 피해를 주는 무례한 행동이나 훌리건(축구장 난동꾼) 추방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이번엔 청소년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사회예절 교육을 한다는 의도다.

옵서버지는 영국 정부의 교육개혁안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5일 보도했다. 교사들에게 학교 안뿐 아니라 밖에서도 불량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이 골자다. 교사에게 흉기나 술.담배.마약 등 '부적절한 물건'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과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적당한 완력'을 써서 제지할 수 있는 권한까지 준다는 것이다.

영국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혼내줬다가 나중에 소송 등을 당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교사들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는 못한다'는 불량학생들의 인식과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키 스미스 교육부 고등교육담당 차관은 이런 방안을 8일 열리는 고등학교장.대학총장협회(ASCL) 회의 때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이 내용을 포함한 최종 교육개혁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며, 하원은 이를 3월 중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존 던포드 ASCL 회장은 "교사가 학교 밖에서 얼마만큼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환영했다.

(중앙일보 / 최지영 기자 20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