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공모함 보유 ‘시간문제’

중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도입한 항공모함 바리야그호가 다롄항 도크에 정박중이다. 이 항모에 중국 해군 함정에 쓰이는 회색 페인트 칠이 되어 있어 수리한 뒤 사용할 지 주목되고 있다. varyagworld.com

군사대국 중국이 결국 항공모함까지 보유할 것인가.

중국이 2002년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한 항모 ‘바리야그’호를 현재 다롄(大連) 조선소에서 선체 보수중이라며 이는 중국 항모 보유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IHT)이 31일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인 미국 워싱턴의 국제전략평가센터 릭 피셔 부소장은 “최근 위성사진 판독 결과 도크에 정박중인 바리야그호는 중국 해군용 함정에 쓰이는 회색 페인트 칠이 마무리된 상태”라며 “중국이 이 항모를 훈련용으로 사용하거나 완전 운행이 가능한 상태로 바꿀 의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늦어도 2010년에는 중국이 항모 건조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캐나다 군사잡지인 칸과 디펜스의 핀커프 편집장은 “항모 보수작업은 중국이 향후 자체적으로 항모를 건조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라고 풀이했다.

바리야그호는 배수량 6만7천5백t에 함재기 60대를 보유할 수 있는 항공모함이다. 1985년 흑해 연안 우크라이나의 니콜라예프 조선소에서 건조됐으나 소련 해체 이후인 98년 2천만달러로 중국에 팔렸다. 당시 마카오의 한 도박회사가 이 항모를 마카오 해상 카지노 도박장으로 사용하겠다고 구입했으나 2002년 3월 돌연 다롄 조선소로 넘겨졌다.

대만 국방부 류츠첸 대변인도 지난 19일 “중국은 바리야그호를 관광용 시설로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항모 건조 작업에 대비한 훈련함으로 개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군부 인사들이 최근 국제 항공전시회에서 항모 탑재기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리웨이이(李維一) 대변인은 “대만 당국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많은 서방 해군 전문가들은 중국의 항모 건조나 구매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의 국방전략연구소 소속 해상안보 전문가인 샘 베이터먼은 “중국의 전략적 야심을 감안하면, 항모 보유는 충분히 논리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80년대부터 대양(大洋) 해군을 지향하면서 항모 보유를 극비리에 추진했으나 척당 25억달러가 넘는 건조 비용과 천문학적인 운영비를 감안해 97년 이후 항모의 꿈은 포기한 채 대만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한 잠수함 전력 확충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국방비의 두자릿수 증액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석유 수송로 확보 등 해양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항모가 필요하다는 중국 군부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의 한 조선소에서 항모를 극비리에 건조하고 있으며, 이르면 2008년 실전 배치될 것이라는 중국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경향신문 / 홍인표 특파원 2006-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