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요’가 월화 드라마 1등하는 이유?

우영(허영란)-서동(조현재)-선화(이보영)

SBS 월화 사극 ‘서동요’중반부를 넘어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23일 39회를 방송했으니 이제 앞으로 10여회를 남겨두고 있다. ‘서동요’는 사극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백제 시대를 배경으로 서동(무왕, 조현재)의 황제 등극 과정을 모티브로 삼아 지도자의 덕목, 이공 기술의 중요성을 한축으로 또 하나는 전반부는 선화공주(이보영)를 둘러싼 서동과 사택기루(류진)의 삼각관계, 후반부는 서동을 둘러싼 선화공주와 우영공주(허영란)의 멜로라인을 두축으로 전개해왔다.

‘서동요’는 요즘 21~23%의 시청률로 월화 드라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서동요’는 최고의 스타라는 비와 신민아의 KBS‘이죽일 놈의 사랑’, 가수로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연기자 에릭과 엄태웅, 한지민 주연의 MBC‘늑대’의 거센 도전에도 흔들림없이 기획의도 대로 드라마를 전개해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병훈PD의 전작 ‘허준’ ‘대장금’의 50~60%의 엄청난 시청률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의미와 재미, 작품의 완성도와 긴장성은 높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의 39회 방송에서 볼 수 있듯 ‘서동요’는 이병훈PD의 사극의 연출관이 그대로 녹아 있다. 부여선(김영호)의 황제 등극의 야욕이 구체화되고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서동이 지도자로서 수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부분과 새롭게 멜로 라인을 구축하는 우영공주와 선화공주의 서동을 차지하기위한 치열한 애정의 갈등이 긴장감있게 전개됐다.

39회 방송에선 백제를 살리고 미래의 지도자로서 입지는 쌀농사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며 농사의 성공을 위한 서동의 고민은 위정자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서동요’는 초반부터 일반인에게는 피부적으로 와 닿지 않지만 의미가 있는 이공과 기술의 중요성, 지도자의 덕목, 위정자의 자세 등을 드라마 전반에 걸쳐 보여줬다. 일반인에게 관심이 많았던 ‘허준’에서는 건강과 인술, ‘상도’에서는 사람을 얻는 진정한 장사와 돈 버는 법, 그리고 ‘대장금’에서는 여성의 성공과 음식과 건강에 대한 것과 달리 ‘서동요’의 이공기술의 중요성은 시청자의 열렬한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은 국가, 사회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제이다. 만약 이병훈PD가 시청률만을 의식했다면 이 부분을 축소하고 멜로 라인을 강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공기술과 지도자의 덕목을 네러티브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사극은 분명 과거를 소재로 하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의미가 있어야한다”는 이병훈PD의 사극론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공기술과 지도자의 덕목이 의미의 부분으로 다가온다면 멜로 라인은 재미부분으로 다가온다. 초반부 선화공주를 놓고 벌이는 서동과 사택기루의 멜로축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서동을 놓고 선화공주와 우영공주의 애정관계로 옮겨가고 있다. ‘서동요’는 멜로에서 흔히 보이는 자극성이나 인위성 대신 이들의 연인의 관계와 갈등을 형성하는 개연성과 필연성을 부여하기위한 상황과 심리 묘사에 주안점을 둠으로서 멜로축을 형성하는 캐릭터의 사실성을 확보했다.

초반부 어설퍼 보이던 조현재, 이보영 등 주연들의 연기도 점차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안정감을 획득하고 있다. 여기에 임현식, 이창훈, 정선경 등 조연들의 주연을 받쳐주는 연기가 어우러져 ‘서동요’는 월화 드라마의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동요’는 오늘의 시청자와 우리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는 사극이라는데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마이데일리 / 배국남 기자 2006-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