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인-한국인‘DNA로 통한다’

단국대 김욱교수 분석
“만주일대 민족과 한국인 같은 계통
중국인은 오히려 베트남과 가까워”

현대 한국인의 60%는 북방 계통, 40%는 남방 계통의 유전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고구려인들의 유전적 특성은 중국 한족(漢族)이 아니라 한국인과 가까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고구려연구재단(이사장 김정배)의 연구총서 중 20일 출간된 김욱(金彧) 단국대 생물학과 교수의 논문 ‘미토콘드리아 DNA변이와 한국인의 기원’을 통해 밝혀졌다. 한국인의 모계(母系) 기원을 추적한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한국인 집단에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미토콘드리아 DNA 하플로그룹(같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형을 가진 그룹)은 동북아시아에서 잘 나타나는 ‘D’ ‘A’ ‘G’ 계열로, 북방 계통의 하플로그룹이 모두 60% 정도 된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B’와 ‘F’ ‘M7’ 계열 등 남방 기원 계통 역시 40% 정도 포함돼 있었다. 김 교수는 “이 결과는 한국인이 북방과 남방 계통의 유전자 풀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다기원적 집단이라는 최근 Y염색체 DNA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전적 분화 정도(FST값)을 통해 계통 분석한 결과 한국인은 중국 조선족, 만주족, 일본인과 가까운 것으로 분석된 반면 중국 한족은 베트남과 함께 다른 계통으로 묶여 차이를 드러냈다.

김 교수는 “현재 만주족과 중국 동북 3성에 거주하는 조선족이 중국 한족에 비해 한국인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결과로 볼 때, 과거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서 활동했던 고구려인의 유전적 특성은 중국 한족 집단보다 한국인 집단과 더 가깝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안에서 호흡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그 안에 이중나선 구조의 DNA를 2~10개 포함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를 통해서 자녀에게 전달돼 돌연변이율이 높고 교차가 일어나지 않아, 조상형 추정과 유전자 감식에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185명, 중국 조선족 51명, 만주족 40명, 한족(漢族) 40명, 몽골인 47명 등 445명으로부터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다.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2006-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