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및 공안 관련 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공안부가 집계한 지난해 경제 범죄는 약 7만2,000건, 공안 사건은 약 8만8,000건이었다고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이는 2004년에 비해 각각 9.7%, 6.6%씩 증가한 것이다.

경제범죄 중 금융관리질서 파괴 사건은 전년 대비 22.4% 늘어난 3,284건이었고, 금융사기는 1.7% 늘어난 7,458건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유사상표 ‘샘벅스’에 대한 소송 등으로 이슈가 된 지적재산권 침해 사건은 1,799건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51.9% 늘었다.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공안사건 가운데는 공무집행방해 증가율이 18.9%로 가장 높았고, 시위 등 집단소요가 13.0% 뛰어 뒤를 이었다. 이는 시장경제체제 도입 이후 개인 재산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에 맞서는 이들이 늘고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9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에서는 유흥업소 종업원 등 5,000여명이 당국의 업소 폐쇄조치에 항의하며 시 청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라오케, 룸살롱, 사우나 등 2,000여 곳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청사 앞에 몰려들어 “우리도 밥 먹고 살아야 한다”고 외치며 무장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시위는 선전시가 8일 시내 유흥업소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무허가 영업 및 소방시설 미비 등의 이유로 수백 곳을 폐쇄한데 따른 것이다. 시위대는 2,000여명의 무장경찰과 맞서다 5시간 만에 해산했으며 폭력시위를 벌인 혐의로 4명이 체포됐다.

(한국일보 / 이영섭 기자 2006-1-20) 

광둥성 "中 자본주의 부작용에 신음"

사회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를 결합한 중국 개혁개방의 쓰라린 부작용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광둥(광동)성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지역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집중적으로 돌아본 곳이기도 하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9일 주민 시위를 무력 진압해 최근 수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진 판룽 마을 르포를 통해 “광둥성은 급격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계층간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광둥성 중산(中山)시 인근 작은 농촌마을 판룽은 빠른 공업화 영향으로 도로와0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주민 2만여 명은 “고속도로 및 의류공장 건설을 위해 수용된 토지 보상금이 너무 적다”며 이 달 11일부터 농성을 벌인데 이어 14일에는 고속도로를 봉쇄했다. 경찰이 전기 곤봉과 최루탄으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서 주민 수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룽 주민들은 “어느날 관리가 10위안(약 1,200원)을 준다며 회의에 나오라고 해 출석서명을 했는데 그게 바로 토지수용 계약서였다”, “평생 살던 집을 50년 간 매년 700위안(약 8만5,000원)씩 주고 빼앗겠다고 한다”며 억울함을 쏟아내고 있다. 돈에 눈이 먼 부패한 지방 관리들이 주민의 땅을 헐값에 빼앗아 이익을 챙겨 궁궐 같은 집에서 떵떵거리는 ‘광둥식 양극화’의 단면이다.

BBC 인터넷판도 17일 “중국서 가장 부자들이 많은 이 지역에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식 경제개혁이 불러온 부작용의 축소판”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광둥성 산웨이(汕尾)시 둥저우(東洲) 마을 주민 300여명이 강제 토지수용에 항의하자 중국 경찰이 총을 쏴 최소 20명이 사망했다. 이보다 앞서 7월 말부터 부패관리 파면 운동을 벌여온 타이스(太石) 마을에 “언론인과 주민 대표가 괴한에게 당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김 위원장 방문 기간에 선전 뤄후(羅湖)구 까르푸 할인매장서 폭발물이 터진 사건도 이 지역의 불안한 정세를 보여준다.

이 지역은 김정일 위원장과 김일성대학 동창인 광둥성 당위원회 장더장(張德江) 서기가 사실상 책임을 맡고 있는 곳으로 장 서기는 김 위원장의 시찰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C는 “장 서기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정통 당 간부”라며 “광둥은 경제발전으로 인한 사회갈등을 공산당의 통제력으로 막아보려는 중국식 전략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 김신영 기자 2006-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