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사람 귀는 물고기 아가미에서 진화"

사람을 비롯한 육지동물의 귀는 물고기의 아가미로부터 진화한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가 발표됐다고 과학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9일 보도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마르틴 브라조 등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얕은 물에 살던 물고기가 때때로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고 공기를 호흡하는데 사용했던 대롱 모양 기관이 점차 육지동물의 중이(中耳)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동물이 뭍으로 올라온 뒤에 진화에 의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생각해 왔으나 브라조 등 연구진은 3억7천만년 전 물고기 화석을 분석한 결과 육지에 아직 동물이 살지 않을 때부터 귀의 진화가 진행됐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최초의 육지동물과 가장 가까운 3억7천만년 전 어류 판데릭티스(사지동물에 가까운 어류)의 귀뼈를 유스테놉테론이란 다른 총기어류(입천장에 있는 한 쌍의 구멍이 콧구멍과 연결된 어류) 및 초기 육지동물 아칸토스테가의 귀뼈와 비교한 결과 판데릭티스의 것이 진화가 진행중인 과도기적 형태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스테놉테론의 경우 하이오만디불라라는 작은 연골이 꼬인 형태로 호흡공이라 불리는 아가미 구멍을 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초기 사지동물인 아칸토스테가의 경우 이 뼈가 뒤로 물러나 오늘날 사람 등 육지동물의 중이가 있는 자리에 큰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판데릭티스의 화석은 물고기의 아가미 구멍과 육지동물의 귀를 연결하는 결정적인 `빠진 고리'라고 주장했다.

브라조는 "판데릭티스의 경우 꼬인 연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넓어진 호흡공이 열려 있는 사지동물과 훨씬 유사했다. 판데릭티스의 하이오만디불라는 약간 짧지만 유스테놉테론처럼 곧은 막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는 물고기와 사지동물을 합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지동물이 이런 연골 구조를 소리를 듣는데 사용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으며 브라조는 "이것은 연구에 착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연골 구조가 물이나 공기를 내뿜는데 사용됐는 지 여부는 분명치 않으나 이것이 물고기의 것으로부터 크게 확대되고 개선됐다는 점은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연구에 대해 시카고 자연사박물관의 마크 웨스트니트 학예관은 "이는 창조론의 관에 못 하나를 더 박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논평하고 "이는 진화의 중요한 시점에서 일어난 과도적 현상을 잘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조의 주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확자들도 있다.

멸종동물 해부학 전문가인 시카고대학의 마이클 라바버라 교수는 "브라조 팀이 호흡공이라고 말하는 주요 구조가 실제로 호흡공인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이들의 이론은 "이런 동물의 계보에도 없는 새로운 구조를 해석한 데 근거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2006-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