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파문 불구, 한국 과학은 살아있다"

한국 과학자 은하계 생성 새 이론 '사이언스'지에 실려… 천문학계 정설 뒤집어

거대한 타원형 은하계는 작은 나선형 은하 여러 개가 합병돼 만들어졌다는 기존의 천문학계 정설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이론을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구상성단은 태양과 같은 별 약 백만 개 정도가 모여 형성하는 별의 덩어리를 말한다. 또 이런 구상성단 약 만개가 모이면 이른바 타원형의 거대한 은하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타원형 은하를 형성하는 구상성단은 우주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존재해 '천문학의 화석'으로 불린다. 이런 구상성단의 별들은 대략 푸른 빛과 붉은 빚 두가지 종류로 색이 나뉜다. 이른바 '구상성단의 이중 색분포 현상'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구상성단의 이중 색분포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천문학계에서는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다른 중원소 함량을 갖는 두 종류의 성단족이 한 은하에 혼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하는게 정설이었다.

이런 색 분포 현상은 1977년 MIT 대학의 툼리(Toomre) 교수가 처음 제안한뒤 30년동안 세계 천문학계를 풍미한 타원은하 형성 이론, 즉 작은 나선 은하들이 합쳐져 타원은하가 형성됐다는 이론의 뚜렷한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처음부터 서로 다른 색을 낼수 밖에 없는 은하들이 섞여 합쳐졌기 때문에 하나의 성단에서 서로 다른 색 분포의 별들이 존재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연세대학교 천문학과 윤석진 교수팀이 이런 세계 천문학계의 정설을 뒤집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20일 새벽,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서구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정확하게 설명해 내지 못한 헬륨 핵융합이 일어나는 별들의 영향으로 두 성단이 섞이지 않아도 한 성단에서 두 가지 빛이 나올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이중 색분포 현상을 들어 고전적인 은하합병 시나리오의 근거로 사용할 수 없음이 판명됐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연세대학교 윤석진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거대 타원은하 구성성단의 형성에 대한 학계의 이론을 완전히 바꾸고 계층적 은하형성론에도 중대한 수정을 가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별의 색 분포가 나뉘는 정도를 수치화 해서 은하의 나이를 추정하는 새로운 기술도 확보했다.

이 기술은 기존의 방법보다 정확도가 다섯배 이상 높아져 선진국들만의 각축장이었던 은하형성 연구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최근 독자적으로 개발한 성단 색지수 모델을 이용해 갤럭스 자외선 우주관측 위성이 측정한 안드로메다 은하 구상성단들의 자외선 측정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최근 15년간 국제학계의 가장 활발한 연구분야의 하나인 '구상성단들의 이중 색분포 현상'의 기원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의미가 있다.

CBS경제부 이용문 기자

(노컷뉴스 2006-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