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맹한 고구려 군사의 후예"

“내가 바로 연개소문ㆍ을지문덕 장군의 후예랍니다.”

겨울 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이 갑옷과 방패를 직접 만들어 보며, 고구려 장수들의 용감한 민족혼을 배울 수 있는 역사 체험의 자리가 마련됐다.

경기도박물관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 주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오는 2월 3일까지 박물관 교실 ‘고구려 탐험 여행 - 나는 용맹한 고구려 군사의 후예’를 열고 있다.

초등학교 4~6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틀 간의 일정으로 모두 4 회(회당 50 명씩)에 걸쳐 열리는 이 교실에서는 먼저 고구려 특별전 감상과 함께 수렵도ㆍ무용도ㆍ씨름도 등 4~6세기 무렵의 고구려 벽화를 보며 그 시대 생활 모습을 배운다.

이 박물관 교실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내용은 둘째 날의 군사 체험 프로그램이다. 갑옷ㆍ방패 만들기와 옛 전쟁 놀이인 ‘석전(石戰) 놀이’ 체험으로 고구려 장수의 기상과 용맹성을 가슴 깊이 새기도록 하는 것.

“고구려 시대 갑옷은 물고기 비늘 모양의 철판을 가죽 끈으로 엮어 만든 ‘비늘 갑옷’으로 가장 큰 특징은 목가리개가 있는 점입니다.”

강사의 안내로 갑옷 만들기가 펼쳐진 18일, 실을 엮어 조각조각 비늘을 이어가는 어린들의 표정에서는 실제 전투를 준비하는 듯 진지함이 묻어 났다.

먼저 완성한 어린이가 갑옷을 입고 마치 군사를 지휘하듯 팔을 휘휘 내젓자, 옆에 있던 친구들은 손을 잠시 멈추고 “오! 멋진데.”라며 맞장구를 쳤다.

어린이들이 만든 비늘 갑옷은 재료만 철판과 가죽 끈 대신 가죽과 털실로 바뀌었을 뿐 갑옷 형태나 비늘을 엮는 방식은 차이가 없었다.

황호현(성남 불곡초등 5) 군은 “갑옷을 만들면서 고구려 장군들의 후예임을 느낄 수 있었고, 더 당당해져야겠다는 각오도 가졌어요.”라고 말했다.

비늘 갑옷을 완성한 어린이들은 이어 가슴을 완전히 가릴 수 있는 골판지 방패를 만든 뒤, 오후에는 놀이 마당에 나가 두 편으로 나뉘어 콘주머니를 던지는 옛 전투 놀이인 ‘석전 놀이’를 즐기며 고구려 군사의 기상을 본받았다.

(한국일보 / 황재성, 윤석빈 기자 2006-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