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른 中… 바라만 보는 美

中외환보유고, 日 제치고 세계 1위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사실상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작년 말 현재 중국 외환보유고 8189억달러와 홍콩의 외환보유고 1243억달러를 합치면 현재 1위인 일본의 8469억달러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정부산하 싱크탱크인 국가정보센터는 올해 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9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중국 혼자만으로도 1위를 확보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에서는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오는 31일 퇴임한 이후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아가는 등 대비되는 모습이다.

◆ 강력해진 중국경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04년에 비해 무려 34%나 늘어난 수치다. 이는 작년에 무역흑자가 1000억달러를 돌파한 데다 외국인직접 투자가 대거 유입됐고,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달러를 사고 위안화를 파는 식으로 적극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과 유럽은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중국 수출업자들에 대한 각종 장벽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 역시 중국의 지나친 무역수지 흑자로 세계 경제의 불균형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외환보유고의 70% 이상이 미 재무성발행 채권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 낮은 이자율에 따른 부동산 붐으로 상승세를 유지해온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이 채권을 되팔면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로 인해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은 이에 따라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7.5%의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다. 세계은행 역시 중국에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 불안한 미국경제

중국이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미국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지난 18년 반 동안 미국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경제대통령’ 그린스펀 미 연준 의장이 퇴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이 아니더라도 이미 미국 경제는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 최근호가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그간의 경제성장이 소득증가나 생산성 향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직 생기지도 않은 앞으로의 재화(財貨)를 미리 당겨쓴 결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집안이 춥다는 이유로 가구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처방의 결과였다는 지적이다.

그린스펀 의장이 그간 펴온 낮은 이자율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신용거래를 늘리면서 은행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들였고,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형성돼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후임인 벤 버냉키 의장 역시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이제 성장속도를 늦추면서 버블 붕괴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조선일보 / 최원석 기자 2006-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