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태국 고구려후손 연구 사학자 김병호박사 별세

1990년대 초부터 태국에서 활동하던 소설가이자 민족사학자인 김병호(金炳豪) 박사가 태국 북부 휴양지 치앙마이에서 지난해 12월 말 사망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향년 65세.

김 박사는 2년 전 위암이 발견돼 한국에서 수술을 마친 후 태국으로 돌아가 투병 생활을 해 왔다.

그는 치앙마이와 치앙라이에서 10여 년간 한민족 뿌리 찾기와 연구 및 저술 활동에 전념해 왔으며 고구려사와 발해사 연구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특히 김 박사는 고구려 유민으로 태어나 당나라에서 민족혼을 드높인 이정기(李正己) 장군의 영웅담을 다룬 역사소설 ‘고구려는 살아 있다’, 중국의 역사 왜곡에 맞서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 현장을 답사하며 민족혼을 노래한 역사기행시집 ‘아! 고구려’를 펴냈다.

그는 또 중국에서 태국으로 건너온 고구려의 후손으로 전해지는 ‘라후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치앙마이’도 남겼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김 박사는 단국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농수산부 부산식물검역소장을 지냈다. 그 후 서울대와 단국대, 필리핀 돈 마리아노 마르코스대 교수를 지낸 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수석고문으로 10년간 일했다.

(동아일보 / 이호갑 기자 20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