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이건희 회장을 띄우는 이유는?

일본 언론과 지식인 사회가 “일본에는 왜 이건희 회장 같은 경영자가 없는가”라며 이건희 회장 예찬론을 펴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일본 전자기업의 위기’라는 특집기사에서 “삼성과는 대조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 전자업계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훌륭한 경영리더가 없다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창업 2세인 이건희 회장이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의 연간 순이익은 1조엔을 돌파해 일본 7대 전자기업의 총순익보다 배나 많다”면서 “이는 삼성의 반도체와 휴대전화, LCD 등에 대한 집중 투자와 젊은 인재 등용, 세계 각지 연구ㆍ기술 인력의 대량 스카우트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또 “지식재산권과 디자인, 마케팅 등 각 지표에서 삼성은 세계 톱클래스로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삼성의 뒷모습은 날로 멀어지고 있다”면서 “왜 일본업계에는 이 회장과 같은 경영자가 없는 것일까”라는 자문을 던졌다.

최근 일본 경영 컨설턴트 기타오카 도시아키(北岡俊明) 씨와 토론모임인 ‘디베이트(Debate)대학’이 펴낸 책 ‘세계 최강기업 삼성이 두렵다’도 비슷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 책은 “이 회장은 천재 경영자”라면서 일본 기업이 삼성을 이기려면 “이 회장과 같이 100년 앞을 내다보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내에서의 이 같은 ‘삼성 예찬론’에 대해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이 같은 언급 이면에는 삼성을 꺾겠다는 무서운 투지가 자리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최근 들어 삼성에 대한 ‘보급로 차단’, ‘포위공격’을 주장한 일부 언론의 시각이 오히려 일본의 본심에 가깝다고 본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 / 권남근 기자 200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