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질병의 치유자' 또 기념비적 업적

병든 세포 새 세포로 대체 길 열다

서울대 황우석(黃禹錫·53) 석좌교수가 세계를 또 놀라게 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간 체세포 복제를 통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데 이어 이번에는 실제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해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역시 세계 최초이다.   황우석 교수는 19일 “척수 손상으로 팔·다리가 마비된 환자 9명과 선천성 면역글로블린 결핍증·소아당뇨 등 모두 11명의 환자에게서 피부세포를 떼어 내 복제한 뒤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이제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로 질병에 걸린 인체 세포와 조직을 바꾸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시각 20일 새벽 3시 저명한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넷판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줄기세포는 신경·췌장 세포 등 인체 각종 세포와 조직으로 자랄 수 있는 원시상태 세포를 말한다. 환자의 줄기세포로 건강한 세포를 만들어 이식하면 면역 거부반응 없이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황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실험은 작년 10월부터 18명의 여성으로부터 185개의 난자를 기증받아 이뤄졌다. 이를 통해 남자 환자 8명을 포함해 2~56세 환자 모두에서 체세포 복제가 가능했고 최종적으로 11종의 배아줄기세포가 완성됐다.

황 교수팀이 지난해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을 때는 젊은 여성의 난구세포 핵을 동일 여성의 난자에 넣어 복제했다. 이 때문에 남성이나 어린 여성 또는 폐경기 이후 여성은 복제가 불가능할 것이란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어느 누구에게나 치료용 줄기세포가 가능해졌고 아무런 생물학적인 관계가 없는 난자를 사용하더라도 체세포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도 입증했다.

이번 연구에는 줄기세포 하나당 17개의 난자가 사용됐다. 이에 따라 한 명의 여성 난자 분량으로 환자 한 명의 줄기세포 배양이 가능해졌다. 줄기세포 치료가 실용화될 경우, 난자 제공에 따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황 교수는 “복제 배아줄기세포로 환자를 치료하기까지 극복해야 할 실험 연구의 10단계 중 8단계가 해결된 셈”이라면서도 “성급한 장밋빛 기대보다는 차분히 앞으로의 연구결과를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이언스지는 황 교수의 일정에 맞춰 영국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마련하는 등 연구팀을 시종 특급예우했다. 사이언스지 최초로 한글로 된 보도자료도 만들어 배포했다. 현재 황 교수팀은 이번에 만든 배아줄기세포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획기적인 연구성과가 릴레이로 이어질 전망이다.

(배아줄기세포)

수정 후 14일 이내에 배아(胚芽) 내부에서 떼어낸 세포 덩어리. 특정 자극을 주면 신경·심장·근육·췌장 등 인체 모든 세포와 조직을 만들어낸다.

(조선일보 / 김철중 기자 2005-5-20)

‘황우석 쇼크’ 각국 정책 파장

미…연구지원 놓고 부시-의회 대립
독…“연구제한 관련법 재검토해야”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새 연구 성과가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정책 방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 같다.

미국에서는 당장 관련 법안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고, 독일은 줄기세포 연구를 제한하고 있는 관련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 연구 지원 놓고 공방 =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황 교수팀의 새 연구성과 발표에 대해 “나는 복제를 매우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못박았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부터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 자금을 지원하는 걸 금지해왔다.

그러나 현재 미 하원에 제출된,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자금 지원을 허용하는 법안은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상당수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법안 발의에 찬성한 의원만 201명으로, 의결 과반수(218명)에 거의 다다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하원 법안을 놓고 공화당이 둘로 쪼개졌다”고 표현했다.

부시의 강경한 태도는 그 자신이 독실한 크리스찬이란 점 외에, 이 사안이 부시의 정치적 기반과 밀접히 연결돼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부시는 확고한 반대 입장으로 기독교 우파의 지지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6 대 4 정도로 연구 허용을 지지하는 쪽이 많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미 하원은 이르면 이달중 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는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법안 재검토 들어간 독일 = 독일 정부 대변인인 벨라 안나는 20일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이 민감한 주제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며 “2년 안에 법적인 틀이 재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나 대변인은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 제한을 완전히 철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의회는 지난 2002년 1월 줄기 세포 연구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안나 대변인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오는 6월14일 북부 독일의 괴팅겐대학 연설을 통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브 윌리엄슨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대 교수는 하루 빨리 치료용 배아복제를 허용해줄 것을 촉구했다. 영국의 과학자들도 영국이 돌리 복제양 등 생명공학의 선구자이지만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뒤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돌리 양을 복제한 팀을 이끈 이언 윌머트 에딘버러대 교수도 지금 단계에서 정부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 / 박찬수 특파원 2005-5-22)

황우석교수 11일만에 심경 토로

"너무 힘들어서 다 접고 싶었다”
“이런 풍토에서 과학이 무슨 희망 있나 자괴감
악의적 제보로 모든일 벌어지게 돼 안타까워”
측근들 “야위고 꺼칠해져… 링거주사 맞아야”

“모든 것을 아주 접고 싶었습니다….”5일 오전 9시30분 어렵사리 연결된 휴대전화를 타고 들려오는 황우석(黃禹錫) 교수의 목소리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MBC PD수첩의 ‘협박취재’에 시달리다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세상이 싫다”는 말을 측근에게 남기고 지방 모처에서 칩거에 들어간 지 11일 만에 들려온 황 교수의 음성이었다.

“국민들이 하루빨리 황 교수님이 연구실로 돌아오시길 바란다”고 기자가 말을 건네자 황 교수의 음색은 어둡게 변했다. “내가 그동안 심신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의 목소리는 곧 ‘콜록콜록’ 하는 기침 소리에 막혀 끊겼다. “몸이 이 상태라서, 몸살에 걸려서….”

황 교수는 이어 한국에서 과학자로 살아가는 힘겨움을 토로했다. “이런 풍토에서 이런 과학이 무슨 희망이 있느냐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힘을 내시라”고 하자 황 교수는 “어찌됐든 상황이 이러니 기다려 주십시오. 상황이 사그라지고 과학을 과학으로 볼 수 있을 때(연구실로 돌아가겠습니다)….”

황 교수는 거듭 “이번주 중에는 복귀하시느냐”고 묻자 “조금 있다가 곧 뵙겠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황 교수는 인터뷰 도중 MBC PD수첩의 집요한 문제 제기로 시작된 그간의 논란에 대해 ‘깊은 상처’를 받았으며 억울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왜 과학에 (비과학적인) 다른 요소들이 관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과학에는 과학의 길이 따로 있습니다. 과학의 프로세스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과학의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황 교수는 특히 이번 파문이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일부 제자를 포함한 연구원들의 악의적인 제보에 의해 시작된 데 대해서도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너무나 악의적인 제보에 의해 이 모든 일이 벌어졌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한편 황 교수팀의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와 수의대 이병천, 강성근 교수는 지난 4일 오후 황 교수가 임시로 거처하고 있는 경기도 모처에 모여 밤늦게까지 그간의 논란에 대한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현재 교수님은 사모님과 함께 계시다”며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던 운동도 하지 않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등 건강이 안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평소 밤늦게 연구하더라도 아침엔 깔끔한 모습을 보였던 황 교수는 최근 살이 빠지고 수염이 텁수룩하게 나는 등 수척한 모습이라고 한다. 이 교수는 “신문이나 TV방송을 가끔씩 보지만 MBC는 잘 안 보신다”고 황 교수의 불편한 심경을 표현했다.

이 교수는 “복귀를 권하려고 전화를 하지만 힘들어하시는 목소리를 들으면 할 말이 없어진다”며 “연구 의욕이 아직은 덜 회복되신 듯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 교수의 연구실 복귀 시기와 관련해 안규리 교수는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내일부터 링거 주사액을 맞는다”며 당장 복귀는 힘든 상황임을 암시했다. 안 교수는 그러나 “황 교수는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해 연구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 이영완 기자 2005-12-6)

황우석 교수 '옆'에 정부는 없었다

예산만 소폭 지원… 법률·행정 등에선 뒷짐만
“이번 파문때 황교수 혼자 시골 이장처럼 뛰어”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에 정부는 올해에만 30억원을 지원했다. 생명공학 연구의 ‘메카’가 될 의생명과학연구동 등에는 무려 2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그렇지만 정작 ‘황우석 보호’라는 소프트웨어로 들어가면 허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연구팀 핵심 관계자는 심지어 “황 교수가 시골 이장 아저씨처럼 혼자 뛰어다닌다. 과학자가 연구보다 외적인 일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 허술한 기술 보호

체세포 복제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박을순 연구원이 지난해 미 피츠버그대 섀튼 교수팀으로 파견될 때 기술보안 유지 계약서 작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연락 두절 상태인 그가 만약 미국 연구팀에 잔류할 경우 기술 보안에 대한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것이다.

황 교수팀 관계자는 “당시 계약서를 쓰고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다”고 말했다. 통상 기술 보안이 필요한 회사의 경우 “회사를 그만두면 1년 이내에는 같은 종류의 직종으로 이직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는다. 황 교수팀은 올해부터 연구원에게 보안유지 계약서를 받고 있다.

◆ 복잡한 특허권도 미궁

황 교수팀의 특허는 지금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10여건의 국내외 특허 출원을 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나 복잡한 특허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가가 없다. 그 때문에 애써 개발한 각종 기술이 국제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 법률 자문도 초보 수준

황 교수 주변의 법률 자문에 대한 수준이 의심받는 것은 최근 PD수첩과 ‘합의서’를 쓰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황 교수는 합의서를 쓰고 줄기세포 5개를 PD수첩에 내줬는데 이 합의서 작성은 황 교수와 친분이 있는 모 변호사가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구멍 난 연구소 보안

PD수첩에 내준 줄기세포 5개는 보안문제와도 직결된다. 줄기세포를 내주는 과정에서 황 교수팀 연구소를 국가기밀연구소로 지정한 국가정보원이나 정부 당국은 이 줄기세포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전혀 관리하지 않았다. 황 교수팀 관계자는 “당시 국정원이 오히려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 왔다”며 어이없어했다. 또 다른 문제는 PD수첩이 취재과정에서 황 교수에게 악의적인 제보를 한 장본인이 연구소 내부에 있다고 알린 점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악의적 제보자’가 앞으로 연구 기밀을 외부로 유출할 수 있다.

◆ 박기영 보좌관은 어디에 있나

박기영(朴基榮)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 및 황 교수와 함께 ‘황금박쥐’ 클럽이라는 것을 만들어 황 교수 지원에 앞장섰다. 그러나 이번에 사태가 확산되는 동안 거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대통령에 대한 상황보고가 왜곡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까지 휩싸였다. 박 보좌관은 7일 핀란드에서 열리는 ‘한·핀란드 과학기술혁신정책협의회’ 참석차 6일 출국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뒷짐만 진 채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 김철중 기자 2005-12-7)

[심층취재] 황 교수팀, 체계적 지원 ‘절실’

연구원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없는 현실 이번 사태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법률지원에서부터 통역, 특허처리등에 이르기까지 황우석 교수팀은 어느것 하나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한채 직접 해결해 나가야 했습니다.

홍사훈 기자가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황 교수팀이 PD 수첩에 건낸 배아 줄기세포들은 연구의 핵심 기밀을 담고 있는 결과물입니다.

만약 다른 연구자 손에 들어갔다면 황교수팀이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기밀이 노출되는 건 시간 문젭니다.

제대로 된 법률 지원이 있었다면 방송사 직원이 달란다고 해서 연구의 핵심을 내주는 일은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또 줄기세포 연구는 우리 혼자만의 힘으론 한계가 있고 외국 연구기관과의 협력이 절대적입니다.

이때문에 황교수는 일년의 절반 이상을 외국 출장으로 보내야 했지만 영어 통역 한사람 지원이 없었습니다.

<인터뷰>박기영(청와대 과기 보좌관): "황교수님 자체적으로 해외 협력을 해왔기 때문에 제가 아는 내용은 없습니다"

현재 70여개에 달하는 황우석 박사 특허권의 절반은 이 서울대 산학협력 재단 소유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특허를 낼 때 이 재단이 한 일이라곤 외부의 변리사 사무실을 소개시켜준 것 뿐입니다.

어떤 부분을 특허로 내야 할 지부터 시작해서 모든 복잡한 특허 과정을 연구팀이 직접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진국에선 대학 자체 내에 변호사와 변리사는 물론 개발한 기술을 쉽게 설명해주는 대변인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는 연구에만 전념하면 되게 돼 있습니다.

<인터뷰>이덕환(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경호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법률과 특허 등 연구 외적 업무를 맡아 해줄 지원이 필요한 것이지.."

이밖에 대 언론 홍보업무나 거액의 예산을 집행하는 일, 연구원의 후생복지 등 어느 것 하나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국내의 많은 과학자들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없는 황교수팀의 현실로 볼 때, 이번과 같은 일이 이제서야 터진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개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사훈입니다

(KBS 2005-12-7)

[부일시론] 황 교수와 지식재산권전쟁

10년 후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국내줄기세포 연구진의 연구 성과가 어느 정도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의하면, 연간 6조6천억원에서 많게는 33조원의 국부창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됐다.

우선 연구개발의 결과가 국부창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구 성과를 지식재산권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연구가 과연 '지식재산권'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황 교수의 업적이 직접적으로 국부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최대 33조원의 국부 창출이 가능할까.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2가지 조건이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는 윤리성, 둘째는 특허성이다.

지난달 영국변리사회와 대한변리사회장단이 지식재산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황 교수팀의 난자기증에 관한 윤리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영국변리사회의 전임 회장단이었던 맥콜씨는 "배아줄기세포의 특허성과 윤리 문제는 기본적으로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생명공학 전문변리사인 스테판 스미스씨는 "영국특허청에서는 배아세포의 분할단계에 따라 인간으로 발생하기 전(前) 단계의 배아세포는 특허성을 인정하는 사례가 있으나 유럽특허청에서는 분할단계와 상관없이 불특허사유에 포함시킨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윤리성이 강조되는 나라에서는 특허권 확보가 현재의 기준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특허성 문제는 어떠한가. 세계 저명과학전문지의 평가에 의하면, 현재의 기준에서 특허권 확보는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기술패권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1970년도쯤이었을까. 필자가 미국특허청에서 심사관과정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호주의 한 발명가가 철광석제련에 관한 뛰어난 신규 기술을 미국특허청에 출원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미국의 한 철광회사가 공동출원을 제안했다.

호주의 발명가는 그 제안을 황당하다고 생각했다.

함께 고생하면서 연구한 적도 없고, 또한 지분 50%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수한 발명가적 판단으로는 당연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출원이 미국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바로 그 미국 철강회사가 미국 철강협회를 설득했다.

만약 호주의 신규 기술이 특허 등록되면 미국철강회사들은 천문학적 기술료를 지불하게 될 테니까 이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미국 철강회사들이 연합해서 철강으로 수많은 국방무기를 만들기 때문에 호주 기술은 국방기술에 해당된다고 미국특허청에 이의제기를 했다.

심사과정에서 국방기술로 판정이 되면 특허되지 않는 것이 그 당시의 엄격한 기준이었다.

물론 호주 발명가의 기술은 특허되지 않았다.

30년 전과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 당시 미국은 오늘 같은 국제지식재산권집행조정관제도가 없었다.

오늘의 미국은 세계통일특허법을 추진하면서 특허기술을 국가안보차원에서 중시하고 있다.

만약 줄기세포연구의 경제적 효과가 국방에서 핵무기효과 이상이라면 줄기세포연구에는 더욱 철저한 기술패권주의가 감시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적 찬사를 받은 황 교수의 경호가 신변안전의 경호라면 그것은 우리 수준의 판단이다.

진정한 경호는 국제정치전문가 외교전문가 사업전문변호사 특허전문변리사 등 전문가전략팀을 구성해서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래서 윤리성,특허성,경제성을 우리 입장이 아닌 강대국 입장에서 분석하고 세계수준급의 전략적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한다.

이번 황 교수의 논란이 안방의 부부싸움에서 세계의 지식재산싸움으로 우리 국민 모두의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언론,과학기술인의 세 축이 21세기적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

첫째, 정부 자체가 지식재산경제전쟁의 전략체제로 탈바꿈해야 한다.

둘째, 언론은 지식재산에 관한 한 국민의 순박한 감성을 자극하기보다는 선진국 수준의 지식영양식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과학기술인들은 뛰어난 지식재산 창조를 위해 창조경영의 전문가적 연구에 열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논란이 지식재산권을 선진국 수준에서 창출하고,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식의 국민적 결속을 다지면서 진정 '국익'을 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부산일보 2005-12-7)

[전문가 제언] '특허권' 선점해야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경제의 측면에서 볼 때 많게는 33조원에 이른다는 발표도 있습니다.

줄기세포 연구의 파급효과가 국방분야의 핵무기보다 더 크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가 이렇게 엄청난 효과를 가져오려면, 연구 성과물이 전 세계적으로 특허권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습니다.

지난달 영국 변리사회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 사람들은 유럽의 경우 나라마다 특허 기준이 달라서 일부 나라에서는 황 교수팀이 특허권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낙관하고 있지만, 특허 기준도 제각각, 윤리 기준도 강대국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입니다.

선진국의 기술패권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강대국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뒤에 서둘러 특허를 따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을 누가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는 황우석 교수 한 사람이 해왔지만, 이제부터는 정부가 함께 해야 합니다.

3부 요인급 경호를 제공하는 것 말고도 국제기술 외교전문가, 변호사, 변리사 등 팀을 구성해서 황 박사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황우석 박사팀의 일부 연구원들이 미국 영주권을 신청한 것을 놓고 기술유출이다 아니다 말이 많습니다.

그러나 특허권만 확보하면 기술유출은 걱정이 없습니다.

사람이 빠져나가도 단순한 인력유출일 뿐입니다.

황 교수가 특허권을 따고 생명공학 시장을 선점하도록 우리 모두 도와야 합니다.

안방에서 싸울 때가 아닙니다.

하루, 아니 한시가 급합니다.

(이상희 전 과학기술처 장관)

(SBS 2005-12-8)

황우석 교수 퇴원

황우석교수, 18일만에 오늘 연구소 출근
서울대 오전 9시30분 긴급회의, 오늘 저녁 재입원할 듯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이던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12일 새벽 전격 퇴원,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로 출근했다.

황 교수는 이날 오전 5시40분께 강성근 교수 및 수행원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함께 입원실인 4층 510호 병실을 나와 비상승강기를 이용해 12층으로 올라간 뒤 환자용 승강기를 갈아타고 건물을 빠져 나가 오전 6시 15분께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 수의대 연구실에 도착했다.

황 교수가 연구실에 나온 것은 지난달 24일 공직사퇴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주치의의 승인을 받아 퇴원한 황 교수는 정장 차림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고 걸음걸이도 평소와 다름없이 활기 차 보였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연구실에는 30여명의 연구원 등이 나와 황 교수를 맞으며 눈물을 흘렸고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던 황 교수 역시 일부 연구원을 부둥켜 안고 눈시울을 적셨다.

연구원들은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오전 6시에 출근하고 있다.

황 교수는 기자들에게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줄기세포 연구를 더욱 열심히 하겠으며 서울대의 자체조사에도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KBS 인터뷰에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연구실의 자랑스런 연구결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연구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며 “대한민국을 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서울대의 재검증과 관련, “전 연구과정에 대한 정밀 확인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연구원들은 “교수님 힘내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험실에 들른 뒤 연구실로 들어가 잠시 연구과제 등을 살펴본 황 교수는 자료를 챙기는 등 서울대의 줄기세포 연구논문 재검증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서울대의 재검증 등에 대한 자료를 준비한 뒤 이날 저녁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일석 서울대 수의대학장은 황 교수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연구실을 너무 많이 비워 잠깐 출근하신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이 많이 안 좋기 때문에 오늘 저녁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시게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오전 9시30분 이호인 부총장 주재로 보직간부와 관련분야 학장 등이 모여 긴급 간부회의를 갖고 재검증 관련 세부 방안 등을 결정한 뒤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조선일보 / 김영진 기자 2005-12-12)

황교수 정신건강에 적신호?…홧병―우울―정서불안 증세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13일 “황교수가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 및 정서불안 증세를 보여 항불안제와 수면제 등을 투약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측은 한때 황교수가 자해할 위험성도 있다고 보고 대비책까지 강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수는 이날도 낮 12시쯤 입원실에서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로 출근, 연구 관련 사항을 점검했다.

◇ 우울 및 정서불안 증세로 약복용 = 황교수의 정신건강 상태가 피폐해진 것은 지난달 12일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교수의 결별선언 이후 한달간 기증 난자 윤리와 줄기세포 진위에 대한 논란이 거듭되면서 힘겨운 시련을 겪은 탓으로 보인다.

실제로 황 교수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 직후 종적을 감췄다가 이달 7일 다시 나타나 서울대병원에 입원할 때 매우 피곤하고, 초췌한 모습이었다. 줄기세포 진위논란으로 그가 받은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황교수를 지근에서 돕고 있는 한 측근은 “(황교수가) 그동안 잠을 거의 못 잤고 밥도 거의 못 먹었다”며 “입원 후에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거의 말을 못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황교수는 진위논란에 대한 경위 조사를 서울대측에 요청한 11일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를 복용하고서야 가까스로 잠들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그 만큼 그가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서울 K병원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섀튼 교수의 돌발적인 결별선언 이후 난자윤리 파문과 진위논란을 겪으면서 황교수가 홧병(火病)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줄기세포 진위 논쟁이 계속되자 “정말 너무들 하는 것 같다”거나 “내가 죽더라도 실험실에서 죽겠다”,“과학자를 죄인으로 몰면서 무슨 과학을 하라는 것이냐. 연구실을 폐쇄하겠다”,“이런 식으로 가면 대한민국을 떠난다. 한국에서 과학을 안 한다”고 했다는 황교수의 격한 발언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이 전문의의 설명.

황교수는 그러나 입원 1주일만인 12일 혹한의 날씨와 일부 언론사의 취재진이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 반팔 실험복 차림으로 장기이식용 무균돼지를 만들기 위한 난자실험을 직접 시술하는 등 대외에 건재함을 과시했다.

주치의인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와 관련, “과거에 앓았던 병과 이번에 받으신 스트레스가 합쳐질까 걱정스럽다”며 “얼마나 입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달 정도 더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 이틀째 연구실 출근해 점검 = 황교수는 13일에도 낮 12시쯤 다시 연구실로 출근했다가 병실로 돌아갔다. 황교수는 이날 오전 11시35분쯤 서울대병원에서 나오던 도중 병실 밖에서 대기하던 취재진과 부딪혀 손가락을 약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에 도착한 황교수는 왼손으로 오른쪽 검지를 감싼채 연구실로 들어갔다. 황교수가 안 교수 등 측근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출근한 것은 서울대측의 진상조사와 관련된 연구 내용을 직접 챙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이날 새벽 강성근,안규리,이병천 교수 등 핵심 연구진들과 함께 병실에 머물며 향후 대응방안 등에 관해 논의한 뒤 일시 외출에 따른 건강이상 등 정기검진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 민태원 기자 2005-12-13)

황교수 측근 “제보자가 PD수첩팀에 ‘줄기세포’ 교육”

《윤태일(尹泰一·43) 리더스미디어 대표는 과학자가 아니면서도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와 붙어 지내면서 황 교수의 고난의 한 달을 지켜봤다. 윤 대표는 인터넷 사이트 ‘아이 러브 황우석’ 운영자로 내일신문 홍보실장과 YTN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인물. 황 교수팀은 그를 가리켜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을 주는 가족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윤 대표는 13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MBC PD수첩 취재팀의 취재 과정에 얽힌 뒷얘기를 소상히 밝혔다.》

― PD수첩에 누가 제보했나.

“제보자는 황 교수팀 출신 연구원 A 씨와 B 씨 2명이라고 확신한다. A 씨는 황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제보자 아니다. 한번 만나서 오해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만나서 얘기를 듣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 사람 거짓말 잘하는데 지금 만나봐야 무슨 소용 있겠느냐’며 주변 사람들이 만류했다.

처음에는 제보자가 난자를 제공한 C 씨인 줄 알았다. 하지만 C 씨는 두 번이나 황 교수를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나는 제보 안 했다. 괴롭다’고 말해 오해를 풀었다.

A 씨는 줄기세포와 영롱이 복제 과정 등에 대해 3개월 정도 체계적으로 PD수첩팀을 학습시킨 것 같다. A 씨와 PD수첩팀이 e메일로 주고받은 ‘학습자료’를 우리가 확보했다.”

― PD수첩팀의 취재는 어땠나.

“황 교수가 취재 내용을 안 것은 10월 20일경이다. 피츠버그대 김선종 박사가 황 교수에게 전화해 ‘구속당하는 게 사실인가요? 줄기세포가 가짜라는데 무슨 말인가요?’라고 물어와 황 교수가 사태의 심각성을 처음 깨달았다.

10월 31일 PD수첩팀이 찾아왔다. 6시간 동안 황 교수 혼자 인터뷰를 했다. PD수첩팀은 난자 의혹와 가짜 의혹 두 가지를 물었다. 황 교수는 난자 의혹에 대해 모두 인정했지만 가짜 의혹에는 기막혀했다.

한학수 PD는 ‘줄기세포를 달라. 결과가 좋으면 가짜 의혹 방송은 안 하겠다. 영롱이도 가짜라는 제보가 있으니 영롱이 세포도 달라’고 요구했다. 황 교수는 내주기로 약속했다. 나중에 ‘천추의 한’이라며 후회했지만 당시는 가짜 의혹이 금세 끝날 문제라고 생각한 것 같다.”

― PD수첩 방송 이후 황 교수팀 반응은….

“법적 대응 얘기가 많이 나왔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고소하겠다’며 흥분했다. 2차 방송 금지 가처분신청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황 교수가 ‘과학자가 법률적으로 대응하는 건 과학자답지 않다’며 만류했다.”

― MBC가 사과방송 후 어떤 연락을 해 오진 않았나.

“사과방송 이틀 후인가 전 MBC 간부 출신이라고 하는 사람이 황 교수에게 전화를 했다. 중재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PD수첩 후속 방송을 안 하고 대신 생명공학의 미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겠다. 여기에 황 교수가 출연해 달라. 차후 MBC가 가칭 황우석재단을 만들어 후원하겠다’고 했다. 비공식적이었지만 상당히 무게 있는 제안이었다. 아마도 당시 MBC가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보니 그런 제안을 한 듯하다. 그러나 황 교수가 ‘이런 식으로 타협하고 싶지 않다’고 해 없던 일이 됐다.”

― 황 교수의 칩거 생활은….

“11월 24일 기자회견 후 부인과 함께 경기 용인시의 민가에 머물렀다. 과학자를 죄인처럼 취급하는 현실에 무척 괴로워했다. 황 교수는 ‘죄인 취급 받다니 해도 해도 너무한다. 영롱이와 스너피, 줄기세포 모두 자식 같은 존재인데 다 없애버리겠다. 실험실 문 닫자. 이래서야 대한민국이 과학의 꽃을 피우겠나. 목장에서 소나 키우며 자연인으로 살자’며 울분을 토했다. 정신적인 충격이 컸던 탓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았고 식사도 잘 못했다.”

(동아일보 / 김훈기 기자 2005-12-14)

섀튼의 ‘오락가락 행보’…논문 진정성 300% 믿는다더니 공동저자 철회 요청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제럴드 새튼 교수의 행보가 국내에서의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논문 진위 논란 흐름에 따라 반전을 거듭하고 있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한때 황 교수를 ‘형제(brother)’라 부르며 20여개월 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호흡을 맞췄고, 세계줄기세포허브 설립에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섀튼 교수의 오락가락 행보는 사어언스 논문 공동저자 철회 요청으로 이어지면서 진위 논란을 떠나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섀튼 교수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12일 황 교수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당시 섀튼 교수는 난자 취득의 윤리적 문제를 이유로 들며 황 교수와의 모든 협력 관계를 철회했다.

이 때만 해도 섀튼 교수는 환자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 연구 논문에 일부 오류가 있지만 이는 논문 전체나 연구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직한 착오’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이후 MBC PD수첩의 황 교수의 난자 불법매매 보도가 나왔고, 국내는 일시에 황우석 논란으로 휩싸였다. 이 와중에 MBC PD수첩 안팎에서 황 교수 논문의 진위 논란이 불거졌지만 섀튼의 논문과 연구 결과에 대한 지지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황 교수의 난자 문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직후인 25일 섀튼은 e-메일 성명을 통해 “황 교수가 연구를 통해 이뤄놓은 과학적 결론은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섀튼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섀튼은 황우석 박사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대해 자신은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논문의 영어번역 교정을 도와주는 등 제한적인 일을 했을 뿐 연구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정정해 줄 것을 사이언스측에 요청했다.

당시에는 국내 여론의 시선이 MBC PD수첩과 황 교수팀의 공방에 집중돼 있어 섀튼의 이런 움직임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이후 섀튼은 지난 10일 황 교수의 최측근이자 주치의인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와 국제전화로 논문 진위 논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안 교수는 “섀튼 교수가 황 교수가 제출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진정성을 300% 신뢰하며, 그럼에도 황 교수팀의 논문의 진정성이 훼손될 경우 황 교수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섀튼은 이달 들어 논문 보충자료의 줄기세포 사진 조작 의혹과 본문의 DNA 지문분석에 대한 의문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피츠버그대에 황 교수팀 줄기세포 연구 논문과 관련된 특별조사를 요청했다.

급기야 13일에는 논란이 되는 공동저자들에 이메일을 보내 “지난 주말에 이 연구와 관련된 누군가(Someone)로부터 논문이 조작됐다는 몇 개의 자료를 받았다”며 “이런 새로운 정보로 논문의 사진과 자료를 조심스럽게 분석한 결과 논문의 정확성에 의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또 섀튼은 사이언스측에 12일 이메일을 보내 공동저자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섀튼은 지난 5월 황 교수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의 저자 25명 중 가장 마지막인 25번째 저자이다. 과학 논문의 공동저자 등재 관행상 연구에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제 1저자 외에 제일 마지막에 이름이 나오는 저자는 ‘교신저자(책임저자·correspondent author)’는 연구 프로젝트 전체를 책임지며, 논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나눠진다.

결국 섀튼은 논문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었으며,누군가에게 결정적인 제보를 받은 직후 자신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발뺌을 하려는 것이다.

국내 생명과학계 관계자는 “섀튼이 이제껏 황 교수의 논문의 진위 자체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입장을 보이다 국내에서 진위 논란이 거세지자 아예 공동저자로써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진위 여부를 떠나 섀튼의 행동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사이언스는 “섀튼 교수가 보낸 서한에는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논문과 관련한 근거가 확실치않는 주장(allegation)들이 포함돼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섀튼 교수가 이름의 삭제를 요구했으나 공동 저자로 등록돼 있는 만큼 황 교수의 승인 없이는 이름을 뺄 수 없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 김찬희 기자 2005-12-14)

"현 정부와 언론은 황우석 신드롬에 공범"

"많은 내부고발자와 일해 봤고 삼성을 비롯해 수도 없는 권력과 권위에 도전해 봤지만 이런 사태는 처음 본다. 이것은 종교적 광기이고, 지금은 언론 긴급조치 시대다." 황우석 신드롬에 대한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의 말이다.
  
김 사무처장은 "우리 언론의 보도태도와 지식인들의 '신중함'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말은 '황우석 신화'밖에 없다"며 "언론과 정부가 바로 이 신화의 공범이고, 공범의 사슬에 묶여 있기 때문에 진실이 드러날 경우 감당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황 교수 신화 만들기, 생명공학 산업 띄우기에 앞장 선 현 정부의 행태는 지난 정권의 '신지식인'이나 'IT 붐' 띄우기보다 천 배, 만 배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개혁적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황교수도 살고 MBC도 사는 윈-윈의 방도를 찾고 있다"며 "그러나 황교수에 불리하건 MBC에 불리하건 간에 그것과는 무관하게 진실을 찾는 것이 언론과 지식사회의 정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한국언론재단에서 열린 '황우석 신드롬과 PD수첩, 그리고 언론보도의 문제'에 관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황우석 신드롬에 대한 언론의 보도행태와 '공범의 사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조중동보다 연합뉴스와 YTN 보도가 더 문제 많아"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강대 원용진 교수, 대구가톨릭대 최경진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전북대 김승수 교수, 한림대 정연구 교수, 중앙대 성동규 교수 등의 언론학자들과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등이 토론자로 참가해 황우석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를 점검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언론이 황우석 신화 만들기에 앞장서는 한편 공공연히 제기되는 의혹은 물론 사실로 드러난 의혹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른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신문들뿐 아니라 YTN과 연합뉴스의 보도태도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그 배경에 의문을 표시했다.
  
모니터 결과를 발표한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그간 연합뉴스와 YTN은 정치성이 없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들이 그들의 보도를 모두 팩트로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민희 사무총장은 "11월 15일 이후 난자 관련 생명윤리 문제가 떠오르는 시점에서 이들의 뉴스는 연구 차질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최초로 물타기를 시작했다"며 "PD수첩의 1차 보도 뒤에는 '아이러브 황우석'이라는 인터넷 카페와 그 활동을 적극 소개하면서 '전 세계가 황교수 연구를 시기하고 폄훼하는 데 우리까지 같이 폄훼하면 안 된다'는 의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난자 기증이 연구 윤리에서는 문제가 없고 단지 관행일 뿐이라고 보도한 연합뉴스와 YTN은 그 뒤 두 차례의 결정적 물타기를 더 시도해 결국 성공했다"며 "일견 〈PD수첩〉을 돕는 듯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연합뉴스는 〈PD수첩〉문제를 MBC 전체의 문제로 확장시켰고, DNA 문제가 떠오른 뒤에는 '재연으로 검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황교수 측의 주장을 반복해 보도했다"고 두 번째 물타기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YTN은 사진이 조작됐다는 피츠버그대 이형기 교수의 발언을 단독보도라고 올렸다가 바로 삭제하는 등 갈피를 못 잡았다"면서 "프레시안의 보도로 국면이 바뀌자 그제서야 연합뉴스는 반대 입장도 소개하고 네티즌 여론이 바뀌고 있다는 등 하이에나식으로 전환했지만 그럼에도 세 번째 물타기를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과기부가 연구차질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 연구를 진전시켜 내년 3월에 줄기세포를 대거 분양하고 과학도들에게 교육까지 시키겠다는 황교수 팀의 희망사항을 중계보도하고 나선 것이 세 번째 물타기라는 그의 설명이다.
  
최 사무총장은 "연합은 그간 최소 7가지 허위보도를 했다"며 조목조목 설명을 덧붙였다.
  
최 사무총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서강대 원용진 교수는 "〈연합뉴스〉가 그런 보도를 하게 된 배후가 궁금하다"며 "국가기간 통신사라는 연합뉴스의 성격과 이 문제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대 IRB 문제 덮고 서울대 조사결과 지켜볼 수 있나
  
이날 일부 참석자들은 〈PD수첩〉의 취재 과정에 내재된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2차분 방영'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동의했다. 전북대 김승수 교수는 "MBC나 그에 동조하는 언론, 그리고 '조중동'이 서로 자기 주장만 하다 보니 자기에게 유리한 것은 키우면서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살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선문대 김진웅 교수는 "언론은 자기 발언을 하기보다 대리인 역할, 변호사 역할을 해야 한다"며 "〈PD수첩〉의 경우 변호사 역할을 넘어 과도하게 자기 목소리를 낸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두 교수 모두 "지금의 현상은 다원화된 사회가 아니라 일차원적 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전제했다.
  
또한 'DNA 검증 결과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도 물타기가 행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난자와 관련해 윤리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하던 서울대 수의대 IRB에 대해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제는 서울대 조사결과를 지켜보자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 사무처장은 "어제 메이저 신문의 의학전문 기자라는 사람이 라디오에 나와 'DNA 지문 확인이 가장 빠른 길이지만 배양과정에서 줄기세포가 변이를 일으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더라"며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 전문가라는 사람이 일반 국민을 이렇게 현혹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열한 개 다가 아니라 한 개라도 줄기세포가 나오면 성공한 것 아니냐는 이데올로기가 벌써 유포됐다"며 "2005년 황교수 논문의 핵심은 확률을 높였다는 것인데 하나라도 맞으면 성공한 것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 "단순히 진실 때문에 성과를 짓밟으면 안 돼
  
이에 대해 토론회를 지켜보던 한 방청객이 "하나라도 나오면 성공이라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라며 "단순히 '진실' 때문에 앞으로 이루어질 성과를 짓밟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하기도 했다. 이 방청객은 "노무현 지지자인 내가 하는 말과 조중동이 하는 말이 같다는 게 당혹스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토론을 참관하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규찬 교수는 "1주일 전 토론회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다 나왔는데 오늘도 원론적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다"며 "언론정보학회는 이보다 더 작은 문제에는 성명도 발표하고 적극 나섰는데 이번에는 '신중하고 학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꼬았다.

(프레시안 / 윤태곤 기자 2005-12-14)

황우석 논란에 '발가벗은 언론'

“정도를 벗어난 언론 보도가 황우석 파문을 키웠다.” 한 언론학자의 말처럼, 20여일 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황우석 파문’ 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가히 ‘저널리즘의 위기’ 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대다수 신문과 방송은 사태의 본질과 팩트(사실), 그리고 이에 입각한 정확한 해석보다는 자기 입맛에만 맞는 일방적 보도와 이른바 여론에 편승한 감정적ㆍ선정적 보도, 이중적 잣대 등으로 국민과 독자들에게 사태의 추이를 제대로 전하지 못했고 도리어 혼란에 빠지게 했다.

한국언론법학회와 한국언론정보학회가 12, 13일 각각 연 ‘국민의 알권리와 취재윤리’, ‘황우석 신드롬과 PD수첩, 그리고 언론보도의 문제’ 토론회에서도 참석자들은 “이번 기회에 언론도 뼈아픈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인단체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도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언론보도의 반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황우석 파문’에서 드러난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

◇ 국익의 상품화

MBC PD수첩에 쏟아진 비판의 화두는 ‘국익’ 이었다. “세계무대에서 한국과학의 위상을 드높여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엄청난 국부를 창출할 황 교수의 연구를 방해해 외국 경쟁자들에게 좋은 일만 시켜줬다” 는 논리다. 무엇이 국익인가 하는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대중심리에 영합해 억지 기사를 만든 일부 언론의 ‘국익 상업주의’ 는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황 교수 휘청하는 사이…세계 첫 논문 日에 선수 뺏겨’ (조선일보 6일자) 라는 기사다. 요지는 일본 오사카현립대 연구팀이 지난달 16일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개의 줄기세포 배양 관련 연구는 황 교수팀도 성공했는데, PD수첩의 협박취재에 시달리느라 논문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인터넷에서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며 국익을 앞세운 MBC 때리기를 한층 부추겼다. 그러나 이 기사는 금세 오보로 밝혀졌다. PD수첩이 난자의혹 등에 관해 제보를 받은 것은 6월인데, 일본 논문은 이미 5월 29일에 제출돼 8월 22일 채택된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 제출 날짜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더라도 저널의 심사과정이 수개월 걸린다는 것은 상식인데 이를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츠버그대 파견 연구원들의 확인되지 않은 영주권 신청 움직임이나 거취를 문제 삼아 ‘기술유출’ 논란을 일으킨 조선, 동아일보 등의 보도에 대해서도 학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물론 생명과학 실험에는 논문에 쓰이지 않은 숨겨진 노하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신문들이 거취 문제를 중점 제기한 박을순 연구원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는 독보적 기술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의 역할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생명공학 교수는 “박 연구원의 거취가 기술유출에 해당하려면 배아복제 실험은 그만이 가능한 실험이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는 과학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과학은 언론의 성역인가?

적지 않은 언론이 “과학적 검증은 과학자들 손에 맡겨야지 왜 전문성도 없는 PD가 나서는가” 라며 비난했다. PD수첩의 검증 방식에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은 가능하지만, 마치 과학만이 언론의 취재영역 밖에 있는 성역이란 주장에 대다수 학자들은 반론을 편다.

문재완 한국외대 법대 교수는 12일 토론회에서 “언론이 제보자에 의해 잘못 휘둘릴 가능성이 있는 것은 과학 분야만이 아니라 금융 등 다른 전문 영역도 마찬가지” 라면서 “보도 내용의 사회적 중요성이 클수록 보도의 가치는 커지며, 그 분야가 얼마나 전문적인가는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지 않다” 고 말했다.

과학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도 팩트에 대한 철저한 확인 없이 일방의 주장을 그대로 전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PD수첩이 황 교수측에서 받은 줄기세포 DNA 검증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가 그 예다. 황 교수팀의 강성근 교수는 동일한 쥐에서 추출한 영양세포 5개의 DNA 검사 결과가 서로 다른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하지만 당초 황 교수팀은 쥐가 아닌 사람의 영양세포를 건네주기로 했고, 그에 따라 PD수첩은 사람 유전자 검사 키트로 쥐 DNA를 분석했다. 따라서 영양세포 검사 결과는 의미가 없는데도, 연합뉴스는 3일 이를 근거로 “PD수첩의 DNA 검사는 오류투성이”라는 강 교수의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했고, 상당수 언론이 이를 그대로 받아썼다.

또 검증 과정에 쓰인 시약의 영향과 관련, 학계에서는 “파라포름알데히드를 쓴다고 DNA 추출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는 반론을 내놓았지만 KBS 등은 “DNA 분석 결과가 극히 일부만 나온 것은 시약 탓”이라는 황 교수측 주장만 보도했다.

이 두 사례는 네티즌들의 PD수첩 비난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지만, 거꾸로 생명과학계에서는 황 교수팀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검증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 넷심이 여론인가

황 교수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엄청난 파문으로 번진 데는 이른바 ‘네티즌 여론’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논문 진위논란에 앞서 PD수첩이 제기한 난자취득의 문제점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MBC를 ‘매국노’로 단정짓고 섬뜩한 비난을 쏟아냈다. 황 교수가 신화적 존재로까지 추앙 받아온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문제는 네티즌들의 비이성적인 비난까지 여과 없이 중계보도하며 여론몰이를 한 언론에 있다. ‘넷심(心)’ 에 편승해 문제의 본질을 덮고자 한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송용회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감정이 개입해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흥분을 가라앉히고 사실을 찾아내 이성적인 판단을 끌어내는 것이 언론의 의무” 라면서 “이런 의무에 가장 충실해야 할 이른바 주류 언론이 감정적인 네티즌 의견을 거르지 않고 보도해 감정의 과잉을 더 부추긴 것은 심각한 문제” 라고 지적했다.

이성을 잃은 네티즌의 마구잡이 비난을 과연 여론으로 치환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인터넷이 새로운 공론의 장으로 떠올랐지만, 익명성(匿名性) 혹은 익면(面)성으로 인해 사이버테러 같은 폐해는 물론 소수에 의한 여론조작이 가능하다는 취약점도 안고 있다.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13일 토론회 주제발표에서 “PD수첩 게시판을 검색해본 결과, 한 네티즌이 혼자서 무려 1,500개의 글을 올렸고 수백 개의 글을 올린 네티즌도 여럿 있었다” 면서 “과연 인터넷 게시판이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가는 대목” 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탄핵반대나 반미 시위 때 결집한 네티즌들을 철부지로 폄하했던 일부 보수언론이 독선적이고 폭력적 양상을 띤 네티즌들을 여론의 실체로 간주하고 일거수일투족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보도하는 것은 이중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 이라고 비판했다.

◇ 황우석 비판은 좌파?

일부 매체에선 견해를 달리하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목적으로 요즘 우리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이념적 갈등 구도까지 동원했다. 한편에서는 보수 언론의 ‘황우석 신화 만들기’ 를 비난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황 교수 연구에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 ‘좌파’ 라는 딱지를 붙여 매도했다.

최경진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보수 신문들에서 주로 드러났는데, 이런 논리를 가장 함축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 조선일보의 김대중 칼럼” 이라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보통 사람들에 대한 마녀사냥’ 이라는 제목의 6일자 칼럼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좌파 매체와 좌파 성향의 인사들은 한결같이 PD수첩의 보도를 옹호하거나 더 나아가 ‘황우석 깎아내리기’ 에 동조했다” 고 주장했다. 그는 PD수첩에 뭇매를 던진 네티즌들을 이 정권을 탄생시킨 ‘보통사람’ 으로 부르며 이들의 행태를 비판한 일부 언론들이 ‘보통사람 깎아내리기’ 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5일자 ‘황 교수 관련 PD수첩 제작진’ 기사에서도 한학수 PD의 학생운동 전력 등을 들어 윤리논란을 공론화한 민주노동당과 연계시키고, 노조위원장 출신인 최승호 책임PD를 최문순 사장과 ‘코드’ 가 맞는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논란의 본질과는 별 상관없는 전력을 문제 삼아 ‘황 교수 비판의 배후에는 좌파 운동권이 있다’ 는 논리를 은연중에 퍼뜨린 것이다.

◇ 언론윤리, PD수첩만의 문제인가

심각한 취재윤리 위반으로 스스로의 손발을 묶어버린 PD수첩은 방송할 기회를 잃자 취재 내용을 다른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이 잇따라 보도한 DNA 검증 데이터와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 인터뷰 녹취록이 그것이다. PD수첩측은 “우리가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프레시안이 황 교수 논문의 문제점을 적극 제기해 온 매체라는 점에서 의심을 받을 만하다. .

그러나 “2005년 겨울 한국의 언론은 또 하나의 굵직한 언론윤리의 역사를 써야만 할 것” 이라는 최경진 교수의 지적처럼 취재윤리, 나아가 언론윤리의 문제는 다른 언론들에서도 적잖이 드러났다.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을 ‘폭로’ 해 국면을 전환시킨 YTN도 예외가 아니었다. YTN은 황 교수팀의 핵심멤버인 안규리 교수와 동행, 피츠버그에서 김 연구원을 인터뷰했다. 취재기자는 “안 교수에게 일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김 연구원측에서 보자면 PD수첩팀의 명시적 협박과는 또 다른 ‘무언의 압박’ 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인권을 무시한 기사도 적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PD수첩의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A씨의 신상에 관해 두 차례에 걸쳐 상세히 보도해 결과적으로 ‘사이버 테러’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A씨는 협박에 시달려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다니던 병원까지 그만둬야 했다.

(한국일보 / 이희정 기자 2005-12-14)

외국 과학자들, 왜 논문검증 제의했을까

영국 에든버러대 이안 윌머트 교수 등 8명의 과학자가 14일 황 교수의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논문 논란에 대해 과학계 내 자체 검증을 제의함으로써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이언스지는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e메일 성명을 통해 "윌머트 교수 등이 한국 언론에서 제기된 실험 타당성에 대한 의혹들은 과학계 내부에서 가장 잘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윌머트 교수 등은 "우리는 황교수의 연구실이 우리와 협력해 그들의 세포라인에 대한 독립적인 실험을 하도록 권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는게 사이언스의 설명이다.

이들은 또 황교수팀 줄기세포 라인의 핵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형이 기증자의 원래 세포와 일치하는지를 규명하자는 제의도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윌머트 박사는 최초의 복제동물 `돌리(羊)'를 탄생시킨 영국의 과학자로 그 자신도 돌리의 진위 논란에 휩쓸려 한때 심한 마음 고생을 한 적이 있다. 윌머트 박사는 그동안 몸담았던 로슬린연구소를 떠나 지난 6월에 에든버러의대로 자리를 옮겼다.

돌리의 진위 논란을 보면 1998년 1월 30일자 사이언스는 네이처에 실린 복제 양 돌리가 진짜 복제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다시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학자의 글을 실었다. 돌리가 태어난 지 2년이 지난 뒤에 의문이 제기된 셈이다.

이에 대해 돌리를 만든 월머트 박사는 반복 실험이 진행 중이므로 기다려 줄 것을 요청했으나 로슬린연구소는 독립적인 제3의 연구기관인 영국 레스터대학 유전학 알렉 제프리 교수에게 DNA 지문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돌리의 혈액과 조직세포의 DNA 데이터가 돌리에 체세포를 제공한 암양의 세포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종식됐다.

이번에 검증을 제의한 과학자 8명 가운데 윌머트 박사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면면이 누구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이들이 어떤 `의도'에서 검증을 제의했는지는 아직까지 정확지 않다.

윌머트 박사는 섀튼 교수의 결별로 이번 사태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신뢰를 보여 준 과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황 교수팀과는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루게릭병 치료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평소 황 교수와 친분을 쌓아 온 윌머트 박사가 오히려 황 교수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이언스측에 검증을 제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를 신뢰하고 있는 윌머트 박사 등이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지를 입증해줌으로써 논문 보충자료에서 제기된 데이터 오류 등의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황 교수팀의 한 관계자는 "윌머트 박사는 섀튼과 달리 가볍지 않다. 그는 계속적인 신뢰를 보내오고 있다. 윌머트 박사와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윌머트 박사 등의 세계적 과학자들이 의도적으로 검증에 참여함으로써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기술을 빼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즉 황 교수팀의 어수선한 상황을 틈 타 배아줄기세포의 검증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핵심기술을 습득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들이 아직까지 어떤 식의 검증을 요구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만약 배아줄기세포의 재연을 요구한다면 이는 이 같은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윌머트 박사의 경우도 현재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줄기세포 연구 과학자는 "외국 학자들의 검증 참여하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진실'을 규명한다면서 기술 유출을 도외시한 채 무조건 외국의 연구팀을 참여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론 윌머트 박사 등의 외국 과학자들의 `세계 과학계의 자정'이라는 순수한 의도에서 이번에 검증을 주장하고 나섰다는 일부 분석도 있다.

어쨌든 윌머트 교수 등의 검증 참여 제안은 국내에서 `재검증'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대측의 최종 판단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측은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조사할 위원회 구성과 관련, 피츠버그대 등의 외국 기관과도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윌머트 교수 등이 공식적으로 공동 조사를 요청해 오면 어떤 식으로 대응할 지 주목된다.

서울대 자연과학대의 한 교수는 "일단 국내에서는 서울대가 조사의 주체가 된 만큼 조사 참여자의 원칙을 정해야 할 것"이라며 "외국 과학자들의 입김에 끌려다니기보다는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외국 과학자들도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김길원 기자 2005-12-14)

PD수첩 최초 제보자 “양심상...”

〈문화방송〉 ‘피디수첩’ 후속편이 긴급히 편성돼 15일 밤에 방영되자 논문 조작설을 처음으로 터뜨린 제보자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방송 피디수첩팀이 황우석 교수 논문 진위 여부 취재에 들어간 것은, 지난 6월1일 피디수첩팀에 온 전자우편 제보가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제보자 ㄱ씨는 2005년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2004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로 황 교수의 연구내용을 소상하게 알고 있던 인물이다. 제보 내용은 황 교수팀이 체세포 배아줄기세포를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 뼈대다.

제보를 받은 순간, 한학수 피디는 큰 혼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한 피디는 제보자가 이것으로 특별한 이익이 돌아갈 것도 없고, 단순히 개인감정으로 거짓제보를 할 인물로 보이지 않아 취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제보자 ㄱ씨는 15일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피디수첩팀과 만나 “황 교수님이 원래 미즈메디에 잉여로 갖고 있던 11개 체외수정 배아 줄기세포를 이대로 썩혀서는 안 되겠다고 설득해서 윤현수 선생 주도 아래 체세포 이식된 배아줄기세포로 탈바꿈을 한 거죠”라고 밝혔다. 이는 체세포로 만든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없다는 충격적인 증언이다.

제보자는 황 교수가 이렇게 한 것이, 상용화로 나아가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님이 2004년 2월 논문만으로는 그걸 경제화시키지 못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2004년 2월 논문은 어떻게든 체세포 핵이식을 해서 복제를 했다고는 하지만 ‘처녀생식 돌연변이’ 가능성을 완전 배제했다고는 할 수 없는 논문이고, 그것 하나만으로는 효율성이 너무 낮아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히 심했다”는 것이다.

이 제보자는 황 교수가 그 압박감을 한번에 해소하기 위해 10년 뒤에야 가능한 기술인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보 이유에 대해 “2004년 2월 (논문을) 끝내고, 황 교수님도 이걸로 인해 과학자로 재정립을 하고, 그것만으로도 꽤 명성을 얻었고 그러면 존경받으시고 사시면 되는데 문제는 2005년 5월 논문이었다”며 “이건 도저히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 저건 사실이 아닌데 저렇게 해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황 교수 연구팀에 있었던 또다른 제보자 ㄴ씨도 피디수첩팀과 만났다. 그 역시 황 교수팀에서 일해 온 핵심 여성연구원이다. 그는 권력화, 신격화되고 있는 스승을 두려워하는 듯한 말을 했다.

“대중들한테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해 설득해도 설득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황 교수님이 지금은 굉장히 세력이 크고 권력이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죠”라고 했다.

(한겨레신문 / 정혁준 기자 2005-12-16)

黃교수팀 연구원 출신… 某병원 전공醫로 있어

황우석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과 관련된 ‘MBC PD수첩 파동’을 일으킨 제보자는 2002~04년 사이 황 교수팀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유모씨로 알려지고 있다.

MBC PD수첩 관계자와 황 교수팀 등 복수(複數)의 관계자들은 그가 지난 6월 PD수첩에 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를 못하고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를 조작해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식의 내용을 제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유씨는 지방의 한 의대를 졸업한 의사로, 2004년 3월 황 교수팀 연구원을 그만둔 뒤 올해 3월부터 서울 소재 한 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하고 있다. 황 교수는 그가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그의 결혼식 주례까지 선 바 있다.

유씨는 그러나 어떤 이유인지 명확하지는 않으나 2004년 3월 황우석 연구팀에서 그만두게 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유씨와 황 교수팀의 연구원과의 불화설 등 내부 마찰이 원인이라는 얘기가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여러 문제로 다른 연구원들과 계속 마찰을 빚자 황 교수가 연구실의 팀워크를 위해 그를 내보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가 왜 PD수첩에 어떤 이유로 제보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올해 6월 황우석 교수팀이 정부로부터 포상을 받을 때 논공행상에서 ‘후순위로 밀린 것’도 한 원인(遠因)이 됐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인터넷에서는 이와 관련, 이미 ‘유○○씨가 MBC 제보자’라며 그의 신원이 함께 나돌고 있다. 현재 유씨는 외부와의 연락을 일절 끊고 있으며 병원측도 유씨 관련 문의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특별취재팀 2005-12-5)

'황우석 공황'...지금은 모두가 침묵할 때

최대의 거짓말이나 최악의 오보, 이 둘 중의 하나일 수 밖에 없었던 황교수 논문의 진실성 논란이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거짓일 수 있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물론 이 거짓말의 핵심적 의혹은 인공수정과정에서 인간의 난자와 정자를 정상적으로 수정시킨 수정란에서 만들어진 줄기세포를 난자와 인간 체세포의 핵을 결합시켜 만든 줄기세포라고 말 한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지만, 어쩌면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난마처럼 얽혀있다.

먼저 그것은 인간의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우리사회가 단 한번의 진지한 내부적 논의도 없이 그것을 너무도 당연시 하였다는 점이고 , 두번째로는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비윤리적 행위가 발생하였음에도 아무도 그것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며, 세번째로는 체 세포핵을 이식한 줄기세포 추출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단지 세계 최초라는 이유만으로 신성불가침의 신화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런점에서 황교수는 역설적으로 나르시즘에 빠진 우리사회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공로자 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황교수의 연구에 희망을 걸고 휠체어를 타고 목발을 짚은 채 줄기세포 허브를 찾았던 수많은 장애우들과, 그의 연구실에 진달래 꽃 길을 만들었던 순수한 지지자들, 그리고 현대판 정신대라는 모욕을 감수하면서도 연구를 위해 자신의 난자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던 수천명의 여성들의 박탈감은 거의 아노미 상태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한 방송사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을만큼 치우쳤던 우리사회의 정신적 편향성, 그리고 또 그것이 응당 바른 목소리를 냈어야 할 수많은 양심들을 회피와 방관사이에서 얼마나 갈등하고 길항하게 하였는지를, 또 언론과 정치는 그것을 어떻게 선동하고 이용하였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고백하건데 필자 역시 황교수의 논문이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지난주 초부터 거의 확신했었고, 필자가 접촉했던 많은 전문 연구자들도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었지만, 부끄럽게도 그중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감히 말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지는 못했다.

그 점에서 우리 모두는 많은 반성이 필요하다.

어쩌면 이 문제는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의 붕괴나 현대, 대우그룹의 몰락, X- 파일이라 불리는 도청 스캔들, 혹은 지난 대선에서 야당의 차떼기나 1/10 을 주장한 여당의 정치자금, 심지어는 아사한 어린아이가 장롱속에서 발견되는 대한민국의 척박한 정신 세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며 때문에 이 사건은 우리사회에 팽배한 맹목적 성과주의와 무분별한 일등주의가 만들어 낸 마지막 일격 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어느 누구에게도 대중의 편향성이나 경박성을 탓 할 자격이 없다.

소위 "말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여론을 만들었고, 만들어진 여론은 대중을 에스컬레이트 시켰다. 특히 어제는 일부 보수 언론이 이 사안을 "국익"이라는 이름의 내셔날리즘으로 변질시켰지만, 오늘은 그 대척점에 서 있던 언론들이 "진실" 이라는 이름으로 한 손에는 시퍼런 칼을 들고 한 손으로는 축배를 들고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침묵 할 때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매카시즘을 연상케하는 열광으로 진달래꽃을 들었던 바로 그 손에 오늘은 너도나도 어느새 돌을 집어들려 하고있다. 지금은 그에게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나 그를 신화의 주인공으로 만든 사람들 모두에게 자중이 필요하다.

MBC PD에게 억울한 돌을 던질 필요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지금 미소를 머금는 것도 사리에는 맞지 않으며, 의혹을 제기한 PD를 주사파 출신의 몽니로 몰아 붙였던 보수언론이나 그렇다고 특정 야당을 제외한 정당과 정치인의 인기 하락을 점치는 기사를 흘리는 진보 언론의 태도도 사리에 맞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 문제는 절대 단순한 "오보"와 "거짓"의 대결이나, 저널리즘의 승리라는 시각으로 규정돼서는 안된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줄기세포 연구의 발전을 고대하던 수 많은 환자들이 간절한 소망이 있고 ,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과학의 진보는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 과학계가 세계 최초라는 황교수 신화에만 도취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다른 생명공학 연구자들의 성과 역시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지금도 그들의 연구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과학이나 의학은 육상경기처럼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인류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면 그것으로 최선이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이 작은 패배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지나친 편향성을 시정하고 배아세포, 성체세포와 같은 줄기세포 분야 뿐아니라, 특정 분야로 비추어지는 스포트라이트의 그늘에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는 능력있는 학자들을 존중하고 새로운 전진을 이루기위한 계기로 삼아야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있어서의 진짜 패배는 황우석교수라는 한 사람의 자연인이 명성을 잃었다고 해서 그와 다른 과학자들의 나머지 성과물마저 같이 배척하는 것이며, 지금 황교수의 논문이 철회되었다고 해서 우리 생명공학의 다른 모든 가능성을 같이 의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황교수에게 무조건 돌을 던질 이유도 필요도 없다.

지금 우리 손에 쥐어진 그 돌은 황교수에게가 아니라 어쩌면 한 역량있는 과학자를 그렇게 부추기고 내 몰았던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들에게 던져져야 할 돌이기 때문이다.

이 안타까운 날, 우리 모두 말을 아끼면서 황교수의 백의종군을 그리고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분투를 한번 기다려보자.

(머니투데이 / 박경철 전문위원·의학박사 2005-12-16)

미즈메디 병원-메디포스트 줄기세포硏 공동설립 '왜?'

아이뉴스24는 지난 14일 황우석 박사팀의 줄기세포 존재를 부인했던 노승일 이사장의 미즈메디병원이 메디포스트와 줄기세포 연구에서 손을 잡는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각각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 치료를 연구해온 만큼 공동연구소 설립에 따른 시너지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아이뉴스24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디포스트는 미즈메디병원과 함께 경기도 판교에 줄기세포연구소 및 치료센터를 공동 설립, 운영하기로 했다. 메디포스트는 그동안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미즈메디병원은 황우석 박사팀과 함께 배아줄기세포연구기관으로 유명하다.

양측은 이번 제휴로 총 1,000억원을 투자하게 되며 공동연구소 및 치료센터 설립은 오는 2006년 3월 착수해 2008년 완공한다는 목표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성체 및 배아줄기세포 각 분야 연구성과를 공유, 장점을 살린 치료제를 개발하고 난치병 치료센터 등으로 활용된다고 아이뉴스24는 보도했다.

(아이뉴스24 2005-12-16)

황우석-노성일, '동지'에서 '적'으로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문제와 관련해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16일 상대방에 책임을 돌리고 나서면서 한 때의 '동지'에서 '적'으로 바뀐 두 사람의 관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952년생으로 황 교수보다 한 살 많은 노 이사장은 국내 최고의 불임시술 병원인 미즈메디 산부인과 그룹 설립자이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연수를 마치고 제일병원 산부인과장 등을 거쳐 1991년 서울에 미즈메디병원을 설립했다.

미즈메디병원은 2000년 불임 환자들로부터 제공받은 잉여 배아를 바탕으로 줄기세포를 만들어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시키는 등 일찍이 줄기세포 연구에 착수했다.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02년 후반으로 황 교수와 서울의대 문신용 교수, 노 이사장 등 3명이 회동을 갖고 난치병 환자 치료를 위한 치료복제(Therapeutic Cloning)를 시도하기로 합의한 것.

동물 복제 전문이었던 황 교수는 줄기세포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불임 치료 등으로 다수의 난자를 확보할 수 있는 미즈메디병원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도원결의'는 2004년 2월 황 교수팀이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게재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황 교수는 이어 올해 5월 난치병 환자의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해 세계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고 노 이사장은 두 논문 모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황우석 사단'의 핵심 인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1월 미국 피츠버그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난자 제공 등 윤리 문제를 들어 황 교수와 돌연 결별을 선언하자 그 여파로 노 이사장은 난자 제공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사실을 시인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그 때 노 이사장은 "황 교수는 보상금 지급 사실을 몰랐으며 나는 자발적 의지에 따라 뜻이 좋아 아무 소리 안 하고 황 교수를 따라갔었던 것 뿐"이라고 황 교수를 감싸주는 등 두 사람의 연대는 굳건한 듯이 보였다.

MBC PD수첩이 황 교수팀의 윤리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노 이사장은 "PD수첩이 짜깁기 보도로 진실을 왜곡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논란이 줄기세포 진위 여부로 번진 뒤인 이달 7일 노 이사장은 "나도 황 교수에게 숨긴 것이 없느냐고 몇 번을 물어볼 정도로 내부적 혼란에 빠졌다"고 밝히는 등 처음으로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5일 "줄기세포가 남은 것이 없으며 5월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됐다"는 '폭탄선언'으로 황 교수에게 일격을 가한데 이어 16일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황 교수를 비난하고 나서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인연'은 '악연'으로 바뀌고 말았다.

현재까지 정확한 결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서울대의 진상 조사와 사법 당국의 수사 과정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세세한 속 사정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 박진형 기자 2005-12-16)

마지막 한 삼태기

주나라 무왕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때였다. 온갖 나라에서 진귀한 공물을 바쳤다. 가장 희한한 공물은 주나라 서쪽에 있는 '여'라는 나라에서 보내왔다. 커다란 개였다. 받고 보니 보통 개가 아니었다. 키가 4척이나 되었고,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진귀한 개였다. 개의 이름은 오(獒)라고 했다. 무왕은 개에게 정신이 팔렸다. '보물 목록'에 올렸다. 정사도 돌보지 못할 정도로 개에게 신경을 썼다.

무왕의 동생 소공(召公)이 보다 못해서 쓴 소리를 했다. "귀나 눈의 욕심에 빠져들면 안 됩니다. 물건에 마음을 빼앗기면 덕을 잃게 됩니다. 도를 지킬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소공은 충고했다. "임금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천하의 정치에만 힘써야 합니다. 작은 것 때문에 신중함을 잃으면 안 됩니다. 흙을 쌓아서 산을 만드는데, 한 삼태기의 흙만 더 얹으면 아홉 길 높이의 산이 완성될 수 있다고 합시다. 그렇지만 마지막 한 삼태기를 얹지 않으면 그 동안의 수고는 수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짐승 따위에게 쓸데없이 정신을 팔고 있으면 안 된다는 충고였다. 여기에서 '구인공휴일궤(九인功虧一궤)'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아홉 길에 이르도록 쌓은 공이 마지막 한 삼태기 때문에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소한 것 하나가 완성을 앞두고 있는 일을 그르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교훈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런 일을 가끔 보고 있다. 엄청난 재산을 모은 사람이 많지 않은 '푼돈' 때문에 명예를 잃는 경우가 있다.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이 사소한 실수로 인해 쇠고랑을 차기도 한다. 막판을 그르치는 것이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학자도 막판을 그르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구인공휴일궤'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기자회견이 열리고, 이튿날 반박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이어서 또 반박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황우석과 노성일이라는 학자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다. 막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존경받는 학자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다. 기자회견에 바로 이은 반박회견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학자들이 그랬다는 것은 '더욱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해외토픽 감이었다.

두 사람의 기자회견은 '결별' 정도가 아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사이로 갈라선 것이었다. 어쩌면 원수가 되었다. 줄기세포라는 것이 바꿔치기 되었다며 수사를 요청할 정도가 되었다. 학자에게 '학자로서의 양심' 운운하며 자존심을 깎아 내리는 정도가 되었다. '동지'에서 '적'이 되었다는 표현들이 나오고 있다.

백짓장을 맞들면 낫다고 했다. 분명히 그렇다. 속담에도 나와 있다. 하지만 백짓장도 백짓장 나름이다. 맞들면 찢어진다. 서로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 백짓장이 '보증수표'라면 얘기가 더욱 달라진다. '거액의 수표'라면 더더욱 달라진다. 그렇지만 찢어진 백짓장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뻣뻣해서 휴지로도 못 쓴다.

문제의 줄기세포라는 것에는 학자의 명예가 걸려 있다. 엄청난 정부지원도 걸려 있다고 한다. 특허권의 지분도 걸려 있다는 보도다. 그렇다면 '대단한 보증수표'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 눈에는 그래서 백짓장을 맞들지 않고, 서로 잡아당기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 '대단한 보증수표'가 찢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삼태기는 무거워지고 있다. 검찰이 수사라도 시작되면 여기에 시간을 빼앗길 것이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상황이 조금씩만 달라져도 언론은 벌떼처럼 달려들 것이다. 네티즌의 공방전도 가열되고 있다. '국민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언론과 네티즌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일에 전념해야 할 시간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정치판에서는 '이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책임자 문책'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요란해질 조짐이다. 더욱 요란해질 것은 뻔하다. "지켜보다가 결과가 나오면 대응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시한폭탄일 뿐이다. 곧 터지는 시한폭탄일 뿐이다.

맞들어야 할 백짓장을 찢어 나누고, 검찰 수사에 시달리고, 언론과 네티즌의 성화를 받고, 정치판의 화살을 맞고….

아마도 마지막 한 삼태기는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질 것이다. 천근만근이 될 것이다. '구인공휴일궤'가 될 것이다. 외국의 경쟁자들은 만세를 부르고 있다. 마지막 한 삼태기를 놓고 쩔쩔매는 사이에 우리를 추월할 수 있게 되었다. 황 교수도 기자회견에서 호소했다. "사장시키지만 않도록 해줄 것"을 호소했다.

(데일리안 / 김영인 논설위원 2005-12-17)

과학계 실수·조작은 세계적 현상-NYT

지난주 세계 과학계를 뒤흔든 황우석 교수팀 스캔들은 최근 과학연구 분야에서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 세계적 현상의 하나일 뿐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과학연구가 늘어날수록 조작이 많아지는 것은 세계적 추세`(Global Trend: More Science, More Fraud)라는 기사에서 황교수 스캔들은 연구분야의 실수와 조작이 통제 메커니즘을 벗어나는 현상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을 인용,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을 발견하는 연구 프로젝트와 이를 발표하는 과학 저널이 급증하면서 실수와 조작의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세계에서 발간되는 과학 저널의 수가 5만4000개가 넘는다면서 과학저널에 실린 새로운 연구결과들을 검증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울리히 정기간행물 목록에 따르면 미국외 과학저널의 수는 1980년 1만5300개에서 올해 2만9098개로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울리히 편집자인 샨 첸은 "외국 과학저널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를 따라잡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그렇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부적절한 행위가 관행화되고 있으며 몇몇 경우에는 노골적인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과 `헬스파트너스 연구재단`이 지난 6월 과학자 3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은 모순된 사실을 무시하거나 데이터를 조작하는 등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에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티시 의학저널`의 전임 편집자이자 발행윤리위원회 공동 설립자인 리처드 스미스 박사는 "대부분 국가들이 경우 논문 조작을 방지할 수단이 단편적이거나, 아예 없기 때문에 과학적 조작을 근절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 조용만 기자 2005-12-21)

진상 규명...젊은 과학도들이 `등불' 밝혔다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을 서울대가 공식 확인함에 따라 이번 진상 규명에 산파 역할을 한 젊은 과학기술인과 누리꾼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황 교수팀은 논문 조작 혐의를 부인하며 재검증도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내 과학계도 "과학자들이 향후 자체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맞다"며 미온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5일 생명과학 연구자들의 커뮤니티 생물연구정보센터(BRIC)에서 한 회원이 논문의 사진이 조작됐다고 글을 올리자 사태가 급반전됐다.

이 글은 이공계 전공자들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인연합(SCIENG)과 디지털카메라 동호인 사이트인 DC인사이드 등에 동시 게재되며 누리꾼들의 최대 화제가 됐다.

6일에는 `지방대의 박사과정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다른 BRIC 회원이 논문 속 DNA지문 데이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분석한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DC인사이드에는 새로 발견된 논문 속 조작 사진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중들의 지지를 업고 있다고 자부하던 황 교수에게 `치명타'나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여론이 들끓자 학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대의 생명과학 관련 교수 30여명은 정운찬 총장에게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전달했다. `논문 하자 없음'을 외치던 사이언스도 입장을 선회해 데이터 재확인을 요청했다.

황 교수팀은 11일 `조작 의혹은 어불성설' 입장을 접고 서울대에 재검증을 요청했다. 이날 총장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가 열리고 서울대 조사위원회 구성이 전격 결정됐다. 진상 규명의 제도틀이 잡힌 것이다

BRIC의 한 운영자는 "과학의 성실성과 정직성을 원하던 연구자들과 일반인들의 목소리가 모여 과학계의 자정작용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생명과학도로서 이번 사태는 유감이나 과학을 합리적으로 검증하는 제도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김태균 기자 2005-12-23)

[줄기세포논문 조작] 세계 언론-전문가 반응

세계 주요 언론들은 23일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했다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긴급 뉴스로 내보냈다.

CNN방송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대 조사위 발표 직후 서울지국과 연결해 “한국의 과학자 황 교수가 적어도 11개의 줄기세포 가운데 9개를 날조했다”고 톱뉴스로 보도했다.

CNN은 사실을 고의적으로 왜곡하고 속임수를 썼다는 부정적 뉘앙스를 가진 ‘fake(날조)’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대단한 업적으로 알려진 황 교수의 연구 성과가 과학의 근본을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한때 한국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던 황 교수가 ‘논문 조작자’의 신세로 추락했다면서 연구팀의 내분 과정을 자세히 전했다.

▽ 과거 연구에도 의혹 제기 = 미국의 인터넷 언론인 드러지리포트는 초기 화면에 황 교수가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올리고 그 아래에 ‘사기꾼 복제자(THE PHONY CLON-ER)’라는 제목을 붙였다. 또 황 교수가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스너피도 조작일까’란 제목을 달았다.

로이터통신은 “줄기세포 2개(2번과 3번)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인지 증거가 없는 상태”라면서 황 교수의 연구 성과 전체에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세계 최초라고 했던 황 교수의 모든 연구 성과가 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서울대가 황 교수의 2004년 논문과 세계 최초의 복제 개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면서 황 교수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 ‘빨리빨리 문화’가 원인 = AP통신은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은 한국인의 조급한 성격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열망이 결합돼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성과 위주의 ‘빨리빨리 문화’는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한국을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발판이 됐지만 5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32명이 숨진 성수대교 붕괴 사고에 이어 황 교수 파동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22일 “한국 정부는 과학의 영역에 공중누각을 세우고 생명공학 연구의 선구자인 황 교수를 영웅으로 만들기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사이언스는 22일 당초 ‘올해의 10대 과학뉴스’ 후보에 올랐던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 논문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 한국 과학은 세계 최고 =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 분야에서 한국 과학자들의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의 유명 생명공학회사인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의 복제연구 전문가 로버트 란자 박사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세계 최고의 한국 (복제연구) 과학자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란자 박사는 “한국인 과학자들은 대단히 재능이 있으며 총명하고 유능하다”면서 “한국인 과학자들이 이번 결과로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 이호갑 기자 2005-12-24)

"황교수 사태는 한국 `빨리빨리` 문화의 소산"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 6일을 열정적으로 일한다. 기업들은 앞다퉈 더 큰 평면 TV를 과시하고 있고, 정부는 금융에서 로봇까지 모든 분야에서 `허브`가 되겠단다. 한국인의 1등을 향한 욕망과 `빨리 빨리` 문화는 현재의 한국을 만들기도 했지만, 황우석 스캔들과 같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 한국의 문화적 특성에도 부분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경쟁적이고 성급한 문화와 민족주의 그리고 세계의 인정을 갈구하는 목마름이 황교수 스캔들의 한 이유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통신은 `한국의 자존심`으로 국민적 영웅 취급을 받던 황 교수와 그의 모든 업적들이 현재 과학 잡지들과 대학들에 의해 검증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가 최고 과학자로 선정되고 특별 자금도 지원받은데다, 십여년간 한 항공사의 1등석 무료 이용 특전까지 얻었던 황교수의 지위가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황 교수 스캔들은 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흐르는 문화적 특징의 탓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최고를 향한 지독한 열망이 정석이 아닌 일종의 지름길을 택하게 했고, 민족주의와 대중들의 지나친 관심 또한 잘못된 선택을 야기시켰다는 것.

이와 함께 `지옥과 같은 서울 교통`과 `광폭한 버스 운전사들`, 그리고 에너지 드링크의 인기, 폭탄주 원샷 등이 모두 한국인의 `빨리 빨리 문화`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황우석 교수의 사례는 한국 사회에 과거의 빠른 성장 경험에 대한 잔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좋은 예"라며 "빠르게 결과를 얻기를 원하는 것이 우리 사회 시스템의 문제다"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다이나믹한 문화가 한국을 한국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원천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메모리 칩, 평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에서 극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데는 민족적 자긍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마이크 와이바트 코리아타임즈 칼럼니스트는 "`빨리 빨리 문화`가 없었다면 한국이 오늘과 같은 위치에 있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이같은 문화로 인해 황 교수 스캔들의 결과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또다시 빠른 과학적 개발들을 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그러나 치명적인 부작용들로 인해 `빨리 빨리 문화`의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며, 1995년 삼풍 백화점 붕괴사건,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을 예로 들며 황 교수 스캔들 역시 이같은 문화의 잘못된 결과라고 지목했다.

(이데일리 / 김경인 기자 2005-12-23)

황 교수 사퇴 발언 전문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데 대하여 만분지 일이라도 사죄하는 심정으로 지금 이순간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합니다. 하지만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반드시 이를 확인하실 겁니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죄드립니다.

(연합뉴스 2005-12-23)

"서울대 조사위, 원천기술 확인하고도 발표 뺐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결국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23일 오후 2시 40분쯤 서울대 수의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할 수 없는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데 대해 만분의 일이라도 사죄하는 심정으로 지금 이 시간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그러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원천기술은 존재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황 교수는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임을 다시한번 강조드린다"며 "언제가 국민여러분들께서 반드시 이를 확인하실거다"고 말했다.

황 교수의 한 측근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고의로 조작됐다는 서울대 조사위의 중간 발표에 대해 "황교수는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측근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도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원천 기술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이같은 사실은 발표에서 뺐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줄기세포 바꿔치기 주장과 관련해 "황 교수 자신과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도 모르는 사이에 김선종 연구원이 단독으로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대는 황 교수에 대한 조사가 끝날때까지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논문 조작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황교수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컷뉴스 / 도성해 기자 2005-12-23)

정부 "황 교수팀 연구비 회수 방침"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 조작이 밝혀지자 정부는 당혹감 속에서 연구지원 중단 등 뒤늦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청와대는 “서울대의 중간 발표를 존중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지만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정해진 입장은 없으며 최종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문책 여부는 아직 논의된 것이 없으나 청와대 내에서도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서울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온 뒤 노 대통령 사과와 함께 박 보좌관 문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황 교수팀에 연구비를 지원한 과학기술부는 연구비 지원 중단, 연구와 관련된 훈·포장과 최고과학자 선정 철회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국가연구개발 관리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은 연구개발 결과가 불량한 경우 3년간 국가연구개발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최석식 차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미 소진한 연구비는 회수하기 어렵지만 미집행 연구비는 회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과기부는 발표문을 통해 “연구윤리 확보와 연구 진실성 검증 등 연구개발 전반의 근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그러나 줄기세포 등 생명공학 연구는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발표를 지켜본 후 세계줄기세포허브를 계속 지원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가 의뢰한 DNA분석에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존재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허브 지원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세계줄기세포허브를 개관한 서울대병원은 “환자와 가족에 실망을 안긴 데 대해 사과한다”며 “하지만 배아 및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난치병 치료 가능성을 가진 미래 의과학의 핵심으로 이 분야 연구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 / 김광덕 기자 2005-12-23)

추기경의 눈물 "우리 모두의 문제… 우직하고 정직하게…"

“황우석 사태,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질문에
고개 숙인채 3분정도 눈물 흘리며 침묵

김수환 추기경이 굵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혜화동 집무실에서 있었던 평화방송·평화신문과의 성탄특집 인터뷰 때다.

추기경은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으로 국민 모두가 큰 상처를 입었는데, 어떻게 치유해야 할 것인가를 취재진이 묻자 입술이 떨리면서 한두 마디 대답하다가 바로 고개를 숙인 채 3분 정도 눈물을 흘리며 침묵했다고 한다. 평화신문은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을 22일 보도했다.

평화신문에 따르면 김 추기경은 “어제(15일) 저녁 TV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동안 황우석 교수 연구성과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솔직히 ‘그런 일이 없기를…’ 하고 바랐다. 그런데 의혹 일부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한국 사람이 세계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이라고 말한 뒤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김 추기경이 눈물을 흘리자 누군가가 손수건을 건넸으며, 추기경은 눈물을 닦아내고도 한참을 더 침묵했다. 김 추기경은 다시 “하느님은 한국인에게 좋은 머리를 주셨다. 그런데 그 좋은 머리를 쓰지 않고…”라고 말하다가 다시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 김 추기경은 “이번 사태를 황 교수 논문에 국한시켜 생각하지 말자. 우리 모두의 문제다. 우직하고 정직하게 살자. 그것이 바로 치유책이고 수습책”이라고 권했다.

김 추기경은 또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강한 반대를 표했다고 평화신문은 보도했다.

“사학 비리는 척결돼야 하지만 소수의 비리를 다수의 문제로 비화시켜서는 안 된다. 그 많은 사립학교 중 2%가 비리에 관련돼 있다고 해서 그것을 사학 전체의 문제인 양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사학 전체가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나서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왜 전체 목소리를 외면하고 법안을 통과시켰는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개방형 이사제 등이 시행되면 학교 당국과 교사, 교사와 전교조 사이의 갈등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 사학계 의견을 존중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해주길 바랄 뿐이다.”

(조선일보 / 김한수 기자 2005-12-23)

미 캘리포니아가 줄기세포의 '허브'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가 줄기세포 연구가들의 블랙홀인가?

줄기세포 권위자 2명이 호주에서 거액의 연구 지원금을 조건으로 미국으로 이적하는 등 세계의 줄기세포 권위자들이 캘리포니아로 대거 몰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주지사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IT 벤처 기업의 모태인 실리콘 밸리처럼 '줄기세포 허브'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향후 10년 동안 30억 달러(우리돈 3조원)를 줄기세포 연구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호주 맬버른의 모나쉬 대학교와 호주 줄기세포 센터(ASCC)의 줄기세포 연구가인 마틴 페라 박사는 28일(미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줄기세포와 재생 의약 연구소 책임자를 맡기위해 이적한다고 밝혔다.

페라 박사는 "미국의 연구소가 줄기세포와 재생 의약 연구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에 정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에는 로스앤젤레스 아동 병원과 캘리포니아 기술 연구소, 그리고 20에서 30개에 이르는 줄기세포 연구소들과 연계된 유명한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의 켁 약대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과학자이자 특허법 전문가인 디아나 드보르 박사는 호주의 ASCC 수석 운영자 자리를 사임하고 샌디에이고에 있는 벤처기업으로 옮겨가기로 했다.

드보르 박사가 몸담을 새 벤처회사는 내년초까지 비밀에 가려있지만 그녀는 "줄기세포 기술을 연구소에서 병원으로 가지고 나오기위해 바이오 테크놀러지 회사들과 함께 일할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벤처 자본 구조를 갖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지역에만 약 40개의 BT(바이오 테크놀러지) 벤처 회사들이 있다.

줄기세포 권위자들이 줄기세포 연구 지역으로 선호하는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다른 주들과는 달리 난치병 치료 목적의 체세포 핵 이식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1년에 약 3억 달러(우리돈 1천억원)를 10년 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미국의 다른 주들도 줄기세포 연구가들의 캘리포니아 이주 행렬를 중단시키기위해 부심하고 있다.

호주 줄기세포 센터(ASCC)의 소장인 휴그 니알은 "최고 대우를 받고 미국에서 호주에 온 줄기세포 권위자 두명의 학자들을 잃게 된데 대해 실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게 과학계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계속 연구를 할것이고 국제 기관과 유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에는 약 3백명의 줄기세포 과학자들이 있으며 ASCC 연구소도 백 50명의 줄기세포 연구가들을 거느리고 16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개발하기위한 세계 뿐만아니라 세계 유수의 연구소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가장 먼저 성공한 연구소가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떼돈을 벌수 있음은 물론이고, 세계 과학사에 길이남을 명예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컷뉴스 / 김진오 특파원 2005-12-29)

 

`논문조작쯤은'..황교수 후원자 되레 증가

 

`황교수 후원회' 최근 2개월새 2천명 신규 가입

(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학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황 교수 후원회의 가입자 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과학재단 등에 따르면 `황우석교수 후원회(회장:김재철 동원 회장)' 가입자 수는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에 대한 조작 의혹이 제기돼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 논문 조작이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난 작년 11, 12월 두달 동안 2천여명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작년 4월 출범한 황 교수 후원회는 최근 5천800명선을 넘어섰다,

황 교수 후원회를 위탁관리하는 과학재단 관계자는 "황 교수의 논문조작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면서 후원회 가입자 수가 2개월 사이에 2천명이 늘어났다"며 "논란 확산으로 일반인의 관심도 커지면서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논문 조작이 기정사실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후원회에서 탈퇴하는 가입자 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과학계 관계자는 후원회 가입 절차가 비교적 간단한 만큼 황 교수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신뢰가 확산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황 교수 후원회는 지난해 4월 오명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과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김우식 과기부 장관 내정자 등 각계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출범했으며 최근까지 33억원을 모금, 이 가운데 19억원 가량을 황 교수에게 직접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컷뉴스 / 김진오 특파원 2006-1-8)

 

황교수-미즈메디'2004 논문 줄기세포 진위' 엇갈린 주장 왜?

 

[경인일보 단독기사] 서로 책임 떠넘기기 차원

 2005년 사이언스 논문과 관련,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의 큰 흐름은 지난달 16일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폭로성 기자회견을 분수령으로 황우석 교수가 이를 방어하는 형국으로 진행됐다.

 당시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미즈메디 소속 김선종 연구원으로 하여금 논문을 조작하도록 지시했으며 줄기세포 자체도 아예 없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반면 황 교수는 논문 일부조작에 대해서는 시인했지만 '줄기세포가 아예 없었다'는 DNA검증 결과에 대해서는 김선종 연구원을 비롯한 미즈메디측 인사에 의해 줄기세포가 사전에 바꿔치기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004년 논문에 대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황 교수는 “2004년 줄기세포도 가짜다”고 선언한 반면 당시 줄기세포 배양을 담당했던 전 미즈메디병원 소속 박종혁 연구원은 오히려 “진짜”라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이 서로 바뀐 형국이다.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 황 박사가 2004년 줄기세포를 가짜라고 단정한 이유

=2005년 논문의 배아줄기세포는 환자의 체세포를 시료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서울대 수의대에서 배양한 배아줄기세포와 당초 체세포를 제공했던 환자의 DNA가 일치해야 한다. 그러나 DNA검사 결과 두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아 배아줄기세포 자체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2004년 논문의 배아줄기세포의 경우도 비슷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이 경우 난자제공자의 체세포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배양후 보관중인 줄기세포와 난자제공자의 체세포 DNA를 비교하면 된다.

 이에 대해 황 교수측은 자체검증을 한 결과 보관중인 줄기세포와 미즈메디 병원측으로부터 회수한 줄기세포의 DNA는 일치한 반면 논문에 실린 DNA검사 결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따라서 체세포 제공자와 줄기세포간의 DNA 일치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논문에 실린 DNA 검사결과는 당시 배아줄기세포 실험과는 전혀 상관없는 가상의 데이터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황 교수측은 자체 보관중인 배아줄기세포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체세포와 난자를 제공한 여성의 DNA 시료확보를 요구했으나 미즈메디 병원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측은 2005년 논문과 관련, 김선종 연구원이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2004년 논문에서도 박종혁 연구원 등에 의한 데이터 및 시료바꿔치기 등 조작개연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박종혁 연구원이 '진짜'를 주장하는 이유

=황 교수측 주장대로 2004년 논문에 쓰인 줄기세포가 모두 가짜임에도 불구하고 박종혁 연구원이 이를 숨기기 위해 '진짜'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황 교수측은 2004년 논문을 통해 쌓아올린 세계적인 명성이 모두 무너져 내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 논문의 검증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황 교수팀은 핵치환 기술을 통해 배반포단계까지 배아를 형성하는데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후 배양단계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 배양단계를 책임진 것은 2005년 논문의 경우 김선종 연구원이, 그리고 2004년 논문의 경우 박종혁 연구원 등이 담당했으며 이들은 모두 미즈메디 소속이었다.

 황 교수측은 2005년 논문에 이어 2004년 논문까지 모두 가짜로 판명될 경우 미즈메디 병원측의 세포배양기술 자체가 의심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허위논문 작성에 따른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즈메디 병원측은 2004년 줄기세포를 근거로 출연중인 특허 자체가 무의미해지며 박 연구원의 경우 미국 피츠버그대의 연구원으로 '스카우트'되는 등 어렵게 쌓아올린 자신의 위치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2004년 논문의 제1저자는 2005년 논문과 마찬가지로 황우석 교수가 맡았으며 교신저자는 서울대 의대 문신용 교수였다. 또 박종혁, 김선종 연구원도 공동저자로 포함돼 있다.

경인일보 왕정식·이성호·송명훈기자·paperhoon@kyeongin.com /노컷뉴스 제휴사

(노컷뉴스 / 김진오 특파원 20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