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특위 "한중 구두양해 전혀 이행안돼"

국회 `중국의 고구려사왜곡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정의화)는 8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여전하다"며 "지난해 8월 한중 외교차관간 합의된 고구려사 왜곡문제에 대한 `구두양해사항'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구려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중국 내 고구려유적 시찰결과 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고구려사와 관련한 양국간 구두양해는 중국이 그 동안 정부 차원의 왜곡조치를 시정하고 앞으로 역사교과서 및 정부 차원의 왜곡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고구려사 문제를 더 이상 정치화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위는 보고서를 통해 "집안(集安)박물관 전시실 내 고구려를 소개하는 전언(典言)의 내용에는 고구려를 `중국 동북지방의 소수민족 및 지방정권의 하나'로 기술하고 있다"며 "이 같은 역사왜곡 사례는 오녀산성박물관 등에서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특위는 "특히 집안지역 등 고구려유적지의 관광안내원들은 관계당국의 지침에 따라 왜곡된 고구려사를 관광객들에게 안내해야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자격취소는 물론 벌금 등의 제재를 받고 있어 적극적인 항의 및 시정촉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또 "고구려 유적지가 유네스코 등재 이후에도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면서 "상고성자 무덤군 주위에는 옥수수 경작이 계속되고 있고 오회분 벽화는 결루 현상이 확인됐으며, 장군총은 뒷면과 측면의 석축이 심하게 내려앉은 상태에서 많은 관광객이 오르내리고 있어 보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김남권 기자 2005-12-8) 

해외교과서, 역사 왜곡 많다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 문제로 중국과 '5개항 구두 양해'를 맺은지 1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국정 교과서 출판사가 펴낸 역사 교과서에 삼국시대 이후 부터 근대 역사는 삭제되고 오히려 발해를 중국 역사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옌볜에서 한철 리포터가 전합니다.

[리포트]

중국 학생들이 배우는 '세계 역사' 교과서입니다.

아시아 역사편에서 고구려사를 비롯한 한국의 전근대사 내용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2003년 6월 개정판부터 전면 삭제된 이후 올해 7월에 발행된 책에도 한국 역사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지난해 8월 중국이 동북공정을 교과서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한국과의 구두합의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인민교육출판사에서 출판한 이 교과서는 중국에서 채택률이 60%가 넘습니다.

[인터뷰:인민교육출판사 관계자]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의 역사 교과서 역시 삼국시대와 조선시대 역사를 아예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두 교과서는 또한, 발해를 중국의 소수민족 지방정권으로, 고구려를 '중국 역사'로 왜곡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들 교재는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교과서를 제정, 시행하기 위한 실험 교과서로 지난 2002년 1차 심의를 통과했고 내년 3월에 최종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인터뷰:북경사범대학출판사 관계자]

[기자] 중국 역사 교과서 최종 심의까지는 앞으로 석달정도 밖에 시간이 없습니다.

현지 동포들은 우리 정부와 학계가 동북공정에 대한 중국의 약속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극적인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옌볜에서 YTN 인터내셔널 한철입니다.

(YTN / 박태환 기자 2005-12-8)

호주, 한국사 왜곡실태

호주에서는 아예 제대로 된 한국 관련 교과서 조차 없는 열악한 상황입니다.

교사들이 마련한 수업 자료도 오류 투성이입니다.

계속해서 시드니에서 권기정 리포터가 전합니다.

[리포트]

호주 중고등학생들의 한국관련 수업 교재들입니다.

한국관련 내용을 다룬 정규 교과서가 없어 교사가 직접 준비한 참고 교재가 전부입니다.

개인적으로 수집한 자료는 그러나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중학교 3학년용 교재에는, 서기 391년 일본이 한반도 남단의 미마나 지역으로부터 북진해 고구려를 침략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을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중3부터 고1 학생을 위한 아시아 근대 역사 교재에는 1930년대 한반도가 아예 만주로 표기돼 있습니다.

[인터뷰:박원순,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문화원장]

"교사가 교육과정에 맞는 자료라면 어떤 자료든지 뽑아서 쓸 수 있게 되어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떤 자료를 교사가 사용하는가를 알아서 취합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호주 고등학교 커리큘럼은 무려 120여 과목에 이릅니다.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 관련 과목수와 학습시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동포학생들은 한 설문조사에서 수업 내용이 한국 전쟁과 남북 분단 등 틀에 박힌 것들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박인순,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장]

"호주 일본 문화원의 경우를 보면 매년 많은 수의 출판 관계 업자나 사서 등을 일본으로 초청해서 연수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희나라도 올 해 부터 아마 그런 사업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기자]

한국은 호주의 3대 수출시장으로 성장하는 등 양국간의 경제관계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성장에 걸맞게 한국의 정신 문화를 상대국에 제대로 알리는 노력도 뒤따라야할 것입니다.

시드니에서 YTN 인터내셔널 권기정입니다.

(YTN 2005-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