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역사'' 바로 알리기 잇따라

독일에 고구려의 역사를 올바로 알리는 뜻 깊은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난 9월 23일부터 오는 11월 20일까지 베를린 동아시아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구려 고분미술 특별전 ‘고대 한국의 미술: 고구려 고분벽화의 역사적 이미지들’에서는 광개토대왕비, 덕흥리 고분모형, 고분벽화 모사도와 토기 등 총 50여점의 고구려 유물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해외에서 최초로 열리는 고구려 유물 전시회로 전시 유물의 규모와 수준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장을 제공한 동아시아박물관은 2006년 개관 100주년을 맞는 독일 최고의 동아시아 역사·유물 박물관으로 본래 전시장 중앙무대를 중국유물 상설전시장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이번 특별전을 위해 박물관 측에서 중국유물 전시장을 옮기고 이 공간을 우리 측에 할애하는 등 이번 고구려 특별전은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에 대응해 거둔 작은 문화적 승리라 할 수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전시되고 있는 광개토대왕비 모형.

한편 10월 21일부터 3일간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과 베를린 자유대학이 공동 주관하는 고구려 고분미술 국제 심포지엄은 한국과 중국 간의 고구려사 논쟁을 국제무대로 옮겨 학술적 검증을 꾀하는 자리다. ‘고구려 벽화의 중요성’ ‘고구려 고분발굴 현황: 과거와 현재’, ‘고구려 유적의 고고학적 의미’ ‘고구려 벽화의 종교성’ ‘별자리와 여성상’ ‘고구려 벽화를 통해 본 동북아 문화 교류’ ‘고구려 벽화의 과학기술적 측면’ ‘고구려 벽화 연구 전망’ 등 총 8개 주제로 열릴 이번 심포지엄에는 안희준 교수(서울대)와 전호태 교수(울산대), 최종택 교수(고려대) 등 한국의 고구려 전문가 10명이 참가하며, 중국 측에서는 푸자신 지린성 고고학연구소 연구원과 싱장산 랴오닝성 문물고고학연구소 연구원 등 고구려 전문가 2명이 참가한다. 이 밖에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일본 전문가 등 모두 13명이 참가한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지난 21일 열린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문헌 정보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고구려 역사 연구에서 고분 벽화에 대한 연구가 특히 중요하다”며 2004년 고구려 고분유적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로 이미 고구려의 문화유산은 인류 공동의 재산이 되었음을 강조하면서 “편협한 민족주의의 틀을 벗어나 국제적인 학술 교류를 통해 고구려의 역사를 올바로 복원”하는 자리가 되기를 당부했다.

(세계일보 / 남정호 특파원 2005-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