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남북단일팀' 합의

남북의 화해 분위기가 마침내 사상 최초의 국제종합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 합의로 이어졌다.

선수선발 · 훈련등 세부사항
12월 7일 개성본회담서 협의


남북한은 1일 2006년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1963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서 남북이 만난 이래 올림픽 단일팀이 구성 합의까지 이뤄지기는 42년이 걸린 셈이다.

제4회 마카오 동아시아경기대회에 참석한 남북 체육관계자는 이날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정행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수석대표로 한 한국대표단은 북한 숙소인 마카오 이스트아시아홀을 방문, 북한대표단(수석대표 리동호 선수단장)과 4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단일팀 구성안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이 지구촌 평화의 축제라는 점을 들어 그동안 남과 북의 단일팀 구성을 요청했기 때문에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한 장애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개회식에 공동입장했지만 종합대회에서 단일팀을 만든 적은 없다. 그러나 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단일팀을 이룬 경험은 있다.

김정행 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남과 북이 일단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면서 “12월7일 개성에서 회담을 열고 선수 선발과 훈련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추후 일정은 개성회담에서 의논하겠다”고 덧붙였다.

리동호 북한 선수단장은 “1959년부터 46년간 20여차례 단일팀 구성을 추진했는데 결국 오늘 합의를 이뤘다”며 기뻐했다. 김정행 단장은 “북한대표단의 단일팀 구성에 대한 의지가 강해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꼬는 텄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일단 IOC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를 비롯해 각 종목별 경기단체와 협의를 통해 출전권과 선수 구성방안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은 “남과 북의 국가대표 선수를 대폭 늘려 희생을 최소화할 생각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일팀 호칭은 코리아(KOREA), 단기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를 그린 ‘한반도기’가 유력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역사 왜곡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반도기를 사용하지 말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김정행 단장은 단일팀 훈련 비용에 대해 “이번에 비용 분담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며 “선수를 어떻게 선발하고 훈련은 어떻게 할지 먼저 얘기하고 난 뒤에 얘기가 나와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 이상준 기자 2005-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