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호수가 말라간다

인류의 고향인 아프리카의 호수들이 죽어 가고 있다.

영국 BBC뉴스 인터넷판은 최근 “677개에 달하는 아프리카의 호수 중 대다수가 수자원의 무분별한 남용, 삼림 훼손, 가뭄을 비롯한 기후 변화, 부적절한 댐 건설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유엔환경계획(UNEP)이 수십 년 동안 아프리카 호수들의 변화상을 위성사진으로 조감한 ‘아프리카 호수 도감(The Atlas of African Lakes)’을 출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도감은 1960, 70년대의 위성사진과 최근의 사진을 비교해 케냐 나쿠루 호수 주변의 삼림 훼손, 빅토리아 호수 주변의 인구 폭발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차드 카메룬 나이지리아 니제르 등 4개국에 걸쳐 있는 차드 호의 수량 감소는 충격적이다. 1972년 촬영된 사진에서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던 차드 호는 2001년 촬영된 사진에서는 대부분의 수역이 사라지고 본디 호수가 있던 자리의 동남부에 치우친 자그마한 곳만 남아 있다. 현재 이 호수의 수량은 1960년대의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UNEP의 닉 뉴털 대변인은 “수많은 주민이 아프리카의 호수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대체할 만한 생계수단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호수에 가해지는 환경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아프리카의 담수호에는 약 3만 km³의 물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든 대륙을 통틀어 가장 많은 양이다. 이 지역의 주민 대부분이 호수 주변에서 어업과 농업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지만 환경오염과 난개발 등 다양한 이유로 안정적인 용수 및 식량 공급이 위협받고 있는 형편이다.

가나의 송고르 호수의 경우도 무분별한 소금 생산으로 인해 면적이 크게 줄어들었다.

(동아일보 / 유윤종 기자 2005-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