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또 조류독감… 아시아 초긴장

‘중국에 퍼지면 아시아 전체 방어선이 무너진다.’

13억명의 인구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금류, 낙후한 보건 시스템을 보유한 중국에 조류독감이 또다시 발생, 아시아를 긴장케 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9일 내몽골자치구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 외곽의 텅자잉(騰家營)촌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가금류 약 2600마리가 살처분됐다고 보도했다. 후허하오터는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북서쪽으로 불과 670㎞ 떨어진 곳이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중국에서는 모두 4건의 조류독감이 발생했으나, 발생 지역은 칭하이(靑海)성, 시짱(西藏)자치구, 신장(新疆)자치구 등 모두 서부 외진 곳이었다. 이 때문에 베이징 바로 위 내몽골자치구에서 발병 사실이 확인된 것은 조류독감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징조가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동부 연안의 중국 최대도시 상하이(上海)시도 19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조류독감 상설 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장기적인 대응태세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에서 경험했듯, 중국은 공중위생과 보건 상태가 극히 열악하며 전염병 통제를 위한 행정 투명성도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중국은 최근에도 야생조류에서 추출한 조류독감 바이러스 샘플의 공개를 거부, 세계보건기구(WHO)의 강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한편 탁신 시나왓 태국 총리는 올 들어 태국에서 처음으로 조류독감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20일 밝혔다. 태국은 지난해 조류독감으로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러시아 농업부는 19일 모스크바 남부지방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례는 유럽에 가까운 우랄산맥 서쪽 러시아에서 발생한 첫 발병 사례이다.

(조선일보 / 여시동 기자 2005-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