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공무원들, 불우이웃 돕기 나서

영구 임대아파트의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영세민을 위해 익명의 공무원들이 보증금 후원에 나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광주 서구 쌍촌동에 사는 김모(42.여)씨는 월세 17만원 단칸방에서 중학교에 재학중인 아들과 함께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김씨는 부모의 얼굴도 모르고 고아원에서 성장해 결혼했으나 성격차이 등으로 이혼하고 취로사업으로 월 40여만원을 받으며 생계를 꾸려왔다.

이달초 정부에서 12평 영구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받았지만 임대보증금 170여만원을 마련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내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할 형편에 놓였다.

김씨의 딱한 소식을 접한 상무2동사무소는 곧바로 구청 전자게시판에 김씨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했고 익명을 요구한 서구청의 한 직원이 임대보증금 전액을 후원하는가 하면 또다른 익명의 공무원 2명도 모금에 동참했다.

서구청도 이웃돕기성금 20만원과 함께 '서구민한가족되기 후원자 결연'을 통해 김씨에게 매월 5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후원에 나선 분들이 익명을 요구해 이름을 밝힐 수 없는게 아쉽다"며 "넉넉지 않은 환경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이 있다는게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형민우 기자 200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