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나정발굴 일제 식민사학 무너뜨리는 출발점'

경주 나정, 신라 신궁터 가능성 높아져

최근 4년간 실시된 경주 나정(羅井.사적 제 245호) 발굴조사가 일제 식민사학 담론을 무너뜨리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이종욱 교수는 14일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주 나정 발굴조사 성과 학술대회' 주제발표를 통해 "나정 발굴은 신라 건국신화를 역사로 인정할 출발점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또 "나정의 실체가 발굴돼 일제의 한국 강점이후 발명된 식민사학과 해방후 후식민사학 담론이 은폐.말살했던 건국신화의 역사적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최고의 역사학자라는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의 삼국사기 사료비판을 비롯해 건국신화 허구론 및 내물왕 이전기록의 수정론, 혁거세 3세기 인물론 등 한국사학은 지금까지 신라 역사를 왜곡·축소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나정의 건물들은 건국신화 현장이며 왕자집단을 위한 시설물로 신라 초기국가 형성과정 이해의 결정적 단서"라며 "신라 건국신화가 허구가 아니라는 사실의 증명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박혁거세 등장과 관련해 나정이 나오지만 그 동안 신화 속의 장소로만 알려져 주목을 받지 못하다 이번에 실체가 규명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1945년 이후 한국사학이 일제 식민사학을 청산하지 못하고 건국신화를 허구의 산물로 보았으나 나정발굴로 식민사학 청산과 본래 역사를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정은 신라 시조 혁거세 탄생지로서 신라가 망할때까지 중시됐고 근처에 축조된 금성과 후에 축조된 월성을 중심으로 하나의 도시가 형성됐는데 그것이 왕도(王都)였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문화재연구원이 2002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나정 유적을 발굴, 3곳의 신라시대 우물터와 3천600㎡ 넓이의 팔각 건물지 및 그 하부의 우물터 등이 확인됐다.

(연합뉴스 / 홍창진 기자 200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