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후기 추정 석축 집수정 발굴, 비상한 관심

광양시 마로산성에서 발굴한 집수정들 (고영호기자/CBS전남)

백제 후기 시대(6~7세기)로 추정되는 석축 집수정이 발굴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순천대학교 박물관 조사팀(조사단장 임성운 순천대 박물관장)은 12일 오전 11시 전남 광양시 광양읍 용강리 산 78번지 일대인 마로산성에서 '마로산성 제4차 발굴 조사 현장 설명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마로산성에서는 석축 집수정 5군데와 건물 터 2군데, 동물 뼈, 철기류, 목기류 등 3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집수정은 산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비상시에 사용하기 위해 모아두는 곳으로 5단 계단 형식인데 바닥에 나무 3개를 깔아 놓았지만 점토질이어서 산소가 거의 스며들지 못하면서 썪지 않고 그대로 보존됐다. 특히 길이 7cm, 너비 5cm의 목제 빗과 바가지는 잔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 사료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발굴 조사 결과에 대해 자문위원인 차용걸 충북대 교수는 "마로산성 일대가 모두 유적지라는 생각으로 토지 매입부터 서두르자"고 제안했으며 최완규 원광대 교수는 "토기가 주요 지표인데 토기와 기와를 서로 비교해 연대를 측정하자고 말하는 한편 비가 많이 오면 집수정이 휩쓸려 내려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덕향 전북대 교수도 "발굴 성과가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가 중요하다"며 "광양시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웅 광양시장은 "마로산성이 국가 유적지가 될 수 있다는 조언에 고무됐다"며 "유적지 부지를 도시 계획에 포함시키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양 마로산성은 지난 99년 전라남도 기념물 제173호로 지정됐고, 산성의 정비 및 복원 자료를 얻으려고 2001년~2004년까지 3차례 발굴 조사가 실시됐으며 2005년 7월부터 현재까지 4차 조사가 진행중이다. 광양시는 올 해까지 26억원(시비 18억원과 국도비)을 발굴에 투자했지만 4차 조사부터는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컷뉴스 / 고영호 기자 200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