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무역흑자 중국 "걱정되네”

무역수지 흑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중국이 고민에 빠져 있다. 중국의 무역 흑자는 지난 8월 말 이미 600억달러 선을 넘어섰고, 9월에만 무역흑자가 10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돼 이런 추세라면 올해 무역 흑자는 1000억달러(약 10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무역 흑자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상대로 한 것이어서 더 큰 무역마찰을 불어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안팎에서는 ‘미국 위안화 절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며, 위안화 추가절상을 둘러싸고 중국이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대외무역수지 흑자는 올 1∼8월 602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무역흑자는 900억∼1000억달러 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1998년보다 배나 많은 규모다. 이 기간 중국의 대외수출은 4762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나 늘어났다. 반면 수입은 415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출 폭발이 대규모 무역흑자 사태를 낳고 있다.

무역흑자를 가장 많이 낸 교역 상대국은 역시 미국이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698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올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1000억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에 대한 무역흑자는 658억달러, EU에 대한 무역흑자는 434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내심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U에 대한 무역흑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늘어난 데 반해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124.7%나 확대됐기 때문이다.

상무부 국제무역경제연구원의 자오위민(趙玉敏) 주임은 “중국의 수출액 중 외자기업의 비중이 50∼60%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너무 낮기 때문이라고 평가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천문학적인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중국의 외환보유액는 6월 말 현재 7109억7300만달러에 이르렀다. 홍콩이 보유한 외환 1220억달러를 합하면 중국이 갖고 있는 외환은 8329억7300만달러에 이른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일본의 8340억달러(9월 말 기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외환보유액은 9월 말 7500억달러에 이렀을 것으로 예상돼 홍콩을 합할 경우 중국은 사실상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으로 떠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일보 / 강호원 특파원 2005-10-10)

한국산 휴대폰도 중국에 밀린다

가전 및 컴퓨터에 이어 휴대폰 등 통신기기 제품도 해외시장에서 한국산이 중국제에 점차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세계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제품과 중국산 제품의 품목별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중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섬유, 의류, 피혁 등 노동집약적 제품뿐 아니라 전기전자, 통신기기에서도 급상승을 기록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휴대폰 및 부품 등 통신기기에서는 한국의 점유율이 지난 95년 8.2%에서 7.3%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중국은 1.3%에서 6.6%로 급상승하면서 한국 제품을 넘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2003년을 기준으로 섬유 14.5%, 의류 21.3%, 피혁 20.6%, 신발 22.5% 등 노동집약적인 분야에서 급상승했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화학섬유, 섬유, 컴퓨터, 가전 분야에서 중국산에 의한 시장 잠식이 급속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컴퓨터 16.2%, 가전 10.7%, 화학섬유 13.2% 등으로 일찌감치 한국을 추월한 상태다.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컴퓨터 4.8%, 가전 3.7%, 화학섬유 9.7% 등으로 이미 중국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또한 자동차를 제외한 선박, 자전거, 항공기, 트랙터 등 기타 운송장비 부문에서도 중국의 점유율이 6.8%로 한국(6.4%)을 넘어섰다. 다만 중국이 아직 수출산업 구조를 갖추지 못한 자동차와 반도체 부문 등 일부 품목에서만 한국산이 중국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유지했다.

(헤럴드경제 / 김대우 기자 200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