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작품 실제 작가는 외교관”

英학자들 5가지 근거 제시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실제로는 한 외교관의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5일 보도했다. 영국 학자들이 실제 작가로 지목한 이는 당시 영국 외교관이었던 헨리 네빌(Henry Neville) 경이다. 웨일스대 윌리엄 루빈스타인 교수 등은 이에 대한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첫째, 셰익스피어의 배움이 짧았다는 점이다. 그의 정규 교육은 12세에 끝났다. 작품 중 일부는 불어로 쓰였는데, 정작 그는 불어를 하지 못했다는 것. 반면 네빌은 프랑스 대사를 지냈다. 네빌이 살았던 시기(1562~1615년)는 셰익스피어의 생애(1564~1616년)와 겹친다.

둘째, 네빌에게는 신분을 숨겨야 했던 사정이 있었다. 그는 당시 집권했던 튜더 왕조의 라이벌 관계였던 왕족 출신이었고 반역죄로 투옥되기도 했다. ‘리처드 2세’처럼 정치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을 쓰면서 자신의 배경을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다.

셋째, 작품의 배경이 네빌의 궤적과 많은 부분 일치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등은 이탈리아를 무대로 하는데, 네빌은 1581년부터 2년간 이탈리아에서 지냈다는 식이다.

넷째, 네빌이 셰익스피어의 사인을 연습한 흔적이 있는 문서가 1867년 발견됐다. 그가 외교 서신에서 자주 쓰는 단어는 작품에도 자주 등장한다.

다섯째, 셰익스피어의 후견인 사우샘프턴(Southampton) 백작은 네빌과 가까웠고 셰익스피어 어머니는 네빌의 친척이었다. 학자들은 네빌이 이 같은 ‘인연’을 이용해 셰익스피어를 작가로 내세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일보 / 박민선 기자 2005-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