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기후, 베이징 관료들 쫓아내다

티베트의 고산기후가 베이징에서 보낸 고위 관리들을 잇따라 돌려보내고 있다.

중국 티베트자치구 당 서기인 양촨탕(51)은 최근 심장과 뇌혈관 계통 질환으로 베이징으로 후송됐다고 홍콩 <명보>가 3일 보도했다. 양 서기는 최근 티베트자치구 성립 40돌 경축 행사 준비로 과로해 건강이 악화돼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최고 전문의를 티베트 라사로 보내 일단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으나, 산소가 부족한 고원지대에서는 지속적인 치료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그를 베이징으로 불러들였다. 양 서기는 후진타오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티베트의 고산기후는 중국 관리들에게 악명이 높다. 1988년부터 티베트 당 서기로 근무하던 후 주석도 1992년 고산병을 얻어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그는 베이징으로 돌아온 뒤 티베트로 복귀하지 못했다. 후의 전임자인 우징화도 1988년 고산병 후유증으로 심장병을 얻어 베이징으로 후송된 뒤 돌아가지 못했다.

양 서기는 티베트 기후를 견디지 못해 도중하차하는 세 번째 한족 관료가 될 처지에 있는 셈이다. 티베트는 평균 해발 4000m의 고산지대로 산소가 희박해 평지에서 살던 사람이 오래 거주할 경우 고산병을 얻기 쉽다.

(한겨레신문 / 이상수 특파원 2005-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