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특집] "中, 고조선에 문화 이식" 왜곡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발해뿐 아니라 우리 역사의 출발인 고조선사까지 중국의 역사로 왜곡하고 있다.

조법종 우석대 사학과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학자들은 조선(朝鮮)이라는 명칭의 기원을 중국의 태양숭배신화인 탕곡(湯谷)신화와 여러 사서에 등장하는 명이(明夷)라는 표현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단군신화도 중국신화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본다.

또 기자동래(箕子東來ㆍ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새롭게 왕이 되자 그를 섬길 수 없다면 현인인 기자가 조선으로 피난갔다는 내용) 설화에 근거해 기자조선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기자조선은 주(周)와 진(秦)을 황제의 나라로 섬긴 해외의 속국이었고, 이어 위만조선은 한(漢)의 속국이었다가 한 무제의 조선 공략으로 한의 변경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기자조선이 있으므로 위만조선이 있고, 또 한의 4군이 되었으며 그것이 고구려사와 발해사로 연결되므로 기자조선이 바로 중국 동북사의 개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동래설은 중국이 가장 우월한 민족이라는 내용을 담은 대표적인 기록인 ‘상서대전(尙書大典)’ 등에 등장하는 것으로, 사료의 편향성 때문에 기자의 실존까지 부정되는 형편에서 기자동래라는 가공의 상황을 통해 고조선에 중국문화가 이식되었다는 논리를 성립될 수 없다고 조 교수는 지적한다.

조 교수는 특히 고조선의 청동기문화가 고고학적으로 중국의 유물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 대해서는 중국 학계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 김범수 기자 2005-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