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57주년 국군의 날] 람보 몸, 맥가이버 손… 진짜 사나이 UDT

"지옥에서도 살아 돌아오라."

수중 탈출을 위해 두 손과 두 발을 묶어 수영을 하고, 수압 때문에 축구공이 주먹만하게 쪼그라드는 심해에서 작전을 수행한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는 인간병기. UDT/SEAL로 불리는 해군 특수전 여단이다.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는 해군 특수전 여단은 수중폭파 (UDT:Underwater Demolition Team), 육해공 전전후 특수타격 (SEAL:Sea Air Land), 폭발물 처리(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해상 대테러 등 4개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의 '비밀병기'다.

UDT/SEAL 대원이 되기 위한 훈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주일 동안 잠을 잘 수도, 옷을 갈아 입을 수도 없는 극기주(지옥주)엔 밥도 고무보트를 머리에 인 채 먹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쉽게 식사시간을 주면 밥을 먹기보다 잠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절반 이상이 탈락하는 혹독한 12주간의(장교.부사관은 24주) 기초교육훈련이 끝나고 3주간의 기본 공수훈련을 받고 나면 그들의 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람보'가 돼있다. UDT/SEAL 대원 자격이 주어지지만 교육이 끝난 것은 아니다. 자대에 배치받아 임무별 전문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첨단 장비들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맥가이버'로 거듭나게 된다. '람보+ 맥가이버'가 돼야 비로소 진정한 UDT/SEAL이 탄생한다.

UDT/SEAL의 전시 임무는 만능에 가깝다. 해상.해저.공중으로 적 후방에 침투해 첩보 수집, 주요 시설물 파괴, 폭격 표적 유도 등. 평화시엔 수중 폭발물 제거, 구조,구난 등 물과 관련된 모든 업무에 투입된다.1993년 서해 페리호 침몰 당시 해난구조대(SSU)와 함께 사망자 전원 인양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1998년 동해안 북한 잠수정 침투 당시 잠수정을 확보한 것 역시 UDT/SEAL이다.

매년 10여 차례 연합훈련을 하는 미 SEAL은 한국팀이 화기와 통신장비는 다소 떨어지지만 대원들의 자질과 팀워크 및 정신력은 '세계 최강'이라고 말한다. 오세원(27)하사는 해양대를 다니다 해병대를 제대한 뒤 2002년 다시 UDT/SEAL에 지원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이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없이 반문한다.

"세계 최강이 이것 말고 또 있습니까?"

 

(중앙일보 / 김경빈·김성룡 기자 2005-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