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AV `글로벌호크' 판매 거부

미국이 고고도(高高度) 첨단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호크'에 대한 우리 정부의 판매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29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안흥시험장에서 열린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라 2006∼2010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2008년께부터 고고도 UAV 4대를 해외 구매키로 한 국방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황진하(黃震夏.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질의를 통해 "2005년 6월21일 열린 한미 안보협력위원회(SCC) 회의에서 미측이 우리의 글로벌호크 판매요청에 `판매불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판매를 승인하면서도 우리에게는 `판매불가'를 통보한 구체적인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안동만 ADD 소장은 "미측에서 글로벌호크의 국내 판매를 불허한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고고도 무인항공기에 대한 기술 유출을 우려해 우리측의 판매요청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안다"며 "그렇지만 앞으로 미측과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해 12월 미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산하 SCC 회의에서 미측에 글로벌호크 판매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전략무기제한협정에 따라 글로벌호크를 다른 나라에 판매하려면 의회와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국방부는 2006∼2010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2008년께부터 고고도 UAV 4대를 해외구매하고 중고도 UAV 4대는 내년부터 국내에서 연구개발에 들어가 2016년께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38∼42시간 동안 비행하며 레이더(SAR)와 적외선 탐지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등 첩보위성 수준에 버금가는 전략무기다. 작전반경은 3천km, 대당가격은 4천500만달러 선이다.

(연합뉴스 / 이귀원 기자 2005-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