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없어요" 대학원들 한숨

경기도에 있는 S대 대학원은 679명이던 입학정원을 2004년도부터 619명으로 60명 줄였다. 대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신입생 유치가 더욱 어려워진데다 경기불황 탓에 야간대학원에 다니려는 직장인들도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올해(이하 4월1일 기준) 입학생은 534명으로, 정원을 못 채우기는 마찬가지. 이 대학원 관계자는 “장학금 혜택 확대와 해외대학과의 자매결연 등을 내세우며 신입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대학원들이 위기에 직면했다. 상위권 대학 대학원과 최근 추세에 맞는 학과를 개설한 일부 특수·전문대학원을 제외한 상당수 대학원들은 입학정원을 못 채운 지 이미 오래됐고, 석·박사 학위가 취업에 되레 불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휴학생과 중퇴자는 증가 추세다. 특히 학생이 한 명도 없는 ‘개점휴업’ 대학원들도 눈에 띄고 있다.

26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올해 전국 대학부설 대학원과 대학원대학 1051개교의 미충원율은 12.6%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미충원율은 2001년 12.5%를 기록한 데 이어 ▲02년 13.7% ▲03년 15.4% ▲04년 16.1%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래픽 참조〉

교육 전문가들은 “문민정부 시절 고등교육 보편화 정책으로 대학설립에 관한 규제기준이 완화되면서 대학원들이 마구 생겨났다”며 “‘고등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학원의 과잉공급이 낳은 결과란 지적이다.

수도권 대학원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 지방 소재 대학원 중 몇년 동안 지원자가 없는 곳도 나타나는 현실이다. 경북 K대 한 전문대학원의 재적생은 ‘0명’. 지난 2000년도부터 신입생을 받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지방 대학원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K대 관계자는 “일반대학원에도 비슷한 학과가 개설돼 있다. 학생들이 일반대학원으로 몰릴 뿐 전문대학원은 인기가 없다”며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다 휴학생과 중퇴자가 매년 증가하면서 대학원 ‘공동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KEDI에 따르면 대학원 재적생 중 휴학생 비율은 2001년 12.9%에서 ▲02, 03년 13.4% ▲04년 14.5% ▲05년 14.8%로 나타났다. 중퇴자는 2001년 1만1789명에서 올해 1만6329명으로 급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영호 박사는 “대학들이 대학원을 설립해야 제대로 된 대학이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관행이 초래한 결과”라며 “대학원은 학부와는 달리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데도 학부와 대동소이한 학과를 개설,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고등교육기관들은 구색 맞추기식 대학원 운영에서 벗어나 과감한 결단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 조동석 기자 2005-9-26) 

유명 사립대들 年 수백억대 수익

전국 181개大 분석…기부금·전입금이 30~40%

지난해 연세대가 1301억여원의 운영수지(당기순이익에 해당)를 올리는 등 유명 사립대학들의 경우 연간 수백억원대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하위 13개 대학은 많게는 수천만원 에서 수억원씩 적자를 면치 못해 재정 개선방안 모색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전국의 사립대가 재정 측면에서도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국회 교육위 소속 열린우리당 이인영(서울 구로갑) 의원이 교육 부와 사학진흥재단 등으로부터 제출받아 27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해 등록금, 기부금, 재단전입금 등 6648억원 의 운영수익에 5346억원을 운영비용으로 지출해 1301억여원의 운영수지를 기록했다. 이어 건국대는 운영수지로 1091억원, 홍익대는 838억원, 중앙대는 715억원, 이화여대는 714억원, 고려대는 593 억원 등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특히 연세대, 건국대, 홍익대, 중앙대 등 상위 4개대학의 운영수익 구조를 분석한 결과, 등록금 비율은 49.8%, 기부금 비율은 17.5%, 재단전입금 비율은 14.3% 를 차지했고,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의 5%가량이 추가수익을 거뒀다.

이들 대학 운영수익의 대부분은 등록금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위권 대학의 경우에는 등록금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기부금 과 재단전입금 등이 30~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운영수지에서 하위권을 기록한 대학의 경우에는 운영수익을 거의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적자를 보인 13개 대학의 경우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6억8000만원 가량의 운 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진주국제대학이 95억원을 운영수익으로 올리고 운영비용으로 102억원을 지출했다. 그리스도신학대,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금강대학교 등도 이같은 현상을 보였다 .

이인영 의원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학교들은 재정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반면, 운영수익으로 많은 금액을 모으는 대학들은 학생들을 위한 투자와 장학금 등의 혜택부여가 더 많아져야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 김상협·김남석 기자 2005-9-27) 

“수백억 수익에 등록금 왜 자꾸 올리나”

운영수익 재투자 공방

지난해 유명 사립대학들이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운영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장학금 혜택, 등록금 인상 억제 등 학생들을 위한 재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해당 대학 측은 예산 가운데 등록금 비중이 높지 않고, 환원율이 100% 를 넘어선다며 운영수익과 등록금을 연계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사립대학의 운영수익 문제를 처음 제기한 국회 교육위 열린우리당 이인영(서울 구로갑) 의원은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기부금 등을 모집해 학교를 위한 투자에 노력을 기울이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학교들이 운영수입으로 많은 금액을 모집해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는 학생들을 위한 투자와 혜택 부여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수익이 예상되는 학교들의 경우에는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등록금 인상 등에 관해 신중한 검토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사학의 재정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기여입학제를 주장해 온 대표적 대학들이 실제로는 많은 운용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은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상명대) 교수 역시 “사립대학들이 항상 이러저러한 사업을 하고 교수들을 새로 뽑는데 예산이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이월적립금도 엄청난 수준”이라며 “재정을 투명하게 하고 대학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학생들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석수 공주대 교육학과 교수 역시 “재정이 괜찮은 상위 대학들의 경우 재투자 등 노력을 해야지, 현금을 쌓아두기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해당 대학들은 운영수익을 직접 등록금 동결 등과 연계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덕규 이화여대 홍보실장은 “우리 대학의 경우 1년 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이 안되고, 등록금 환원율 역시 100%를 넘어 120%가량 된다” 며 “등록금 외에 다른 수익까지 학교 운영예산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운영수익을 등록금 문제 등과 곧바로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 김남석 기자 2005-9-27)